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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함양과 체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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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24)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사건 1심 판결이 유죄로 끝났다. 자녀 성적을 위해 불법을 행한 아버지의 비뚤어진 부정을 비난하기 전에 그들 부녀 모습이 지금 우리 사회 교육 현실의 자화상인 것을 반성하고 현 교육에 대하여 깊은 통찰을 해야 한다.

 

서울의 한 국립대 교수는 아들을 위해 시험문제를 유출했다. 이 두 사건은 매우 유사하다. 대표적 교육자들이 자녀 성적을 위해 교육과는 위배되는 행위를 하였다. 그들에게 교육은 그저 돈벌이 수단이었거나 이익을 위한 도구였을 뿐, 철학도 윤리도 없었다. 두 번째는 가장 큰 피해자가 자식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자녀들도 공모를 했다면 가해자이며 피의자이지만, 부모가 미성숙한 자녀들에게 옳은 길을 제시해주지 못했다. 결국 그들은 자의든 타의든 삶을 정상적이고 정의롭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이른 나이에 상실하였다. 또 범죄행위를 했다는 비난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대학교수보다 교무부장이 더 나쁜 상황을 만든 것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이 정황 증거가 넉넉하다고 표현할 정도인 상황에서도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그의 주장대로 억울할 가능성이 완전히 없다고 배제할 수는 없지만, 고등학교를 다니고 시험을 치러 본 사람들이라면 물리 문제를 풀이과정 없이 암산만으로 만점을 맞았다는 것을 믿기는 정말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는 아빠 심리가 궁금하다. 우선 단순히 결정적 증거가 없으니 인정하지 말라는 변호사의 조언을 따를 가능성이 있다. 법원도 정황 증거만으로 유죄를 판결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자기 최면이나 암시로 잘못한 기억을 지우고 자신은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성격장애이다. 셋째는 자식들에게 범죄자라는 멍에를 지우지 않겠다는 부정(父情)이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자신들이 아무리 옳다고 주장해도 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회와 단절하거나 그들을 모르는 외국에서나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모두에게 인정될 용서를 구하는 편이 자녀들 인생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자녀 또한 공범으로 별도 소년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아빠와 마찬가지로 자녀들도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아빠 생각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라 판단된다. 아빠가 생각을 바꿔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법원은 선처를 하지 못한다. 아빠의 어리석음으로 시작된 사건에서 그는 또 어떤 결정을 할지 궁금하다.

 

위 두 사건에서 부모들의 가장 큰 잘못은 불법을 행한 것보다 행복의 조건을 몰랐던 ‘무지’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사람이 미덕에 따라 행동할 때, 선을 행하고 만족하게 된다. 미덕의 실천은 행복에 대한 가장 확실한 길이다’라고 했다. 절대 선을 추구하는 종교를 제외하고서도 모든 철학과 학문에서 ‘행복은 미덕과 선에서 온다’고 정의한다. 부정한 방법을 통한 성취는 결코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을 모른 부모의 무지에서 시작됐다.

 

학교 교육의 모체인 서원을 처음 시작한 퇴계 이황은 앎(교육)과 행동(실천)을 굴러가는 두 개의 바퀴라고 말하고 아는 것에 대한 실천을 강조했다. 이황은 인성교육의 핵심으로 함양과 체찰을 말했다. 함양은 학식을 넓혀 심성을 닦는 것이고, 체찰은 몸으로 익혀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행동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체찰은 몸으로 익히는 공부의 가치로 단지 알기만 하고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된 공부가 아니라 하였다. 공부(工夫)라는 한자적 의미가 장인들이 숙달된 행위를 통해 물건을 생산해 내듯이 배움도 실천적 행동을 보일 때 완성된다 하였다.

 

안동이 교육의 본거지이며 전통유학의 정신적 장소인 이유도 퇴계의 고향이고 그가 그곳에서 실천하였기 때문이다. 누가 살든지, 세월이 얼마가 지나든지, 안동은 그런 곳이다. 무지로 잘못된 생각을 인지하지 못하면 잘못된 행동이 나온다. 진정한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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