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총천연색과 돌비시스템이란 용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총천연색은 1970년대에 흑백영화에서 컬러영화로 넘어오면서 최첨단 기술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표현이었다. 지금은 SD를 지나서 HD, FHD, QHD, UHD, 2K, 4K, 8K까지 왔다. 이는 아날로그 필름에서 디지털로 변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반면 4K나 8K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면 올드세대다. 음악에서 돌비시스템이란 용어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 음향 최첨단 기술은 당연히 돌비시스템이었다. 돌비시스템이란 미국 돌비사가 개발한 기술로 테이프가 재생될 때 긁히면서 발생되는 잡음을 최소화시키는 기술이었기 때문에 음악이 테이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면서 자연히 사라진 용어다. 지금은 3차원적 공간음을 연출하는 3D란 용어가 최첨단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아날로그 최첨단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이런 변화에도 유독 변하지 않는 것이 교육이다. 아직도 대치동 학원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얼마 전 방영된 ‘SKY캐슬’이란 드라마도 최고 인기를 누렸다. 사실 조금만 들여다보면 변해야 하는 것이지만 변하지 않고 고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상은 변했지만 아날로그 생각이 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네이버나 구글에서 검색한다. 젊은 층은 글을 읽는 것도 귀찮아 눈으로 보고 들을 수 있고 정리해주는 유튜브를 선호한다. 필자도 양자물리학을 인터넷 대학 강좌에서 들었다. 세계 모든 지식이 인터넷 속에 들어 있고 어떤 지식도 10분만 검색하면 개요를 알 수 있다. 이런 시대에 교육만 변하지 못하고 아날로그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 먼저 깨닫는 사람이 미래에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다.
요즘 30대에게 최고 이슈는 서울 아파트다. ‘강남불패’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서울 아파트값은 끊임없이 올랐다. 요즘은 30대가 주도해 올리고 있다. 그들은 대출을 받아 집을 사지 않는 사람을 시대에 뒤쳐진 사람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길게 보면 조금 다르다. 우선 세계 각국에서 집값이 모두 올랐다. 그런 이유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난 1997년 IMF 전까지처럼 경제가 좋아지고 수입이 증가해 집값이 오르면 문제가 없다. IMF 때 하락한 집값은 2000년대 중반부터 오르기 시작해 2008년 리먼사태로 주춤했다. 그 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최근 폭발적으로 올랐다. 그 이유는 너무도 간단하다. 2008년 리먼사태로 인해 금리를 4.5%대에서 1%대로 낮췄기 때문이다. 싼 대출로 가계들은 대출을 늘려 집을 샀고 현재 가계대출이 1,700조를 넘고 있다. 경제 주체는 기업, 가계, 정부다. 우리 사회의 가계대출은 정점에 도달했다. 기업들도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출로 근근이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정부가 슈퍼예산을 책정했다. 마지막 보루여야 할 정부가 빚을 지기 시작했다.
빚은 꾸는 사람 마음이 아니라 꿔주는 사람 마음이다. 7~9% 금리를 경험해보지 못한 30대가 빚으로 올려놓은 집값은 10~20년 뒤에 뒤돌아봤을 때 당황스러운 추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업자득이라 하기에는 결과가 가혹할 수 있다. 집값이 하락했을 때 모든 것을 올인한 사람들일수록 헤어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평생 빚에 허덕일 수 있기 때문이다. 50~70대는 살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기에 결코 올인하지 않는다. 반면 30대는 그리 많은 시행착오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맞이하는 시행착오가 빚일 가능성이 높다. 감수할 정도의 빚이기를 바랄 뿐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생각할 것이 있다. 그들 부모들이 60~80대이다. 결국 부모세대는 또 다시 파산한 30대를 떠안아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부모세대에게 찾아올 또 하나의 숨겨진 폭탄이다.
필자는 아직도 총천연색이나 돌비시스템이란 단어를 들으면 느낌이 좋다. 디지털이 따라올 수 없는 감성이 아날로그에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