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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CCTV와 통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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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31)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수술실에 CCTV 설치 의무화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어 2년간 유예되었다. 성형외과에서 수술 중에 환자를 방치해 발생한 사망사건이 빌미가 되어 만들어진 법안이다. 늘 그렇듯이 모두가 그런 것이 아니고 대다수가 그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전체를 훼손하는 법안들이 만들어지는 것 중에 하나가 될듯하다.

 

어떤 안건이 되었든지 중요한 전제 조건들이 있다. 수술실 CCTV의 목적은 환자를 방치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것을 막는 기능이다. 환자가 의사를 믿지 못하겠으니 의사의 행동을 직접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이 법을 만든 사람들은 의료인으로서 자질이 안 된 사람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수술하는 의사 중에서 그런 나쁜 이들이 얼마나 될 것이며, 또 그런 나쁜 의사라면 CCTV가 있다고 변할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천성은 변하지 않으니 원래 그런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바꾸지 못한다. 보통 수술을 하는 의사들은 자신의 환자에 대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이 법이 환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심지어 위험하다고 필자가 생각하는 것은 이 법의 탄생에 사람이 사람을 수술한다는 전제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술하는 의사가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에 수술방에서는 늘 인간적인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하악골절로 수술을 하는 경우라고 가정해보자. 플레이트를 스크루로 고정하다가 실수로 스크루를 수술 부위에 떨어뜨릴 수도 있다. 수술을 1시간하고 스크루 찾는 데 1시간 걸렸다고 하면 수술 시간은 합이 2시간이 된다. 예전이라면 2시간짜리 수술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끝날 일이었지만, CCTV가 설치되면 ‘1시간 수술에 시술자 실수로 1시간 허비’로 바뀔 수 있다. 수술하는 의사가 멘탈을 지닌 사람이고 사람이 손으로 수술을 하는 이상 언제든지 이와 유사한 인간적인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있다. 따라서 수술은 시술자가 스크루를 떨어트리고 찾는 시간까지를 포함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의료이기 때문이다.

 

의료행위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른다. 그 부작용을 감수하는 것이 의료행위다. 그런데 CCTV 설치 후에 과연 그런 인간적인 실수 부분을 용인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환자나 보호자는 결코 용인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결국 의사들은 실수를 감내하고 하는 것보다 실수를 최대한 피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즉 하악 우각부 골절 수술에서 트로카를 사용하여 피부절개선을 적게 하는 것보다는 비록 흉터가 남더라도 피부 절개를 크게 하여 수술을 쉽게 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는 수술 시간이 길어지면 수술하는 의사 피로도가 증가해 쉬어가면서 해야 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을 숙련가가 하고 간단한 것은 수련의가 하는 등으로 업무가 난이도에 따라 분담되어야 하는데 환자들은 용납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암 수술같이 장시간이 요구되는 수술에서 틈틈이 쉬면서 해야 하지만 CCTV가 있다면 과연 자기 페이스대로 쉴 수 있겠는가. 수술자의 집중력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그 피해는 결국 환자에게 돌아간다.

 

의사들은 총파업 등으로 투쟁을 예고하지만, 지금은 여론이 지배하여 전문가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아니다. 이미 법은 만들어졌고 그것으로 인한 피해가 다양하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시행될 것이다. 일탈한 의사 한 명이 전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건만 모든 의사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법안은 만들어졌고, 그로 인하여 발생할 문제점은 모두 묵인되고 시행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차후에 발생할 부작용은 결국 고스란히 환자 몫이 될 것이 안타깝다. 물론 의사들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수련의가 수술할 수 있는 기회가 축소될 것이고 전문의 배출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감시와 통제가 자유를 이길 수 없었다. 사람은 자유로워야 상상력과 창의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수술을 사람이 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법이 수술인의 손과 정신을 묶는다. 언젠가 임플란트와 교정 혹은 스케일링도 촬영해야 하는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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