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panic buying이란 뉴스가 보인다. 부동산 규제로 집값이 상승할 것을 염려한 30대가 무리하게 집을 사며 집값을 올리는 주체 세력이라는 기사다. 모든 경제 지표가 나쁜데 집값만 오르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니 세상 이치가 그렇듯이 원래 상태로 돌아갈 것이다. 그때 광풍에 휩쓸려 무리한 사람들이 어려워질 것이 걱정이다. 엔화가치 급등으로 유발된 일본 부동산 버블이 우리는 양적 팽창과 심리적 광풍으로 오는 듯해 걱정이다.
논어(論語) 술이편(述而篇)에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라는 글이 있다. 이 뜻은 3명이 가는 길이 옳으니 따라가라는 것이 아니다. 뒷 글귀가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좋은 것은 좇고 나쁜 것은 고쳐라’라고 돼 있다. 달리 말하면 3인이 가는 길이 항상 옳은 길은 아니다. 필자가 살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면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 늘 결과가 좋았다. 그런 이유는 모두가 가는 길은 평범하거나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지지만,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는 경쟁이 없거나 독보적인 길이 된 것이다.
오랜 경험과 재력을 지닌 60~70대가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는 부동산 시장을 30대가 빚을 내어 뛰어드는 무리한 투기성 광풍은 분명 문제가 있다. 90년대 초 전국민적인 주식 광풍이 불었다. 모두가 주식을 샀다. 그때 나온 말이 있다. “일반 사람이 사니 주식은 이제 끝물이다.” 그리고 폭락했고 그때 손해를 본 사람들은 주식시장을 영원히 떠났다. 30대 모두가 광적으로 집을 사들이니 이제 끝점이 다가온 모양이다. 사실 문제는 부동산 버블이 아니다. ‘빚’이다. 요즘 코로나사태로 정부가 주는 ‘재난지원금’도 엄밀히 말하면 국가 빚이고 결국은 개인 빚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빚’의 속성을 모르는 듯해 염려된다.
‘빚’은 인류가 농경문화로 장착하고 잉여생산을 하면서 탄생했다. 부를 축적한 사람이 부족한 사람에게 꿔주고 그 대가로 상대방의 노동력 일부를 받는 것이다. 전부를 다 받으면 노예다. 즉 ‘빚’과 ‘노예’는 크기가 다를 뿐 같은 속성을 지닌다. ‘빚’은 결국 자신의 자유를 파는 것이다. ‘빚’에 따라오는 것이 ‘이자’다. 이자는 자신의 미래노동력을 파는 것이다. 이자는 빌린 자가 아니라 빌려준 자가 결정하기 때문에 늘 위험성이 있다. 이자가 일반 상식적 합리성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 속성이 가장 큰 문제다. 상식이라면 돈이 많은 사람에게는 좀 높아도 되고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낮아야 한다. 하지만 이자는 반대다. 빌려주는 자의 입장에서 못 돌려받을 가능성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신용도이다. 따라서 신용도는 상식과 반대로 흐른다. 어려운 자는 돕는 것이 아니라 더욱 어렵게 만든다.
국가가 ‘빚’이 많아지면 신용도가 떨어지고 이에 따라 이자는 급상승한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이자’는 미국 Frd가 결정한다. 세계통화가 달러이기 때문이다. 국가신용도는 무디스, S&P, 피치에서 결정한다. Frd에서 결정된 이자는 국가신용평가회사 신용도라는 프리즘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고, 이는 한국은행 이자율을 지나 개인 신용평가회사 프리즘을 통하면 개개인 이자가 된다. 이 4단계에서 문제 발생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 IMF 때 국가유동성 급감으로 국가신용도 하락이라는 프리즘에 의해 이자가 20~30%로 급상승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환율이 2,000원으로 급등했고, 두 개는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대출로 건물을 지녔던 사람이 모두 망한 이유다. 지금 30대가 유치원 다닐 때 일이다. 이런 ‘빚’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 30대 부동산 빚이 우려되는 이유이다.
예부터 ‘빚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그다음 글귀를 모른다. ‘그다음엔 자신이 소가 된다’는 사실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빌려주는 자가 만든 말이기 때문이다. 들판에 핀 꽃이 꼭 내 것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