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care after the Age of 100
70대의 건강에 대해 알아보자. 사실, 대개 노년의 기준은 60대라고 생각하는데 100세까지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해 70대가 중요한 이유가 있을까? 우리나라의 노인복지법에서 노인의 기준은 사실 65세로 되어 있다. 법관의 정년도 65세, 퇴직의 기준도 대부분 65세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요즘 65세는 청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65세 이후에도 일을 하거나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요즘은 노년의 기준을 70대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대한노인회에서도 노인의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높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 60세 노인 인구는 1,132만명으로 전체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치매 발병은 2020년 중앙치매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60-64세 인구에서는 전체 2.7% 만이 치매인 반면, 65-69세는 4.2%, 70-74세는 9.0%, 75-79세는 23.3%, 80-84세는 27.2%, 85세 이상에서는 33.7%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치매는 70세 이상에서 현격하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그 이후로는 위험률이 가파르게 증가한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단계에 놓인 환자는 이보다 세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히 치매 및 인지장애는 노인이 피해가기 어려운 질환이다. 또한 의료기술이나 환자관리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어 치매를 진단받고도 장수하는 경우가 많아 치매의 유병률은 점점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치매를 진단받고도 오래 장수할 가능성이 많다. 치매는 걸리지 않거나 걸려도 치매의 증상을 늦추는 것이 최선이라 할 수 있다. 정리하면 70세 이상에서 본격적 치매 위험의 노년으로 접어들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고, 최근에는 100세까지 장수하는 노인이 증가하는 추세로 70대부터 더욱더 치매를 예방하고 관리해야 100세까지 30년을 잘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뭐든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한다. 노년의 첫 단추, 70대를 건강하게 잘 보낸다면 그 생활습관 그대로 100세까지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물론 아래의 수칙들은 70대에만 국한되어 적용되지는 않고 전 연령대에서 치매예방에 공통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특히 고위험군인 70대 이상에는 더욱더 지켜야 하고, 또 생활 속 치매 예방수칙 이행과 더불어 병의원, 지역 내 치매안심센터를 통한 치매조기검진도 필수적이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치매 예방은 한 가지 요소보다는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하는데 본 글에서는 특히 근거가 높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여 치매예방의 권장사항에 대해 기술하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과 같은 생활습관병 특히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되는 생활습관병의 예방과 적절한 치료이다. 이는 중년기부터 가급적 빨리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예방해야 나이가 들어서, 특히 70대 이후 발생하는 치매 발병을 낮출 수 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뇌인지강화활동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는 것이다. 음악, 미술, 사회활동, 배우기, 독서, 신문 보기, 사람 만나기, 기억력 훈련, 언어 훈련 등의 다양한 활동들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나이가 들수록 뇌세포가 죽어서 머리가 나빠진다고만 생각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신경세포 수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나 뇌의 기능을 좌우하는 것은 뇌세포의 수와 무게가 아닌 뇌세포 사이의 연결고리인 시냅스다. 시냅스의 수가 많을수록 뇌기능이 좋아지는데, 이러한 활동을 하면 근육이 만들어지듯 새로운 회로가 생성되어 뇌를 젊게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정상노인, 치매 전 단계 환자, 치매노인 모두에게 뇌기능의 악화를 막고 유지를 도우며 감정을 안정시키고 우울증을 예방하는 한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날마다 살아가면서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지 않길 바란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늘 오늘이 몇 년도 며칠, 몇 요일 몇 시인지, 이곳은 어디인지, 내가 바라보고 있는 저 사람은 누구인지 생각하며 저녁에는 하루에 한 일을 기억하고 내일 할 일을 떠올리며 늘 습관적으로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천하는 생활을 한다면 그 자체로도 인지 활동이 되는 것이다.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운동이다. 운동과 뇌인지강화활동은 가장 부작용이 없으면서 근거가 확실한 치매예방법이다. 운동은 첫째 심폐기능을 개선하여 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과 같은 생활습관병 치료 및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근육, 골관절의 퇴행성 변화과정이 지연되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이러한 효과는 노령자의 일상생활 능력을 높여주고 낙상 방지에도 도움이 되며 불면증, 우울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운동을 하면 인체 내에서 BDNF라는 물질이 합성돼 신경세포생성을 돕고 뇌혈관 신생, 시냅스 가소성을 증가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이러한 운동은 노년기가 되기 전 중년기 때부터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어 운동은 모든 연령대에 있어 치매 예방을 위한 중요한 요소다.
네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뇌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좋지 않은 음식은 금하는 일이다.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단과 관련된 다수의 연구에서는 지중해 식단을 대표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지중해 식단은 장수 지역인 그리스 크레타섬 주민들의 전통식사로, 2010년 11월 17일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식단이다. 지중해 식단은 다양한 만성질환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입증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치매 위험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인지기능이 악화되는 속도를 지연시키고 나이와 관련된 인지 저하의 위험 요소인 호모시스테인 수치 감소에 도움을 주는 식단으로 보고됐다.
주요 급원식품은 생선과 풍부한 식물성 식품으로 잎이 무성한 채소, 신선한 과일, 전분이 적게 함유된 채소, 콩, 씨앗, 견과류와 콩과 식물이며, 붉은색 육류를 최소한으로 섭취하되 올리브유를 주요 지방 공급원으로 사용하며, 식사와 곁들이는 가벼운 수준의 붉은 포도주를 권장한다. 특히 지중해 식단은 인지 저하에 영향을 주는 정제된 설탕, 트랜스지방을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형으로 실생활에서 응용 가능하도록 요약하면 생선을 매주 1회 이상, 채소와 과일, 우유는 매일 먹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붉은 고기의 섭취는 최소화하고 아몬드나 땅콩과 같은 견과류를 매일 한 줌 정도 먹으면서 절주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겠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치매 예방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예방활동에 대한 개개인의 동기 강화다. 서두에 설명했듯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2020년 현재 60세는 전체 인구의 20%를 넘었고, 2026년에는 65세가 전체 인구의 20%가 되는 초고령화사회가 된다고 한다. 인구의 구성도 문제지만 평균수명의 급격한 증가로 2018년 통계청 발표 기준 평균기대수명이 여자 85.7세, 남자는 82.7세에 다다르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통계청 발표 기준으로도 90세 이상의 초고령 노인은 이미 16만명 이상으로 신경과, 노년내과 등의 진료실에서는 90대가 넘는 이들 환자가 넘쳐나며 그 중 많은 환자는 치매를 앓고 있고 동시에 20년 이상 걸어서 누워서 다양한 형태로 장수하고 있다.
치매가 있으면서 장수하고 있다는 것은 장기간에 거쳐 누군가에 의해 부양받으며 살아가야 함을 의미하며 환자 본인에게도, 가족과 사회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안겨준다. 지금 대한민국의 우리들은 장수를 피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또한 노화된 뇌로 장수를 하면 인지기능의 저하나 치매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뇌에 이상신호가 생겨도 좀 더 시냅스가 풍부한 똘똘한 뇌를 갖는다면 증상은 지연되거나 피할 수도 있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치매 예방을 위한 많은 노력들로 치매 유병률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들을 꾸준히 한다면 유병률이 현격히 감소할 것이다. 피할 수 없는 강, 치매 어떻게 건널까?
글 그림
나해리 센터장
-성남시 중원구 치매안심센터
-롯데의료재단 보바스 기념병원 뇌건강센터
-성남시 노인보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