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두 차례에 걸쳐 미국연방준비은행(Fed)과 코스톨라니 달걀에 대해 알아봤다. 오늘은 필자가 활용하는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을 통해서 Fed 기준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참고하고 어떻게 실전 투자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 전에 다뤘던 내용에서 중복되는 부분은 생략했다.
일정 주기나 가치평가 기준으로 자산군의 비중을 조정하는 자산배분 투자를 동적 자산배분(전술적 자산배분)이라고 한다. 2017년 미국 주식시장의 강세장부터 시작해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서 2021년 7월 현재까지…. 과거 투자를 복기하고 앞으로의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간략히 다뤄보겠다.
코스톨라니 달걀의 세로축은 기준금리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시계 방향 순서로 일어난다. 달걀 모형의 꼭대기는 기준금리 고점인 A 지점, 달걀 모형의 바닥은 기준금리 저점인 D 지점이다.
<호황, E→F> 2016년 초에서 2017년 말까지 미국 주식시장은 2년 동안 S&P500 지수가 50% 상승하는 강세장을 맞았다. 기준금리는 0.5%에서 1.5%까지 올라갔다. 당시 미국경제는 실업률과 물가성장률이 안정적이었고 Fed는 양호한 경제지표를 따라서 기준금리를 순차적으로 올렸다. 기업들은 좋은 실적과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고 소비지표도 건전해서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은 경제가 건전하게 성장한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 돈의 가치가 귀해진다. 따라서 현금흐름 창출 능력이 뛰어나고 실물경제 호황을 바탕으로 실적이 뒷받침되는 가치주 위주로 상승률이 높았다. 배당주 투자도 유망했다. 국내에서도 가치투자와 배당주 투자로 성공한 투자자들이 늘어났다. 미국 주가지수도 S&P500이 나스닥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당시 S&P500 지수투자와 퀀트를 활용한 가치투자로 투자를 했는데 좋은 수익을 거둔 적이 있다.
<버블, F→A→B> 2018년 초까지 Fed는 미국 기준금리를 2.5%까지 인상했다. 미국경제는 아직 건실히 성장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 같은 친기업적 정책으로 인한 효과에 기댄 측면도 있었다. 그래서 2020년쯤에는 경기가 하강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면서 경기 하방 압력을 키웠다. 2018년 미국 국채시장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났다. 연준도 원래 계획했던 3% 금리까지 올리지 못하고 2018년 하반기서부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기준금리가 더는 오르지 못하고 정체돼 고점을 형성하거나 조금이라도 낮아지면 A→B 구간이 된다.
앞으로 기준금리는 낮아질 전망이다. 그리고 경제 위기도 곧 닥칠 수 있으므로 대비해야 한다. 필자는 2018년 중순부터 경제 위기를 헤징(hedging)하기 위해 미국 장기채 ETF <TLT>와 금의 비중을 늘리고 주식의 비중을 줄였다. 그렇게 2018년 후반에서 2019년 초반에 일어난 주식시장 하락을 맞았다. 주식 비중을 줄이고 <TLT>의 비중을 늘렸는데 하락장 시기에 <TLT>의 가격이 30% 이상 올랐다. 대부분 주식투자자가 포트폴리오에서 30%~40% 손실을 봤을 때 미국 장기채와 금의 비중이 50% 이상이었던 필자의 포트폴리오는 오히려 수익을 냈다.
<버블의 최고점, B→C> 주식시장이 하락장으로 들어서자 Fed는 ‘예방적 금리인하’라며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2019년 8월 1일 0.25% 인하를 시작으로 2020년 1월 30일 1.75%까지 3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때 Fed가 금리를 잠시 인하했다가 경제가 회복되면 다시 올린다는 주장과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의 시작이라는 상반된 전망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TLT>의 비중을 60%에 가깝게 유지하면서 혹시 모를 경제 위기에 대비하고 있었지만, 2020년 1월 미국 3대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당시는 말 그대로 버블의 최고점이었다.
