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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휴가길에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33)

여름휴가를 끝내고 KTX에서 내리니 택시 승강장에 줄이 길게 늘어섰다. 필자 바로 앞에는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엄마와 3~4학년 정도로 보이는 딸, 1학년 정도 된 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 보니 우연히 그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딸은 계속해서 당장 백화점으로 무엇인가를 사러 가자고 졸랐고, 엄마는 짐이 많으니 집으로 가자는 이야기였다. 사실 엄마는 오른손에 큰 트렁크 한 개와 핸드백을 메고 왼손에는 아이들 학습지 가방과 파라솔을 들고 있었다. 딸은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 반면, 아들은 작은 백팩을 메고 있었다. 딸은 택시를 타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졸랐고 엄마는 끊임없이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택시가 오고 엄마가 트렁크에 짐을 실으러 가지만 딸은 거들기는커녕 뒷좌석에 먼저 올라탔고 그 다음으로 동생이 탔다.


그 가족이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만약 엄마가 자신이 가진 3개의 짐 중에서 딸이 감당할 수 있는 학습지 가방과 파라솔 혹은 자신의 핸드백을 딸에게 맡겼다면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그 많은 짐을 들고 백화점에 가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짐 없는 딸이 엄마의 고충을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딸도 짐을 가지고 있었다면 딸의 생각도 엄마와 같았을 수 있다. 딸도 짐을 양손에 들고 쇼핑하러 다니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계속 칭얼대는 딸과 딸의 학습지 가방으로 보이는 짐까지 양손 가득 많은 짐을 지닌 채 반복적인 답변만 하는 엄마 모습을 보니 모녀의 일상이 보였다.

 

만약 엄마가 딸의 학습지 가방을 돌려주었다면 지혜롭게 해결될 수도 있었다. 아직도 왜 딸 학습지 가방을 짐도 많은 엄마가 들고 있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딸이 무겁다고 해 대신 들어준 것인지, 아니면 여행을 떠나며 학습지를 가져가지 않겠다는 딸과 엄마가 대신 들겠다는 모종의 협상을 했는지, 딸이 ADHD를 지닌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짐 많은 엄마를 돕지 않으며 나이 어린 동생도 돌보지 않고 자신만 먼저 택시에 타는 딸의 모습에서 지혜롭지 못한 엄마 모습이 보였다. 짐이 많으니 집에 먼저 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 대신 자신의 짐을 한두 개 딸에게 건네면 해결된다는 지혜가 없었다.

 

어쩌면 엄마 눈에 딸이 아직도 갓난아이로 보일 수도 있다. 엄마 행동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엄마가 조금만 공부를 하거나 관심을 가졌다면 딸 모습은 180도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가 힘들면서 본인을 이해시키는 말도 없이 딸이 안쓰러워서 짐을 들어 주었다면, 그것은 딸이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게 만든 어리석은 동정이고 잘못된 교육이었다. 엄마는 자신의 작은 행동들도 모두 살아있는 교육이란 것을 모를 수도 있다.


필자에게 또 한 가지 궁금증이 떠올랐다. 일요일 한가한 오후 1시경인데 아빠가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그 많은 짐에 아이가 둘이면 당연히 마중을 나오는 것이 요즘 30대 아빠들인데 이해되지 않았다. 물론 해외 출장이든가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애초에 짐의 양을 줄였을 것이 건만, 아빠도 없이 많은 짐을 지니고도 딸에게 짐을 맡기지 않는 엄마 행동은 왠지 필자에게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였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자식을 둘을 둔 30대 엄마는 매우 힘들다. 맞벌이라면 몸이 힘들고 아니라면 마음이 힘들다. 맞벌이인데 이런 상황에서 아빠가 마중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금수저도 아니고 맞벌이도 아니라면 눈치보고 살아서 마중오지 않았다면 슬픈 일이다. 요즘 30대는 부부가 맞벌이를 하지 않고 살 수 없기 때문에 결혼을 기피하는 경우도 많다. 교육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특별하게 아이에 관심이 많은 경우가 아니면 둘을 낳는 경우도 드물다.

 

30대 고지식한 엄마와 철없는 초등학생 딸이 보인 모습이 어쩌면 요즘 세대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 딸에게 짐을 나누어주면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란 것을 아는 데까지 적지 않은 세월이 걸릴 것이다. 필자도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들 모녀를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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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든 직장생활 속에서든 누구나 힘든 일은 있습니다. 특히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나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일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직장생활 잘하는 법은 누구에게나 고민일 것입니다. 2014년에 방영되었던 직장인의 교과서 ‘미생’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사람이 전부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건 사람이라고요. 일을 하는 사람, 일을 만들 줄 아는 사람.” ‘회사 간다’라는 건 내 ‘상사’를 만나러 가는 거죠. 상사가 곧 회사죠. 상사가 좋으면 회사가 천국. 상사가 좋지 않으면 회사가 지옥. 직장생활에서의 힘듦은 8할이 인간관계의 힘듦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는 좋아하는 찌개도, 좋아하는 음료도, 좋아하는 동물도, 좋아하는 최애(最愛)도 다른,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늘 즐겁게 지낼 수는 없겠죠. 직장생활의 인간관계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경험했던 인간관계와는 굉장히 다른 새로운 분위기의 인간관계입니다. 이해관계로 얽힌 인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술 때문에 친해졌다면 술이 없으면 깨지는 인연, 돈 때문에 맺어졌다면 돈이 없으면 깨지는 인연. 이해관계로 맺어진 인연이라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