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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망각과 허상 사이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77)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어머니가 계신 요양원에서 연락이 왔다. 비대면 면회가 가능하니 예약하고 오라는 내용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요양원 출입금지 명령으로 6개월간 뵙지 못했다.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밖에서 누님과 기다리는데 요양사가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 누님을 먼저 보시고는 왈칵 눈물을 쏟으며 오랫동안 못 봐서 외로웠다고 말씀하셨다. 필자를 보시고는 잘 오지 않는 애가 어떻게 왔냐고 말씀하셨다. 늘 듣는 말이고 조금은 섭섭한 말이지만 이해가 된다.

 

오전에 가서 인사하고 오후에 다시 가도 늘 같은 이야기시다. 일주일에 3번을 찾아뵈어도 같은 이야기시다. 어머니의 장기기억 속에 필자는 잘 오지 않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6년을 외지에 있었고, 공중보건의로 또 3년을 외지에 있었다. 수련한다고 4년을 잘 뵙지 못하였고, 바로 유학을 떠나면서 또 3년을 뵙지 못하였다. 근 20여년을 명절이나 제사 등 가족 행사에 자주 빠지다 보니 어머니 기억 속에는 늘 오지 못하는 자식으로 남아있는 탓에 언제 보아도 듣는 말이 “잘 오지 않는 애가 왔네!”이다.

 

치매 특성으로 단기기억은 없고 장기기억만 남은 원인도 있지만 어떤 이유였던지 20여년을 찾아뵈지 못한 것은 사실이고 옳고 그름을 떠나 필자 잘못이다. 그래도 필자는 나은 편이다. 아들과 같이 갔을 때 할머니가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손자를 못 알아보셨다. 아들이 당황하며 이름을 말하자 “언제 네가 이렇게 많이 컸니?”라고 물어보셨다. 역시 장기기억 속에 초등학교 시절을 손수 키우시던 때의 기억만 남아있으신 모양이다. 이제는 필자가 무엇을 해도 내일이 되면 또 다시 “잘 오지 않는 아이”가 된다. 이제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날 반나절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드리는 것뿐이다.


심리학에서 기억은 다양한 특성을 지닌다. 자이가르크 효과로, 끝마친 일보다는 끝마치지 못한 일을 더 잘 기억한다. 처음과 끝을 잘 기억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가지 기억이 혼합되고 방어기전이 작동되면 기억 왜곡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이렇게 저장된 것이 장기기억이다. 이런 기억이 시간이 지나면서 인출되는 경로를 소실하거나 다른 정보에 의해 인식하기 어려워지면 망각이다. 학습효과에 많이 응용되는 에빙하우스 망각곡선은 단기기억이 급격히 소실되는 것이지만, 장기기억도 역시 서서히 상호간섭이나 정보 수정 혹은 접근 부족 등에 의해 사라진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과거의 정보를 수정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장기기억에 접근하지 않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기억은 점점 사라지고 나쁜 기억들만 남기 쉬운 것이 우리의 기억이다.

 

종교에서 용서하라는 말은 나쁜 기억도 같이 지우라는 것으로, 그렇지 않으면 나이가 들수록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더 많이 남기 때문이다. 요즘 필자를 돌아보아도 과거에 그토록 미워했던 사람이 행했던 나쁜 일들이 기억나지 않는다. 심지어 시간순서까지 바뀌는 왜곡 현상도 보인다. 지금은 나쁜 사람이었다는 기억흔적만 남아있고 구체적인 기억은 사라졌다. 어느 순간 인간적인 용서를 하고부터 반복회상을 하지 않았고, 오래되다 보니 정보 접근 부족으로 필자가 당했던 기억들이 사라진 것이다. 필자에게 못되게 굴었던 사람이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이름만 들어도 분노가 올라오던 현상도 같이 사라졌다.

 

용서의 기적은 망각을 통해 잊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용서하지 않고 계속 기억에 반복 접근했다면 아직도 그 생각을 할 때마다 분노하고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용서를 통해 망각의 바닷속에 나쁜 기억을 보내 버리고 좋은 기억을 남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치매는 뇌세포의 노화에 따른 생리적 현상이지만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많을 때 나타나는 host defense mechanism일 수도 있다. 좋은 기억이 많다면 치매도 빨리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우주 안에서 오직 자신의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정보는 지나간 사실일 수는 있지만,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허상일 뿐이다. 망각은 허상을 지워주는 좋은 기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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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지역간 의사인력 불균형 해소는 과거에도 시도됐다
지난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에 이어 오늘 14일 대한의사협회가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1)한방첩약의 급여화 2)의대정원 4,000명 증원 3)공공의대 신설 4)원격의료 등 ‘4대악 의료정책’에 대한 대응 차원인데, 이 중 지역 간 의사인력의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는 정원증원과 관련된 사항은 치과의사들과도 연관이 있다. 1969년 명명돼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농촌 현대화를 위한 운동으로 소위 ‘지역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한 만큼 의료제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대표적인 예로 건강보험제도 시행 외에 ‘차관병원 설립(1976년)’,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시행(1980년, 이하, 농어촌의료법)’을 들 수 있다. ‘차관병원’은 70년대 당시 보건소와 같은 공공의료시스템 부족으로 지역 간 의료불균형이 해소되는 데 한계가 있자, 정부가 일본, 독일, 세계은행 등으로부터 1978년부터 1992년까지 차관을 들여와 전국 168개 병원에 투입해 의료낙후 지역에 민간병원 설립을 독려한 제도다. 하지만 의료수요가 없는 지역에서의 병원운영은 역시나 여의치 않아 차관상환에 문제가 있어 지난 2005년에는 ‘차관지원의료기관 지원 특별법’까지 만들어 해결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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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경영지원 10년차, 김부장이 전하는 치과생활 리얼 스토리 - 마지막회
가정이든 직장생활 속에서든 누구나 힘든 일은 있습니다. 특히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나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일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직장생활 잘하는 법은 누구에게나 고민일 것입니다. 2014년에 방영되었던 직장인의 교과서 ‘미생’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사람이 전부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건 사람이라고요. 일을 하는 사람, 일을 만들 줄 아는 사람.” ‘회사 간다’라는 건 내 ‘상사’를 만나러 가는 거죠. 상사가 곧 회사죠. 상사가 좋으면 회사가 천국. 상사가 좋지 않으면 회사가 지옥. 직장생활에서의 힘듦은 8할이 인간관계의 힘듦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는 좋아하는 찌개도, 좋아하는 음료도, 좋아하는 동물도, 좋아하는 최애(最愛)도 다른,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늘 즐겁게 지낼 수는 없겠죠. 직장생활의 인간관계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경험했던 인간관계와는 굉장히 다른 새로운 분위기의 인간관계입니다. 이해관계로 얽힌 인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술 때문에 친해졌다면 술이 없으면 깨지는 인연, 돈 때문에 맺어졌다면 돈이 없으면 깨지는 인연. 이해관계로 맺어진 인연이라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