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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성교육 언제 시작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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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유현 대표(꿈다락상담교육센터)

 

필자가 부모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성교육 언제 시작해야 하나요?”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언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 답은 아마 성교육의 범위를 어디부터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성교육 안에는 많은 내용이 내포되어 있다. ‘몸교육’, ‘연애’, ‘성인지’, ‘성평등’, ‘미디어리터러시’, ‘성폭력예방교육’ 등 우리의 일상생활 안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다섯 살 때쯤 받은 성폭력예방교육인 “안돼요”, “싫어요”, “하지마세요”를 이야기하면 ‘아하!’라고 인지한다.


물론 이 교육은 잘못된 교육이다. 어느 어린이가 어른이 몸을 만지거나 데리고 가려고 하는데, 저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거기다가 신나고 리듬감 있게 소리치는 교육을 한다. 차라리 “도망갈 수 있다면 도망가라”, “크게 소리를 질러라”, 그것도 아니라면 “살아만 있어도 된다”가 답이다. 최근 어린이들에게는 ‘동의’라는 개념을 가르치고 있다. 무엇이 핵심인가? 말을 하지 않는다면 동의가 아니다. 동의란 상대의 어떠한 강압도 없는 상태에서 나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성교육에는 나이가 없다. 다섯 살부터 여든 살까지 모두 성교육이 필요하다. 즉 우리 모두는 나이와 상관없이 성적인 존재다. 성교육은 모든 연령에게 필요한데, 언제 시작해야 하는가? 부모가 대답하기 어려울 때가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그리고 시작하고 나면 내 아이의 변화에 따라 성교육을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대부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 하는 성교육 수업은 사춘기의 몸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최근 진행했던 7세 교육은 남·녀 어린이들이 동물들의 교미 모습을 보고 놀이터에서 흉내를 내는 것을 발견한 동네 엄마들이 놀라서 부모들에게 상황을 전달했고, 남·녀 어린이 4명과 수업이 진행되었다.

 

7세의 성교육 수업에서 무엇을 배울까? 바로 동의와 에티켓이다. 친구가 하는 행동이 좋았는가? 싫었는가? 등 나의 감정과 생각을 친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있고, 부모에게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동물들의 교미의 모습을 왜 우리가 따라했더니 어른들이 놀랐는지도 아이들과 이야기해 볼 문제이지 않을까? 무조건 나쁘다고만 해서는 아이들을 이해시키기는 어렵다. 이렇듯 아이들과 성교육을 진행하는 내용은 무궁무진하다.

 

어린이가 청소년이 되고 연애를 하고 나면 과연 1회 교육으로 끝내도 될 것인가라는 고민도 부모의 몫이다. 개인적으로는 6개월~1년에 한 번쯤은 수업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이들은 계속 성장하고, 그들이 겪을 많은 상황과 변화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다른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나요?
여자아이 성교육을 하다보면, 생식기에 대해 유난히 부끄러워한다. 여자 아이들에게 남자 아이들의 생식기를 물어보면 “고추”, “음경”이라는 대답이 바로 나오는데 반해, 본인들의 생식기에 대해서는 아직도 “소중한 곳” 또는 “몰라요” 라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다.

 

‘잠지’든 ‘음순’이든 명칭을 가르쳐 주자. 왜 생식기만 “소중한 곳”이라고 부르는가. 아이들의 눈, 코, 입, 기타 등등은 소중하지 않다는 말인가? 다른 신체 부위의 이름은 정확하게 알려주면서 생식기 이름은 왜 알려주지 않는 것인가? “소중한 곳”이라고 부르는 이유로 아이들은 성폭력을 경험하게 되면 나의 소중한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꽤 많다. 신체의 다른 곳을 다쳤을 때와 똑같이 생각할 수 있도록,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생식기의 정확한 이름을 알려주자.

 

필자의 딸은 얼마 전 ‘Why의 사춘기의 성’이라는 책과 ‘girl’s talk’라는 성교육 책 두 권을 동시에 들고 나오며 따지듯이 물어본 적이 있다. “엄마 어떤 게 진짜야?” 아이가 들고 나온 페이지는 바로 생식기가 그려져 있는 페이지였다. 아이에게 손거울 하나를 쥐어주며 “둘 다 틀렸어. 네 생식기를 봐봐. 그게 진짜야~.”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아이는 “엄마 거길 왜 봐?” 라고 다시 되묻는다.

 

글을 읽는 독자들도 절반 이상이 아마 ‘굳이 거길 왜 봐?’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남자아이들은 생식기의 구조상 늘 볼 수 있다. 소변을 볼 때도, 씻을 때도. 그런데 왜? 여자들은 내 생식기를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보지 않는 것일까?

 

내 아이가 궁금해 하면 유별나다고 걱정한다. 유별난 것이 아니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일 뿐이다. 보고 난 후 아이의 소감은 별거 없었다. “진짜 두 권 다 잘못 그렸어. 왜 그렇게 그렸지?” 호기심을 인정해주고, 호기심을 풀어주는 것이 더 큰 호기심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다.

