2026.03.07 (토)

  • 맑음동두천 -1.4℃
  • 맑음강릉 3.6℃
  • 맑음서울 -0.9℃
  • 맑음대전 1.0℃
  • 맑음대구 1.7℃
  • 구름많음울산 2.3℃
  • 구름많음광주 2.1℃
  • 흐림부산 2.0℃
  • 구름많음고창 1.5℃
  • 흐림제주 5.2℃
  • 맑음강화 -1.0℃
  • 맑음보은 0.1℃
  • 맑음금산 0.5℃
  • 구름많음강진군 2.6℃
  • 구름많음경주시 1.9℃
  • 구름많음거제 1.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나는 어떤 의사로 비추어질까?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11)

초진 환자를 상담하는데 차트에 주소가 적혀 있지 않다. 의료기록지에 주소를 적는 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선 각종 서류에서 본인 확인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초자료다. 두 번째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내원 가능성과 내원 횟수와 시간 등을 고려하는 기본 요소가 된다. 특히 치아교정 환자처럼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에는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사항이다. 이것을 접수 직원이 너무도 잘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주소가 없다는 것은 아마도 환자가 주소 적기를 거부하였음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주소를 적는 것을 거부하는 환자도 있고, 상담이 끝나고 돌아가면서 자신의 모든 자료를 삭제해주기를 요청하는 환자들도 가끔 있다. 환자 입장에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남기고 싶지 않은 심리가 있거나, 혹은 개인정보의 도용이나 보이스 피싱 등을 당한 뒤에 생긴 타인에 대한 심리적 트라우마나 공포감일 수도 있다. 상담을 마치고 환자가 돌아간 뒤에 실장에게 물어보니 환자가 주소 적는 것을 거부했다고 하였다. 더불어 상담이 끝난 뒤에 필자의 말과 어투 등이 매우 무뚝뚝했다는 말을 남겼다는 이야기를 했다. 상담 내용을 돌아보니 동일한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한 기억이 났다. 동일한 내용의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하면 필자의 표정과 말투가 딱딱해지는 것을 조심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수양이 부족하여 환자가 그리 느꼈던 모양이다. 늦었지만 환자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한의학에서 세조가 나눈 8종류의 의사론은 매우 유명하다. 반정으로 정권을 잡은 세조는 심신에 많은 병치레를 하였다. 변변한 의사가 많지 않았던 시절, 다양한 잡학에 관심이 많았던 세조는 스스로 의학을 공부해 직접 의학전문 서적인 ‘의약론(醫藥論)’을 저술했다. 그 책에서 의원을 8종으로 나눈 팔의론(八醫論)은 매우 유명하다.

그는 좋은 의사를 3종류로, 나쁜 의사를 5종류로 나누었다.

1. 심의(心醫) : 환자의 마음을 늘 편안하게 해주는 인격을 지닌 의사로 눈빛만으로도 환자가 마음의 안정을 받는 경지에 도달하고, 환자를 진실로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있는 의사로 최고 좋은 의사이다. 

2. 식의(食醫) : 가급적 약을 쓰지 않고 음식을 조절하여 환자를 낫게 하는 의사로 두 번째 좋은 의사이다.

3. 약의(藥醫) : 약을 활용하여 환자를 낫게 하는 실력이 있는 의사로 요즘 대부분 의사들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나쁜 의사로  4. 혼의(昏醫) : 위급한 환자를 보면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는 의사로 경험이 없는 의사이다.

5. 광의(狂醫) : 병을 과하게 부풀려 최악의 경우를 말하고 극약을 쓰거나 과다한 약을 쓰며 함부로 째고 찌르는 의사로 돌팔이에 속한다.

6. 망의(忘醫) : 병과 무관하게 자신 마음대로 아무렇게나 약을 쓰거나 안 쓰는 의사이다.