<경제위기, C→D> 2020년 초에는 ‘반도체 빅사이클이 온다’, ‘4차 산업혁명 대비 큰 상승이 온다’는 등 장밋빛 경제 전망이 다수였다. 위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가왔다. 중국발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년 2월 내내 조정을 겪었던 미국 증시는 2월 말부터 본격적인 하락에 들어선다. 3월 4일 Fed는 기준금리를 1.25%로 0.5% 내리는 ‘Big Cut’을 실시한다(기준금리를 0.5~1% 내외로 한꺼번에 크게 내리는 것을 ‘Big Cut’이라고 부른다).
Fed가 경제 위기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은 고점 대비 40% 가까이 급락했다. 특히 국내주식의 경우 2010년 코스피 지수인 1,400포인트까지 하락하며 10년간의 상승을 물리고 제자리로 돌아와 투자자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2주 후 1%를 더 내려 기준금리는 제로금리가 된다. 주식 30%, 미국 장기채 50%와 금 10%, 현금 10%를 가지고 있었던 필자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는 3월의 역사적 하락장을 고점 대비 평균 -5%의 손실로 막았다. 한 달 후 주식시장 반등이 일어나자 4월에는 1년 수익률 기준으로 수익 구간에 들어서게 된다.
<금리저점, D> Fed가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 완화를 시행하였으므로 코스톨라니 달걀의 금리 저점이 됐다. 이때부터는 미국 장기채와 현금의 비중을 줄이고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 2020년 3월 급격하게 하락한 후에 4월부터 7월까지 하락 폭을 회복했지만, 아직 실물경제는 불안했다. 8월 나스닥 지수가 드디어 1월의 전고점을 돌파하게 된다. 이때부터 금융 시스템과 자산시장은 안정화됐고 본격적인 경제 회복기에 들어선다. 위험자산 주식의 비중을 45%까지 늘렸고 그만큼 채권의 비중을 낮춰서 대응했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는 2020년 8월에는 연간 기준 20%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한다.
<경기회복, D→E> 2020년 8월부터 시장은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연준의 통화정책은 유동성이 최고로 풀어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위험자산의 유동성 장세가 일어났다. 경기회복기 초반에는 성장주가 가치주보다 성적이 좋았고, 원자재 가격의 반등이 시작됐다. 비트코인으로 옮겨간 대체 자산의 수요 때문에 금은 조정을 받았지만, 비트코인은 8월부터 수개월 동안 5배나 상승했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의 위험자산도 65%까지 늘었고 채권은 20%로 줄었다. 시장의 악재가 Fed의 양적완화 테이퍼링에 초점이 맞춰졌다. 2021년 6월 30일 현재 위험자산 주식시장은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고 시장은 유동성 축소를 대비하고 있다. 테이퍼링이 시작되고 금리가 인상을 시작하는 경기회복 후반기와 호황기에는 가치주의 성적이 성장주보다 우세하므로 가치주의 비중을 늘려야 하는 시기다.
<호황, E→F> 시장에 첫 번째 금리 인상이 일어날 2022년 말에서 2023년 초부터 유동성 축소에 따른 작은 조정 기간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경제는 본격적인 회복에 들어서고 자산시장 역시 본격적인 랠리를 시작할 것이다. 과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일어난 미국 주가지수의 강한 상승장이 또 다시 일어날 전망이다.
여기까지 코스톨라니 달걀을 기준으로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의 경제 흐름을 살펴봤다. 시장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지만, 시야를 넓히면 오히려 큰 방향성을 찾아낼 수 있기도 하다. 자본시장의 사이클을 만들어내는 중앙은행 Fed의 통화정책의 흐름을 잘 파악하면 중장기적 과점에서의 투자자의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된다.
현재 시점에서는 시장에 조정이 찾아올 때마다 위험자산을 늘리고 다음 금리 인상기의 ‘호황’ 국면을 대비해야 하고 성장주와 가치주의 비중에 균형을 맞춰서 투자해야 한다. 코스톨라니 달걀은 동적 자산배분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서 3편에 걸쳐 연재하게 됐다. 앞으로 주식, 미국 국채, 금, 비트코인 등 개별 자산군의 특성과 자산배분 투자에 대해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