 

딸의 자위에 대해서도 많은 부모들이 경악을 한다. 여자가 무슨 자위를 해? 왜? 아들의 자위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언제할지 궁금해 하고, 안 하면 안 되는 건지. 내가 어떻게 눈치 챌 수 있는 것인지를 궁금해 하면서 딸이 자위를 하는 것에 대해 고민 상담을 하는 경우 엄마들은 굉장히 큰 문제처럼 안고 온다.

 

딸과 아들은 다르지 않다. 기관의 모양과 이름이 다를 뿐이지 여성도 성적인 쾌감을 느끼기 위해 자위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엄마들이 “저 때 안 그랬어요”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성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고, 지금처럼 많은 미디어를 접한 적도 없고, 여성은 순결해야 한다고 교육받은 세대였다. 나와 딸을 동일시하지 말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주면 좋겠다.

 

 

아이들은 아직도 “생리하면 키 안 크죠?”라고 묻는다.
‘생리’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핏덩이? 생리대? 생리파티? 이제 제발 “생리하면 키 안 크는데…”라는 말은 그만두길 부탁드린다. 초등 고학년 친구들의 성교육 질문 1위이다. 집에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까. 생리하면 2년 뒤에 키가 멈춘다는데… 생리 시작하자마자 키 크는 게 멈춘다는데… 전 더 크고 싶어요….

 

생리하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기대되는 일이 아니라 늦게 찾아오길 바라는 일이다. 왜? 친구들이 너무 불편하다고 이야기하고, 엄마들이 생리통으로 아파하는 것을 보고, 또래 친구들의 경험담 그리고 엄마들의 걱정 어린 한마디 “키 안 크는데…” 때문이다. 이 말은 부디 속으로 하면 좋겠다. 의례 습관처럼 하는 저 말에 아이들은 절망한다. 키가 그렇게 중요한가? 하이힐을 신어도 되고, 작아도 당당하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여자치고 큰 키인 필자는 단 한 번도 내 키에 만족하며 살지 못했다. 오히려 ‘5㎝만 작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남자 품에 쏙 안길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20대를 지나왔다. 다시 생각해보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키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가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지금은 아이들의 몸이 잘 성장하고 있음을 알려줘야 할 때이자, 마음도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그 불편한 ‘생리’ 조금은 편안하게 해주면 좋겠다. 첫 번째로 ‘생리파티.’ 어느 집은 엄마가 불편해서, 어느 집은 아이가 싫어해서 넘어가기도 한다. 그 판단은 아이에게 맡기길 바란다.

 

작년에 중1 아이들 성교육을 하면서 한 친구가 본인은 초경을 한 날이 자살하고 싶었던 날이라고 말했다. “왜?”라는 질문에 아이는 “나는 부끄럽고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엄마가 동네 이모들에게 자랑을 하는 것도 너무 창피했고, 그 자랑에 동네 이모들이 보낸 꽃바구니도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정말 아빠에게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는데, 아빠가 장미꽃 100송이와 팔찌를 사들고 왔다고 한다. 아빠랑은 인사만 하는 대면대면한 사이였는데, 아빠가 사온 선물을 보니 죽고 싶더란다.

 

반대로 초등학교 6학년 여자친구는 자기는 정말 생리를 기대하고 있었고, 생리를 하니까 집안 식구들이 축하해주고, 본인이 기획한 파티를 열었다고 한다. 그 중에 가장 기뻤던 일은 남동생이 “생리를 하면 어른이 된 거라고 엄마가 알려줬어, 나도 누나를 존중할게”라는 카드를 보고, 자기도 남동생의 몽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같은 생리를 경험하면서도 아이들은 모두 다 다른 감정을 가지고 지나간다. 그 아이들의 감정이 어떻든 존중해 주는 것. 그것이 ‘존중파티’의 의미가 아닐까.

 

두 번째로 ‘생리대.’ 생리대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아마 마트만 가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일회용 생리대, 유기농 일회용 생리대, 입는 생리대, 면생리대, 생리팬티, 탐폰, 생리컵까지. 어떤 것이 좋고 나쁜지는 집마다 다를 것이다. 팁을 주자면, 엄마가 면생리대를 사용하지 않는데, 아이에게 면생리대를 권하지 말자. 그 면생리대 누가 빨아줘야 하는가? 아마도 엄마일텐데, 본인이 안 쓰는데 1년 이상 빨아주는 엄마를 아직은 만나보지 못했다. 대부분 포기했다.

