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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가보지 않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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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65)

아침 뉴스에 “한국 교육계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표현이 들렸다. 코로나19로 개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 개학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일상을 바꾸고 있다. 생리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명저 ‘총균쇠’에서 인류의 운명은 무기와 병균과 금속에 의해 바뀌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경문화와 도시 발생은 세균들에게 행운을 안겨주었다고 말했다. 정착하는 농경문화가 세균과 기생충 유충이 머물며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고 순환할 수 있는 조건을 쉽게 만들었다. 도시는 사람 밀도를 증가시켜 확산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농경문화와 도시는 전염병이 유행할 최적의 조건을 만들었다.

 

‘총균쇠’는 인류근대사에서 등장한 주요 사망 원인이었던 천연두, 인플루엔자, 결핵, 말라리아, 페스트, 홍역, 콜레라 등 여러 질병이 동물 질병에서 진화된 전염병이라고 말한다. 홍역과 결핵 그리고 천연두는 소에서, 인플루엔자는 돼지와 오리에서, 백일해는 돼지와 개에서, 말라리아는 닭과 오리 같은 조류에서 시작됐다. 전염병은 인류가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기르기 시작하면서 겪어야만 하는 필연적 시련이었다. 인류가 정착하고 공동생활을 시작하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숙명이었다. 물론 지금 코로나19가 박쥐를 먹기 위해 시작됐다면, 생존에서 기호로 목적이 전환됐을 뿐 세균입장에서는 마찬가지다.

 

요즘 개발을 위해 아마존 열대 우림이 파괴되며 야생동물과 접촉이 늘어나 새로운 전염병 원인이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 인류에게 전염병은 과거에 생존을 위해 가축을 기르며 발생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따라서 SARS,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더 자주 나타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두 가지 요소가 영향을 가중시킨다. 인구과다는 야생동물 간 접촉 가능성을 증가시켰고, 비행기에 의한 이동시간이 짧아진 것은 병균이 스스로 소멸될 가능성을 제거하고 확산력을 증가시켰다. 자연소멸 될 수 있는 자연시스템이 문명 발달로 깨진 것이다. 2003년 SARS,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를 보면 이젠 10년에 1~2번은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일상으로 되어가고 있다. 그에 따라 일상이 변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번에 교육청이 발표한 인터넷 개학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처음 시도하는,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앞으로는 종종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필자는 나쁘게만 인식하지 않는다. 모든 지식이 네이버나 구글 속에 있는 현실에서 학교 교육 변화는 필연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현 상황이 나쁜 것이고 앞으로 변해갈 교육계 변화가 조금 앞당겨진 것뿐이라 생각한다. 집단교육의 특성은 단체 속에서 공동생활에 적응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인데, 요즘은 교권이 무너지며 리더가 없는 단체 교육이 되면서 10대 청소년들은 좁은 시야에서 보이는 세상을 전부로 인식하고 사회성과 도덕성을 무시하게 되었다. 요즘 사회 문제로 등장한 ‘n번방의 괴물’ 대다수가 이런 교육을 받은 10~20대이다. 한국 교육이 새롭게 변해야 하는 시점에서 인류 3대 변수 중 하나인 전염병이 등장했다.

 

사회성을 기르는 의무교육이 아닌 교육기관들은 급격한 변화가 요구될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대학과 대학원은 새로운 교육환경으로 진입하게 됐다. 이젠 가르치는 기관에서 연구하는 기관으로 변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이미 대학 정원보다 학생 수가 적은 상황이다, 필연적으로 과잉 대학은 없어진다. 유명대학을 졸업한 학생들도 취업을 못하는 것이 일상인 현실에서 과연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 한다. 대치동에 학원들이 하나둘씩 보따리를 싸는 순간이 오면 한국 교육은 비로소 정상적인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세상은 이미 너무도 빠르게 변했지만, 교육에 대한 생각은 아직도 이수일과 심순애 시대 검사님에 머물고 있다. 그 대표성이 대치동이다. 잡스나 빌 게이츠가 대학을 중퇴한 것을 이해하고 ‘혁신’이란 단어와 현재 미국에 부자가 많은 이유를 알게 되면 대치동 가치가 무너질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처음 시작하는 교육계의 변화가 아직도 전근대적으로 교육을 보는 국민적 시야가 변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에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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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딧불’의 위로가 지닌 의미
얼마 전 진료실 라디오에서 잔잔한 노래 하나가 들렸다. 얼핏 처음 가사가 들렸을 때 스스로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딧불이라고 들렸다. 그래서 슬프다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가사가 알고 보니 자신은 개똥벌레였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빛나는 별이 아닌 줄 알았고 반딧불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그것도 아닌 개똥벌레였다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고 심한 우울한 가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많은 대중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하여 노래를 찾아보았다. 가사는 살다가 어느 날인가 스스로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아닌 땅에 기어 다니는 개똥벌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개똥벌레도 스스로 조그만 가치의 빛을 낸다면 누군가에겐 비록 작더라도 소중한 빛을 내는 반딧불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내용이었다. 이 노래는 지난해 말부터 우울했던 대중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잔잔한 음률에 남성 가수의 담담하고 고즈넉한 목소리 톤으로 부른 ‘나는 반딧불’이다. 잔잔한 음률에 젖어서 찬찬히 가사 내용을 음미해보면 2·30대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하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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