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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멈추었지만 멈추지 않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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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71)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요즘 평소보다 잠자는 시간이 2시간 당겨져 11시면 취침을 한다. 7시에 눈을 뜨고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세수하고 가부좌를 틀고 앉는다. 1시간 참선을 하고 나서 이불 정리와 방 청소를 한다. TV에서 유튜브로 비발디 사계 공연 녹화를 틀고 작은 고구마 한 개와 사과, 바나나, 따뜻한 우유 한 잔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식사 후 미스터트롯 탑7 김호중의 노래를 들으며 믹스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베란다 화초에 물을 주고 하루를 시작한다. 책상 오른편에 이광래 교수의 ‘미술철학사’ 3권과 ‘150장의 명화로 읽는 그림의 역사’, ‘현대미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다’, ‘명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1·2’ 등 10권의 책이 쌓여 있다. 왼편에는 얼마 전 작고한 움베르토 에코의 ‘History of beauty’, ‘On Ugliness’, ‘The book of legendary lands’, ‘The infinity of lists’가 있다. 앞에는 피터 왓슨의 ‘생각의 역사1·2’가 놓여있다. 책상 앞에 앉으면 마음이 뿌듯하다. ‘미술철학사’를 주로 하고 다른 책들을 참고로 본다. 그림을 더 자세히 보고 싶을 때는 구글에서 검색한다. 2~3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점심에 무얼 먹을까 생각하니 김치말이 국수가 생각난다. 국수를 삶고 버무려서 점심을 해결한다. 식사 후 프랭크, 팔굽혀 펴기 등 근력운동을 한다. 오후에는 책을 바꾼다. 엘빈토플러의 ‘부의 미래’를 주로 ‘The Dolle’, ‘달러의 몰락과 신화폐전쟁’, ‘미국의 거짓말’, ‘경영 모델 100’을 놓고 미국과 경제 그리고 미래 가치를 정리한다. 이 역시 2~3시간은 금방이다. 눈이 침침해지면 오후 4시경이다. VOD나 넷플렉스에서 영화 한 편을 보면 6시가 된다. 볶음밥을 해먹고 나면 7시. 컴퓨터 앞에 앉아 그동안 강연한 동영상들을 편집하면 10시다. 세수하고 가부좌를 틀고 1시간 명상하고 11시에 취침한다. 그리고 다시 아침 7시에 눈을 뜬다. 이 생활이 벌써 1주일째. 아직 5일이 더 남았다.


지난주 수요일 저녁 10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는 홍보성 전화나 보이스피싱이나 대부분 근무시간인 낮에 오는 것이 정상이다. 보이스피싱이면 바로 끊겠다는 마음으로 받았다. 보건소 연락이었다. 필자가 밀접 접촉자이니 거주지 보건소에서 검사받고 접촉일부터 2주간 자가격리하라는 통보였다. 순간 생각이 멈췄다. 잠시 후 수많은 생각이 올라왔다. 다음날 보건소에서 드라이브스루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하루가 걸렸다. 대학 합격자 발표 날 대자보가 붙기를 기다리던 심정과 유사했다. 음성 결과를 문자로 받고 그렇게 시작된 하루 일과다.

 

문밖 외출이 금지됐으니 외부활동은 모두 제한됐지만, 실제 필자의 하루는 매우 바쁘다. 오전 오후 책보고 영화 보는 것 외에도 그동안 밀렸던 집안일들이 많다. 멈춘 것은 환자 진료와 대면 접촉 모임일 뿐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수요일 오전에 글을 쓰고 보내는 것도 변하지 않았다. 책을 보는 일은 평소에 조금씩 하던 것을 좀 늘려서 하는 것뿐이다. 가장 큰 변화는 가족 간의 비대면이다. 방 통로에 커튼을 치고 작은 방 2개와 화장실 1개를 필자가 사용한다. 베란다에 휴대용 가스를 놓고 요리하고, 장식품이 있던 콘솔 위에 식기와 먹을 것을 올려놓았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은 수행하는 무문관이고 이불 개고 청소할 때는 생활관이다. 베란다에서 요리할 때는 캠핑이고 영화 볼 때는 영화관이다.


혼자 지내는 2주가 얼마 만인가. 결혼 전 학창시절 방학 이후이니 30년도 넘은 듯하다. 진료를 못한 것에 따른 문제를 제외하면 이번 2주간 혼자 지내는 생활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다시 떠오른다”는 비비안리의 대사처럼 오늘은 오늘만 생각하고 지내고 싶다. 다음 주 진료는 그때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또 생활은 시작될 것이다. 코로나19가 필자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오늘은 글을 쓰고 나서 모처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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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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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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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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