 

일회용 생리대와 유기농 일회용 생리대도 마찬가지다. 물론 몸에는 유기농이 좋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비용을 가지고 잔소리를 할 것 같으면 일회용 생리대를 권한다. 또한 아이들이 편해 하는 것, 스스로의 몸에 맞는 것이 있다. 직접 여러 가지를 사용하게 해 본 후 내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생리통.’ 아직도 “생리통에 약을 먹으면 내성이 생겨서 안 돼!”라고 말하는 양육자가 있다. 생리통에 먹는 진통제. 잘 생각해 보면 한 달에 얼마나 되겠는가? 그 정도로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아픈 것을 겪어내게 하지 말고, 아프면 아프지 않도록 약을 먹이자. 아이들이 생리통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도록. 만약 생리통이 매우 심하고, 오래 지속된다면 병원 진료를 권하고 싶다. 요즘 청소년들은 학교나 학원 등 장시간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간혹 자궁에 문제가 생겨서 그런 경우도 있으므로 한번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생리가 시작된다면 산부인과는 자연스럽게 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면 좋겠다.

 

넌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자.
성교육=성관계가 아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교육은 네가 부모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매년 생일이 돌아오면 우리집은 의례적으로 아이들의 어린시절 사진을 꺼내놓고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를 임신했던 순간부터 태교여행을 하던 사진들 그리고 아이의 탄생과 성장하면서의 사진들…. 아이들은 매년 듣는 이야기인데도, 매번 다른 이야기를 유도해 내기도 한다.

 

팁이 있다면, 여자아이에게는 출산의 과정에서 “힘들어 죽을 뻔했다”로 끝내지 않기를 바란다. 딸들은 “난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고, 아이를 출산하지 않을 거야”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내가 그것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인지를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출산을 하지 않는 아들과는 다른 감정으로 그 이야기를 받아들이게 된다. “아이를 낳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네가 엄마 품에 안겼을 때 너무 행복해서 힘든 건 잊었어”, “참을 만하니까 엄마는 둘을 낳았지”라는 말로 대신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태어날 때 엄마는 어떤 기분이었는지, 엄마랑 아빠는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나는 언제까지 우유를 먹었는지, 기타 등등…. 최근에는 사진과 관계가 없더라도 엄마 아빠의 연애 이야기까지, 뭐든 좋다. 아이가 자라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마음 아팠던 순간, 힘들었던 순간순간을 끄집어내 이야기해 준다면, 아이는 그 자체로 ‘나는 사랑받는 존재’로 인식할 것이다. 부모의 연애 이야기 역시 아이들의 이성에 대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좋은 토대가 될 것이다. 아이가 사랑받는 존재로 성장한다는 것, 자아존중감이 높아지며, 자아존중감이 높은 아이들은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는 것에 예민한 감수성을 가질 수 있다.

 

 

우리집 과연 성평등한가?
누군가 필자에게 “성교육을 왜 하는 거야?”라고 묻는다면, 필자는 “그래도 내 딸은 좀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서”라고 대답한다. 교육을 받는 많은 아이들은 우리집이 불평등하다고 이야기한다.

 

“엄마랑 아빠는 나랑 오빠가 똑같이 목욕 후에 벗고 나오는데, 나만 옷을 입으라고 해요.”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불편하다면 모두 함께 옷을 입어야 하는 것이 맞다.

 

“우리 아빠는 집에서는 밥도 잘하고 설거지도 잘하는데, 할머니네만 가면 텔레비전만 봐요.”
“엄마랑 아빠가 함께 일하는데, 엄마는 집에 와도 바쁜 것 같아요. 아빠가 도와주지 않아요.”

 

도와주는 것이 아니고, 함께 하는 것이다. 우리집을 한번 살펴보고, 미디어에서도 한번 찾아보고, 아이들과 이야기 나눠 보면 좋겠다.

 

아이와 함께 성폭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도 모르게 피해자 탓을 하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되짚어보자.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거봐.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면 불법촬영을 당하는거야”, “그러니까 늦게 다니면 안 돼”, “그러게 누가 술을 취할 때까지 마셔”, “저것봐, SNS하면 저렇게 되는거야” 등 폭력의 탓을 피해자로 돌린다. 그 어떤 폭력도 피해자가 잘못한 것은 없다. 짧은 치마? 성폭력 피해자는 청바지를 입어도 당한다. 여성은 늦게 다니고 술도 마시지 말아야 한단 말인가? 가해자들이 잘못한 것이다. 가해자가 나쁜 놈인 것이다. 가해자들의 잘못된 가치관이 만들어 낸 범죄이고, 잘못된 통념을 가진 범죄라면 그들이 처벌받으면 된다. 아주 강하게 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 옆에 든든하게 있는 부모도 필요하지만, 아이 옆에서 친구처럼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진 부모가 필요하다. 부모에게 말하지 않아 피해가 점점 커지는 아이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부모님께 혼날까 봐’, ‘부모님이 실망할까 봐’가 그 이유이다. 이런 사례를 많이 봐서인지 필자는 뜬금없이 자녀들에게 “엄만 무조건 네 편이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등을 돌려도 엄만 네 편~”이라는 말을 은근 슬쩍 흘린다.

 

어린 시절 필자의 엄마가 늘 내게 해주던 말이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춘기가 되어 멀어지고 있는 자녀에게 오늘은 사랑스런 한마디 “그래도 네가 참 좋아”라는 말로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첫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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