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슬픈 36.1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35)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나는 충격적인 사건이 하나 있다. 1982년 4월 발생한 ‘우순경사건’이다. 어느 시골 순경이 무기고에서 총과 수류탄을 탈취해 하룻밤 동안 62명을 무차별적으로 죽인 사건으로, 당시 기네스북에 오른 역대급 사건이었다.

 

그런데 최근 그 절반 정도인 36.1명이 하루에 죽고 있지만 아무도 관심을 두거나 기억하지 않는다. 고의적 자해인 자살이다. 최근 통계청 보고에 의하면 2020년 자살률(인구 10만명당)이 25.7명으로 한번을 제외하고 8년 동안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OECD 평균인 10.9명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한 국가나 사회에서 자살률은 그 조직이 지닌 내부적인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 중에 하나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세대별 자살률이 10대(6.5명), 20대(21.7명), 30대(27.1명), 40대(29.2명), 50대(30.5명), 60대(30.1명), 70대(38.8명), 80세 이상(62.6명)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증가하였다.

 

이는 경제적으로 로드가 많아지는 40~50대와 경제활동을 상실한 세대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중요한 요인으로 유추된다. 남녀 간 성별 차이는 남자(35.5명)가 여자(15.9명)보다 2.2배 높았다. 이 중 10대 성비가 1.0배로 가장 낮으며, 70대가 3.6배로 가장 높았다. 남자가 여자보다 2배 높은 것도 심리적인 요인보다는 경제적인 로드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원인이라 생각된다. 지역에 따라서는 충남(27.9명)이 가장 높고, 세종(18.3명)이 가장 낮았다. 이는 고령자가 충남이 많았고 세종시가 가장 적었던 요인으로 파악된다. 전년과 비교해보면 50대(-8.4%), 60대(-10.7%), 70대(-16.0%)로 40대 이상에서 감소한 반면, 10대(9.4%), 20대(12.8%), 30대(0.7%)로 30대 이하에서는 증가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이 청소년기인 10대와 청년기인 20대에서 증가한 것이다. 10대 증가는 학교 교육 실패와 왕따 등 학교환경이 더 나빠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 경우 학교환경이 변하거나 좋아져야만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0대 청소년들이 처한 환경이 개선되기 위해서 입시일변도 교육이 변해야하고 부모들의 생각이 변해야하기 때문에 요원하고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10대 환경이 쉽게 좋아지기 어려워서 더 이상 증가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20대 청년에서 증가는 취업난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동반된 경우라 생각되고 이 역시 당장 한국 경제 현실이 변하기 어려워 더 나빠지지 않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청년층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개인적 외로움이 우울증을 유발시킨 심리적인 요인도 포함시켰다.

 

발표된 내용 중에서 가장 마음 아픈 것은 사망원인 중 자살 비중이다. 10대(41.1%), 20대(54.4%), 30대(39.4%)로 30대 이하 사망자 2명 중 1명은 자살이었다. 현재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좌절과 절망으로 내몰고 있다는 증거다.

 

최근 화천대유 사건만 보아도 곪고 곪은 우리사회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로 모두 단절되었다. 여기에 국제환경도 나쁘다. 중국은 빠르게 발전해오면서 쌓인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미국은 무한정 풀어낸 양적 완화로 돌아갈 길이 멀다. 중동은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이란, 이라크, 아프간이 있다. 일본은 역시 우경화 일변도로 달리고 있다.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불확실한 세계정세 속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20~30대는 부동산을 영끌로 패닉바잉을 하고 아직도 부동산이 오르고 있다.

 

이미 세상은 우리만으로 사는 세상이 아니다. 이 많은 변수 중에 하나만 변해도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어느 날인가 부동산이 그들이 생각한 것과 달리 떨어지는 순간이 온다면 우리 사회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우리 사회를 지탱해야 할 지금 20~30대가 위기로 몰리게 되기 때문이다. 요즘 40~50대는 팔고 20~30대가 산다고 한다. 세상을 경험한 자들은 팔고 미성숙한 자들은 사고 있다. 지금도 힘든 세대가 더욱 힘들어질까 우려된다.

 

자살률 1위는 지금 우리가 하고있는 행위들에 대해 되돌아봐야 함을 의미한다. 창밖에 가을비가 내린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재테크

더보기

원달러 환율과 인플레이션

연고점을 경신하는 달러원 환율 원달러 환율(달러원 환율 같은 뜻이다)이 연고점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4월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3.2원이었는데, 글을 쓰고 있는 4월 9일은 장중 1,355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천정이 뚫려있는 모양새다. 외환 당국이 방어를 하던 환율 박스권도 돌파된 상황이다. 환율이나 금리 같은 경제지표의 최신 가격을 단순히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과 환율 상승이나 금리 인하의 이유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그리고 올바른 해석을 바탕으로 실제 투자에 적용해 수익을 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매크로 변화의 표면적인 이유를 겉핥기 하거나 뉴스에서 제공되는 뒷북 설명을 뒤따라가기도 바쁜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2023년 초부터 일관되게 원달러 환율 강세를 대비한 달러화 자산의 중요성에 대해 본 칼럼과 유튜브를 통해 강조해왔다. 그리고 실제로 투자에 적용해 작년 초 미국주식, 미국채, 금, 비트코인 등 원화 약세를 헤징할 수 있는 달러화 표기 자산들을 전체 총자산의 80%까지 늘려 편입했으며, 원달러 환율 상승의 리스크 헤지는 물론 추가적인 수익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