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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비급여 보고 의무화 ‘과도한 시장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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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김용범 변호사의 법률칼럼-19

■ INTRO
최근 비급여 보고 의무화 제도시행을 앞두고 보건의료단체가 정부의 일방적인 비급여 의무보고 원안추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습니다. 비급여 보고 의무화 법안은 지난해 7월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의료기관의 장에게 비급여 진료비용 등에 관한 사항에 보고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우리 보건의료제도 하에서 비급여 진료비용을 보고하도록 하는 것이 정책적 타당성이나 필요성을 갖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법안의 구체적 내용 및 문제점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법안 제안이유
해당 법안의 제안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일부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비급여 진료를 받을 것을 사실상 강요하여 환자에게 과도한 진료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감독이 필요한 상황.
-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에 대한 급여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개별 의료기관에서 실시하는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이 중요한 만큼 의료기관 개설자가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항목, 기준 등에 관한 사항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해야 함. 
- 이에 의료기관의 장에게 매년 2회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항목, 기준 등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은 보고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비급여 진료비용 등에 대한 현황을 조사·분석하여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함으로써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환자에 대한 보호를 충실히 하려는 것임.


■ 법안 주요내용

제45조의2(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현황조사 등)
① 의료기관의 장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용 및 제45조제2항에 따른 제증명수수료(이하 이 조에서 “비급여진료비용등”이라 한다)의 항목, 기준, 금액 및 진료내역 등에 관한 사항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신설>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제1항에 따라 보고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모든 의료기관에 대한 비급여진료비용등의 항목, 기준, 금액 및 진료내역 등에 관한 현황을 조사ㆍ분석하여 그 결과를 공개할 수 있다. 다만, 병원급 의료기관에 대하여는 그 결과를 공개하여야 한다.  <개정>
③ 보건복지부장관은 제2항에 따른 비급여진료비용등의 현황에 대한 조사ㆍ분석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장에게 관련 자료의 제출을 명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의료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 명령에 따라야 한다. <신설>
④ 제2항에 따른 현황조사ㆍ분석 및 결과 공개의 범위ㆍ방법ㆍ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개정>

제45조의3(제증명수수료의 기준 고시)
보건복지부장관은 제45조의2제2항에 따른 현황조사ㆍ분석의 결과를 고려하여 제증명수수료의 항목 및 금액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고시하여야 한다. <개정>

제92조(과태료)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개정>
2. 제45조의2제1항을 위반하여 보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보고한 자<신설>
3. 제45조의2제3항을 위반하여 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제출한 자

 

■ 법안의 문제점
1. 건강보험당연지정제의 유지 근거 상실

지난 2002년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위헌 소송[2002. 10. 31. 99헌바76, 2000헌마505(병합) 전원재판부]에서 당시 재판부가 “당연지정제 합헌 결정의 근거”로 제시한 내용 중에는 “국민이 진료를 받고자 하는 의료기관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보험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은 의료보험에 의하여 보장되는 급여부분 외에 의료소비자의 자율적인 결정에 따라 자신의 부담으로 선택할 수 있는 소위 비급여대상의 의료행위를 함께 제공하고 있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당연지정제가 의료인과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는 근거로 ‘비급여 진료’영역에서 의료소비자와 의료인 간 자율적인 진료계약 체결 및 진료제공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비급여진료비 내역을 정부에 제출하고 정부는 이를 취합하여 공개하게 된다면, 이는 명백한 시장간섭에 해당하고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될 여지가 상당합니다. 

 

2. 타 전문직종과의 형평성 문제
의료와 함께 주요 전문 서비스에 해당하는 법률 서비스영역에서는 이와 비슷한 제도도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유독 의료서비스에 대해서만 관리 및 통제를 강화하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타 전문직종과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타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됩니다. 더군다나 보건의료 영역은 이미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하여 상당수의 의료서비스가 이미 급여화되어 정부의 가격통제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 더해서 비급여진료 영역까지 정부가 가격통제를 하겠다는 것은 과도한 시장개입입니다. 

 

3. 해당 법안은 의료소비자들의 알권리 및 의료선택권 보장과 무관함
정부는 표면적으로 의료소비자들의 알권리 및 의료선택권 보장을 위해 비급여 관리를 강화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의료광고 등으로 인하여 의료소비자들의 알권리와 의료선택권은 충분히 보장되고 있고, 정보화시대에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현저히 개선되어 의료소비자들은 이미 가격과 의료인의 능력, 의료기관의 시설 등 각자 자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는 제공자의 역량과 투입되는 비용, 소비자의 효용이 적절하게 반영되어 그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고, 위 세가지 요소에서 차이가 있다면 가격 차이는 필연적입니다. 시장원리대로 가격이 결정되도록 하여야만 서비스의 가격과 그 가격에 맞는 서비스의 품질이 서로 상응하게 될 것입니다. 

 

4. 정부가 비급여 진료영역에 개입할 명분과 실리가 모두 부재함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4항에서는 비급여대상을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에 대한 치료 등”을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권이나 생존권 등 기본권과 직결되지 않는 진료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개입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급여대상 영역은 질병의 예방이나 건강의 관리, 삶의 질 개선 등과 관련된 서비스로 상당부분 구성되어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의료인과 디지털헬스케어 회사 등 다양한 사업자가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하고자 준비 중인데 정부의 이러한 비급여진료영역에 대한 과도한 개입은 새로운 서비스가 출연할 수 있는 동인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부정적입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요양급여) 
④ 보건복지부장관은 제3항에 따라 요양급여의 기준을 정할 때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에 대한 치료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은 요양급여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항은 요양급여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항(이하 “비급여대상”이라 한다)으로 정할 수 있다.  <개정 2016.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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