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가보지 않은 길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65)

아침 뉴스에 “한국 교육계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표현이 들렸다. 코로나19로 개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 개학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일상을 바꾸고 있다. 생리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명저 ‘총균쇠’에서 인류의 운명은 무기와 병균과 금속에 의해 바뀌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경문화와 도시 발생은 세균들에게 행운을 안겨주었다고 말했다. 정착하는 농경문화가 세균과 기생충 유충이 머물며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고 순환할 수 있는 조건을 쉽게 만들었다. 도시는 사람 밀도를 증가시켜 확산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농경문화와 도시는 전염병이 유행할 최적의 조건을 만들었다.

 

‘총균쇠’는 인류근대사에서 등장한 주요 사망 원인이었던 천연두, 인플루엔자, 결핵, 말라리아, 페스트, 홍역, 콜레라 등 여러 질병이 동물 질병에서 진화된 전염병이라고 말한다. 홍역과 결핵 그리고 천연두는 소에서, 인플루엔자는 돼지와 오리에서, 백일해는 돼지와 개에서, 말라리아는 닭과 오리 같은 조류에서 시작됐다. 전염병은 인류가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기르기 시작하면서 겪어야만 하는 필연적 시련이었다. 인류가 정착하고 공동생활을 시작하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숙명이었다. 물론 지금 코로나19가 박쥐를 먹기 위해 시작됐다면, 생존에서 기호로 목적이 전환됐을 뿐 세균입장에서는 마찬가지다.

 

요즘 개발을 위해 아마존 열대 우림이 파괴되며 야생동물과 접촉이 늘어나 새로운 전염병 원인이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 인류에게 전염병은 과거에 생존을 위해 가축을 기르며 발생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따라서 SARS,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더 자주 나타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두 가지 요소가 영향을 가중시킨다. 인구과다는 야생동물 간 접촉 가능성을 증가시켰고, 비행기에 의한 이동시간이 짧아진 것은 병균이 스스로 소멸될 가능성을 제거하고 확산력을 증가시켰다. 자연소멸 될 수 있는 자연시스템이 문명 발달로 깨진 것이다. 2003년 SARS,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를 보면 이젠 10년에 1~2번은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일상으로 되어가고 있다. 그에 따라 일상이 변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번에 교육청이 발표한 인터넷 개학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처음 시도하는,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앞으로는 종종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필자는 나쁘게만 인식하지 않는다. 모든 지식이 네이버나 구글 속에 있는 현실에서 학교 교육 변화는 필연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현 상황이 나쁜 것이고 앞으로 변해갈 교육계 변화가 조금 앞당겨진 것뿐이라 생각한다. 집단교육의 특성은 단체 속에서 공동생활에 적응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인데, 요즘은 교권이 무너지며 리더가 없는 단체 교육이 되면서 10대 청소년들은 좁은 시야에서 보이는 세상을 전부로 인식하고 사회성과 도덕성을 무시하게 되었다. 요즘 사회 문제로 등장한 ‘n번방의 괴물’ 대다수가 이런 교육을 받은 10~20대이다. 한국 교육이 새롭게 변해야 하는 시점에서 인류 3대 변수 중 하나인 전염병이 등장했다.

 

사회성을 기르는 의무교육이 아닌 교육기관들은 급격한 변화가 요구될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대학과 대학원은 새로운 교육환경으로 진입하게 됐다. 이젠 가르치는 기관에서 연구하는 기관으로 변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이미 대학 정원보다 학생 수가 적은 상황이다, 필연적으로 과잉 대학은 없어진다. 유명대학을 졸업한 학생들도 취업을 못하는 것이 일상인 현실에서 과연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 한다. 대치동에 학원들이 하나둘씩 보따리를 싸는 순간이 오면 한국 교육은 비로소 정상적인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세상은 이미 너무도 빠르게 변했지만, 교육에 대한 생각은 아직도 이수일과 심순애 시대 검사님에 머물고 있다. 그 대표성이 대치동이다. 잡스나 빌 게이츠가 대학을 중퇴한 것을 이해하고 ‘혁신’이란 단어와 현재 미국에 부자가 많은 이유를 알게 되면 대치동 가치가 무너질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처음 시작하는 교육계의 변화가 아직도 전근대적으로 교육을 보는 국민적 시야가 변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에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재테크

더보기

미국증시 조정과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하

조정받기 시작한 미국증시 3월말에 고점을 만든 미국증시는 4월 1일부터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에는 50일 이평선을 하회하며 하루도 반등 못하고 매일 하락해서 미국주식 투자자들의 근심이 높아졌다. 다행히 이번 주는 20주 이평선 부근에서 반등에 성공해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 3월 14일에 기고한 칼럼에서 첫 번째 금리인하 시점이 6월이라 가정했을 때 4월 전후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에 대해 미리 다뤄봤다.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첫 번째 금리인하 전후에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 및 횡보구간이 나오게 되는데, 마침 3월 FOMC를 앞두고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어왔던 AI 대표 주식 엔비디아가 주당 $1,000을 앞둔 상황에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당시 S&P500 공포탐욕 지수도 극도의 탐욕에서 벗어나서 추세를 벗어나 점차적으로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단기 고점 가능성에 대해서 2주 전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추가로 분석한 적이 있다. 필자는 대중의 심리 지표를 활용해 시장의 변곡점의 경로를 예상하는데, 공포탐욕 지수의 추세와 put-call 옵션 비율, 기관투자자들의 매수-매도, 거래량, 차트 분석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금리 사이클과 비교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