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2 (일)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과연 아빠가 누굴까?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06)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KTX에서 94년생 여성이 반복되는 저지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라고 말하며 햄버거를 먹은 사건이 화제다. 그녀는 기차 안에서 마스크 쓰기도 거부하고 큰 소리로 전화를 걸며 요청을 거부했다. 이 기사를 보며 몇 가지 궁금한 것이 생겼다. 과연 그녀의 아빠가 누굴까. 20대 여성이 공공장소인 KTX에서 규정을 어기고, 저지하는 이에게 반감을 갖고, 유치원생 정도의 말을 던진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녀 아빠는 어떤 생각일까.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라는 말에는 몇 가지 내용이 담겨있다. ‘나는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권력을 가진 아빠의 딸이기 때문에 특권이 있다’, ‘나는 법을 지키지 않아도 언제든지 빠져나올 유능한 변호사가 많아서 법 위에 있다’, ‘나는 아빠의 돈과 힘으로 너에게 얼마든지 위해를 가할 수 있으니 알아서 기어라’이다. 7~80년대 군사정권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2021년인 지금 과연 그런 특수한 권력을 뒤에서는 모르지만 대놓고 누릴 수 있는 자가 누굴까?

 

대통령이나 장관 등 고위직과 선출직은 한 번에 훅 간다. 예전에 경기도지사가 “나 경기도지사에요”라고 말하고 그 이후로 사라졌다. 재벌들도 몸 사리기는 마찬가지다. 모 항공사의 땅콩회항 사건은 회사에 타격을 주었고 결말이 좋지 않았다. 병원이나 유명 음식점을 해도 매스컴을 타면 한 방에 훅 간다. 웬만한 중견기업도 일단 노출되면 견디기 힘들다. 모 국회의원의 아들이 계속 사고를 치고 있다. 과연 다음번에 또 선출될 수 있을까? 아빠는 죽을 맛일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그 아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시대에 당당하게 돈과 권력으로 대놓고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자가 누구일지 정말 궁금하다.


20대 여성이 공공질서를 대놓고 무시하고 유아적 대처를 하는 것은 또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 물론 요즘 우리 사회가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건이 많다. 그런 맥락일까. 인성을 전제한 상식은 이제 소용이 없어진 것일까. 20대 유아적 사고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공공질서를 지켜달라는 요청에 반발할 정도로 이성이 무시된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이 사회 미래는 어떻게 변해갈까. 그녀는 큰 소리로 아빠에게 전화로 일렀다고 전해진다. 과연 그 전화를 받은 아빠는 뭐라고 답변했을까. 딸이라고 편을 들었을까. 아니면 공공질서를 지키라는 충고를 주었을까. 만약 후자 아빠라면 그리 행동하는 딸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어떤 놈들이 귀한 내 딸을 건들어’라고 생각하는 아빠가 지금 그런 몰상식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아빠는 이 사건을 알고 있을까. 아니면 자기 딸인 줄도 모르고 필자처럼 비난하고 있지나 않을까.

 

20대 딸을 가진 필자의 입장에선 뭔가 씁쓸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은 사건이다. 물론 그녀가 지금 20대 여성을 모두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한 마리 제비가 여름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여름이 가까워졌음을 암시하듯이, 이런 사건 하나가 발생하는 것은 우연은 아니란 생각이다. 후안무치 대명사였던 아줌마들 행동을 20대 아가씨가 한다는 것이 문제다. 온갖 세상 풍파를 겪으면서 후안무치가 된 아줌마 행동은 눈살은 찌푸려지지만 그래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고 일파만파 커지자 그녀가 사과를 하고 그녀 아빠는 보통 사람이라는 후속 보도가 보인다. 보통 아빠를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라고 했다면 그 아빠는 성공한 것이다. 요즘 많은 10~20대가 ‘왜 우리 아빠는 빌딩도 없고, 아파트가 2~3개도 없고, 재수 없어 그런 집에 태어나지도 못한 것일까.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다’라고 생각한다.


가끔 10대 아들과 트러블이 있는 엄마와 상담하다가 세 가지를 사과하라고 조언한다. ‘아들아! 공부 안하고도 평생 놀고먹을 수 있는 빌딩 하나 없는 것이 미안하다. 공부 안 해도 100점 맞을 수 있는 천재 머리를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 줄 수 있는 것이 사랑뿐이라서 미안하다.’ 그들은 이미 양극화 사회적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 부모 역할이 정말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우울과 불안의 관계
우울과 불안은 현대인 심리적 고통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물론 개개인으로 접근하면 성격에 따라 나타나는 형태와 민감도의 차이는 있으나 양상은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과거에 대한 집착은 우울을 만들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불안을 만들어낸다고 알고 있다. 우울과 불안과의 관계에서 불안은 늘 우울을 유도하기 때문에 우울 속에 불안이 포함되는 관계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우울과 불안을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파악한다. 인류가 탄생하고 좀 더 많이 우울하고 불안한 자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 성향이 결국 DNA 속에 내재되었다. 인체가 감염되면 염증유전자가 발현되며 면역체계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기분저하 유발 시스템이 가동된다. 우울모드로 진입되면 외부 활동을 중지하고 에너지 비축으로 회복에 집중하는 효과가 있다. 우울한 모습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고 도움을 받는 데 유리했다. 개인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의 집중력을 높이고 위험 회피나 환경 적응에 도움이 되어 생존가능성을 높였다. 불안은 사회적 민감성을 높여서 집단 내에서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 신경계를 활성화하여 집

재테크

더보기

이스라엘-이란 분쟁 속 2025년 6월 원달러 환율 시황과 전망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적으로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 또한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가와 달러인덱스의 움직임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으며, 환율의 향후 방향성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이 칼럼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흐름을 글로벌 금리 사이클과 프랙탈 분석을 바탕으로 전망하고, 투자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2025년 6월 18일 현재 글로벌 경제는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후반부를 지나고 있다. 본격적인 경제위기 국면(C)의 진입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환율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필자의 지난 분석에 따르면, 경제위기 국면(C)의 시작은 2025년 4분기(10월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시기가 다가올수록 환율의 상승 압력도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과거의 금리 사이클과 환율 움직임을 분석해보면, 환율은 대개 경제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에 급등하면서 이전 고점을 돌파하는 패턴을 반복적으로 나타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지난 두 달간 꾸준한 하락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