7. 사의(詐醫) : 돈을 벌려고 없는 병을 있다 하고 돈 안 되면 있는 병도 없다고 속이고, 한두 첩으로 나을 병도 열 첩, 스무 첩을 써서 낫게 하는 의사이다.

8. 살의(殺醫) : 혼의, 망의, 사의, 광의의 못된 것만을 고루 갖추어 살리는 의사가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최악의 의사다. 환자의 평을 들을 때마다 ‘팔의론’에 나는 어떤 의사인가를 생각해본다. 초진 상담에서 환자는 필자를 무뚝뚝한 의사로 보았으니 확실하게 심의나 식의는 아니다. 겨우 세 번째의 약의 정도는 되고 최소한 나쁜 의사 5종에는 끼지 않는다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필자가 농담으로 최고의 의사는 기도만으로 고치는 의사이고, 그 다음은 부적이나 주문을 외워서 고치는 의사이고, 세 번째가 직접 시술을 해서 고치는 의사라고 말하는 것도 세조의 팔의론에서 나온 이야기를 약간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해야 할 듯싶다. 슬픈 말이지만 성의(性醫)이다. 여성 환자를 자기의 성적 대상으로 여기고 성추행을 일삼는 의사이다. 과거에는 전신 마취가 없었기 때문에 세조가 분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오늘도 진료에 임하는 나는 과연 어떤 의사로 환자에게 비추어질까?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변하는 것과 변해서는 안 될 것
지난 주말 모처럼 영화관에 갔다. 코로나 이후로 5년 만이다. 예전과 좀 달라진 풍경이 보인다. 키오스크로 팝콘 주문을 하고 빈 컵만 받아서 콜라를 직접 받았다. 미리 예매한 티켓을 키오스크에서 출력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지만 검표하는 검표원이 없어졌다. 사람은 오로지 팝콘과 음료컵만 전달해주는 코너와 주차 안내에만 있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검표원이란 직업이 사라졌다. 사람이 하던 일을 키오스크로 대체가 가능해서 생긴 일이다. 최근 로봇 개발이 첨단화되어가고 있다.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판매 단계에 이르렀다. 이미 자동차공장에서는 현장 조립에서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 심지어 노조가 로봇 현장 설치를 반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머지않은 미래에 많은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치되는 것은 이미 막을 수 없는 상업적·산업적 흐름이다. 그런 흐름이 대세인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인건비 상승이다. 최저인건비 상승은 결국엔 고용을 후퇴시킨다. 다음은 기술력 발달이다. 인력을 대신할 로봇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세 번째는 기계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의 증가다. 키오스크를 설치해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적다면 설치가 의미 없어진다.

재테크

더보기

비트코인 반감기 사이클과 전쟁 변수 속 자산배분 전략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하고 있다. 중동지역의 긴장이 고조되자 위험자산 전반이 흔들렸고, 비트코인 역시 단기적인 하락 압력을 받았다.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이벤트는 언제나 시장에 즉각적인 반응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자산배분 관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개별 뉴스보다 시장이 어떤 사이클 구조 속에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이다. 이 구조와 위치를 먼저 이해해야 단기적인 사건에 의해 투자 판단의 기준이 흔들리지 않는다. 비트코인을 바라볼 때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금리 사이클과 비트코인 고유의 반감기 사이클이다. 금리 사이클은 보통 4~5년을 주기로 경기와 자산시장의 흐름을 바꾸며, 반감기 사이클은 약 4년 단위로 상승과 하락의 리듬을 만들어왔다. 이 두 사이클이 겹치면서 비트코인의 장기 흐름은 단순한 기술적 패턴을 넘어 거시경제 환경과 결합된 구조로 전개된다. 따라서 가격의 단기 변동보다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사이클을 보면 비트코인 시장은 일정한 구조를 반복해 왔다. 첫 번째 상승 파동 이후 조정이 나타나고, 이후 두 번째 상승이 이어지며 강한 낙관 속에서 고점을 형성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