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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글을 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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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치과신문 창간 26주년 기념 논설위원 좌담회가 서울에서 있어서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했다. 저녁 일곱 시에 도착해 밤 열한시 KTX를 타고 돌아오는, 체류시간이 네 시간밖에 안 되는 아주 짧은 서울 여행이었지만, 대학만 서울에서 다녔고 미시간에서의 유학 생활을 제외한 그 외의 시간(군대 생활까지도)을 모두 고향인 대전에서 보낸 필자 같은 토종 촌놈에게는 기라성 같은 대선배님들과 동료 논설위원들,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과 부회장, 공보이사, 치과신문 관계자들과 함께한 짧은 만남은 아주 큰 즐거움을 주었다.


좌담회의 주요 논의 대상이었던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 결과나 다수 전문의제 시대 개막, 치과계의 선거 문화 등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 참석했던 모든 이의 의견 개진이 비슷했는데, 전에 비할 수 없이 복잡다단해진 치과계 통합을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출발점은 송윤헌 위원이 언급했던 “역지사지할 줄 아는 회원 상호 간의 존중”이라는 말을 소중하게 가슴속에 품고 내려왔다.


사실 우리 치과계에 지금처럼 소송이 난무한 시대가 없었다. 협회와 모 네트워크 치과와의 장기간에 걸친 소송전, 일부 회원이 협회장의 당선 무효 소송을 내서 법원의 판결에 따라 전무후무한 협회장 재선거가 실시되고, 전직과 후임 협회장간의 쟁송, 협회 산하 학회의 위헌심판 제청 등 각종 소송이 꼬리를 무는 소송 만능주의 조류 속에서 할 일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우리 치과계는 국민들을 위한 일은 언제 하나하는 조급함에 어느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도대체 소는 누가 키우나?”하는 생각이 늘 머릿속을 맴돌곤 했다. 학식도 짧고 글재주도 없는 필자가 대학동기의 추천으로 치과신문의 논설위원이 된 뒤 늘 불안했다. 전혀 우회할 줄 모르는 성격에 비유나 암시 혹은 풍자, 골개의 수사법이 없는 언어만을 구사하던 필자였다, ‘이러다 무슨 큼직한 필화라도 일으키는 것 아니야?’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열심히(?) 쓰다 보니 자꾸 자기검열을 하는 버릇 또한 생겼다. 핑계꺼리로 늘 지면의 부족을 탓하지만, 사실은 자기검열 기제로 필자가 먼저 움츠려드는 탓에 제 글은 항상 의미 파악이 힘들기 짝이 없는 선문답 같은 용두사미(용의 머리 뱀의 꼬리)도 못되는 용두예미(용의 머리 도롱뇽의 꼬리)가 되기 일쑤였음을 독자 여러분께 자백하며 용서를 빈다.


사실 지난 4월에 게재된 필자의 논단 ‘불일치의 시대’에서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적폐청산’이라 쓰고 ‘정치보복’이라고 읽게 만든 집권 지도층의 위선과 우리의 슬픈 현재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70년대 유신통치와 80년대 군사독재 시대를 겪어온 필자 같은 386 세대는 - “밖에 나가서는 집안에서 들은 얘기를 하면 절대 안 된다!”- 하는 가정에서의 양식과 학교에서의 시험문제 정답이 정면충돌하는 사회적·정치적 모범답안과 양심의 외침 사이의 괴리감에서 곤혹감을 느끼곤 했었다. 또한 교육 연한이 자꾸 길어지는 점을 지적한 부분은 관료체제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재단의 이익과도 깊은 연관이 있음을 지적하지 못했음을 반성한다.


7월에 게재한 논단 ‘금연정책 유감’에서는 흡연지역 지정 없이 금연지역만 지정하는 우리의 지방/중앙정부 정책의 의견 수렴 없는 외눈박이 성향을 밝히고 싶었다. 이웃 일본은 물론 노상흡연을 금지하지만, 대안으로 흡연구역 또한 지정해놓고 있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쯤에나 합리적인 정책 수립이나 집행을 볼 수 있을까?


그래도 오늘도 필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나라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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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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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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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