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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아이들은 반려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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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12)

요즘 청소년 정관수술이 유행한다는 기사를 읽고 필자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인지 요즘 젊은 부모들이 철이 없는 것인지 한동안 이해되지 않았다. 심지어 초등학생을 시키는 경우도 있고 포경수술 한다고 속이고 정관수술을 시행하는 일조차 있다는 기사가 보였다. 청소년 정관수술이란 단어 속에는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우선 부모들이 성적으로 안심할 수 없는 청소년 환경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청소년 사회에서 성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엄마가 아들을 관리할 수 있는 심리적 결합이 깨졌음을 의미한다. 심리학에서 엄마와 아들은 심리적으로 강한 결합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아들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약한 결합 상태인 것이다. 다음은 정관수술이 지닌 영구 불임 가능성 10%를 감수하고도 시행하는 엄마들의 생각이다. 무엇인가를 감수하고도 시행하는 데에는 꼭 지키고 싶은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엄마들의 머릿속에는 무엇을 지키고 싶은 것일까? 우선 불장난에 의한 조기 2세 탄생이 가져올 불화이다. 두 번째는 재산이 많은 경우에 재산분할 문제이다. 세 번째는 가장 생각하고 싶지 않는 경우로 아이들 정관수술을 강아지 중성화수술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 중 무엇이 되었든지 확실한 것은 엄마가 아이에 대한 권력을 자기편의주의적으로 휘두른다는 것이다. 

유명한 미국 대법원장 포터 스튜어트(Potter Stewart)는 윤리에 대해 매우 유명한 명구를 남겼다. “Ethics is knowing the difference between what you have a right to do and what is right to do.(윤리란, 할 수 있는 권리(권력)와 옳은 일을 하는 것의 차이를 아는 것이다.” 청소년 정관수술 사태를 보면서 그의 윤리에 대한 명구가 생각을 정리해준다. 청소년에 대해 엄마들은 뭐든 할 수 있는 강압적인 권리를 지녔다. 청소년들은 아직 상황을 판단할 만큼 성숙하지 않고 또 얼마든지 엄마들은 아이들의 생각을 유도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포터는 이때에 엄마의 권력이 정확하게 정의로운지를 묻는다. 옳은 행동일 때 비로소 ‘윤리에 맞다’고 정의했다. 이에 준하면 엄마들의 행동은 지금 당장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동일 뿐 차후에 벌어질 문제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옳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비윤리적 행동이며 반윤리적 행동이다. 정관수술을 받은 청소년들이 나중에 복원수술에 실패했을 때 받아야 하는 좌절감은 결코 간과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행위에서 10%의 가능성은 매우 높은 비율이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도 청소년 정관수술을 감행하는 엄마들 행동은 무모함을 넘어 비윤리적 행동이지만, 자신들도 모르고 사회도 모르고 있다. 기자들은 그저 한 가지 가십거리로 기사를 적을 뿐 그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강하게 피력하지 않고 있다. 필자는 늘 환자에게 “사람은 자동차가 아닙니다. 자동차를 수리하듯이 치료 기간을 정확히 맞출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는데 이제 한마디를 더 붙여야 할 듯하다. “아이들은 반려견이 아닙니다. 청소년 정관수술은 반려견 중성화수술과 다릅니다” 

사람은 살다보면 본인이 원하는 환경에 있는 경우도 있고, 원치 않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도 있다. 그 모든 것을 다 한마디로 ‘삶’이라 하였고 ‘인생’이라고 말하였다. 물론 살면서 원하지 않는 상황이나 환경을 만나면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때 더 중요한 것은 정의에 입각하는 것이다. 정의로워야 윤리적이고, 윤리적이어야 마음이 편해지고 최종적으로 평화로운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 청소년 아이들이 처한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원천적 차단인 정관수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몇 번을 생각해도 옳지 않다. 더불어 엄마는 10% 부작용을 늘 마음에 안고 불안하게 살아야 한다. 행복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한 생각이 옳으면 행복해지고, 한 생각이 잘못되면 불행해진다.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은 진정 슬기로운 선조들의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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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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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