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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도시, 그 찰나의 순간 나만의 색으로 담아내다 - 치과의사 & 사진작가 오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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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양주희 기자 / 사진 오한솔 치과의사

 

바야흐로 N잡러 시대다. 여기 치과의사와 사진작가 두 개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오한솔 원장.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함께 사진 속에 담긴 아름다운 도시로 여행을 떠나보자.

 

사진작가 vs 치과의사

세상을 보는 사진가의 시선은 매우 섬세하다. 사진에 담길 가장 아름다운 구성과 비율을 고민하고 표현법을 정한 다음 완벽한 한 장을 위한 셔터를 누른다. 멋진 사진이 나오려면 촬영 렌즈, 미세한 구도의 차이, 촬영 조건 등과 같은 기술적 부분과 함께 그때그때 사진가의 시선을 어디에 머물게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치과 진료 역시 그러하다. 불과 1㎜의 오차만 생겨도 환자는 오랫동안 힘들어진다. 치아의 배열이나 맞물림의 아주 미세한 차이 하나가 환자로 하여금 불편함과 심미적 불만을 느끼게 한다. 이를 더욱 세심하고 정확한 진단으로 해결해주는 것이 치과의사다. 정밀한 계획 하에 진단 및 치료가 이뤄져야 기능성과 심미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그래서 사진과 치의학이 언뜻 생각하기에는 전혀 달라 보이지만, 두 분야 모두 기술과 예술이 만족되어야 최고의 결과물을 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렌즈 너머 피사체가 주는 매력에 빠져들다

대학 졸업을 앞둔 2013년, 친구의 권유로 카메라와 사진에 입문하게 된 그는 처음으로 장만한 카메라를 들고 유럽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광각 렌즈와 삼각대를 이용한 야경 사진을 찍으며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예술, 기술적 요소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이후 만 4년 간의 바쁜 서울 생활 속에서도 놓지 않았던 카메라 속 서울의 야경은 지친 자신과는 정반대의 모습. 그를 제외한 도시의 모든 요소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 보였다. 이때 나만의 색으로 도시의 찰나를 담아내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뉴욕, 도쿄, 상하이와 같은 전 세계 대도시들을 여행하며 찰나의 순간을 담아내는 사진가로 성장하게 된다. 2017년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에서 아침 출근길을 담은 사진으로 금상을 받으며 장노출 촬영은 그만의 시그니처가 된다. 그의 풍경 사진은 그저 장소가 찍혀 있는 것이 아니라 찰나의 기억이 담겨 있다. 그의 표현 기법이 잘 드러난 작품 중 하나인 ‘STAY’는 2019년 중국 상하이가 배경으로, 이 사진을 볼 때면 횡단보도 앞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던 당시의 묘했던 기분, 발맞춰 걸어가던 군인들의 발소리까지 생생히 떠오른다.

 

 

그만의 시그니처, 장노출 기법이란…

3차원의 세상을 2차원 평면에 느린 셔터스피드를 이용한 장노출로 표현하면 3차원의 세상에 시간의 흐름을 더할 수 있다. 자동차의 궤적, 구름의 흐름이 아주 긴 셔터스피드를 통해 하나의 부제나 구도가 형성된다. 장노출 촬영을 위해선 올바른 장비 세팅이 아주 중요한데, 릴리즈나 타이머, 무음 촬영으로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진동마저 없애야 한다. 진동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의 삼각대와 볼 헤드는 기본. 물론 이러한 기법은 전문가용 카메라로 사진 표현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가 뒤따라야하지만, 신묘한 매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사진의 한 장르다. 오한솔 작가는 장노출 기법을 자주 쓰는데, 단순히 정지된 모습을 표현하는 사진과 달리 피사체의 모습이 사라지지 않은 채 역동적이며 시간의 흐름 표현이 가능한 1/10초, 1/2초 정도의 셔터스피드를 종종 사용한다.

 

여행과 사진, 그곳의 기억과 설렘을 재현하는 것

낯선 도시로의 여행은 새로움의 연속이고 이를 카메라에 기록하는 일은 설레는 순간이다. 작품 속에 담긴 도시 풍경 중 가장 인상깊었던 2018년 1월의 뉴욕도 마찬가지다. 허드슨 강 동쪽에서 매일 아침 맨해튼의 스카이라인과 일출을 담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 나갔던 그때를 떠올리면 여전히 벅차다. 그레이와 브라운 톤으로 가득한 도심 속을 분주히 지나가던 옐로 캡은 인상적이었고, 나만의 주제와 시선을 찾아가는 모든 과정은 즐거웠다.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오늘의 그를 만들다

여행 사진은 촬영지에 대한 사전 조사가 매우 중요하다. 일례로 뉴욕행 비행기에서 촬영한 “Prelude”는 알래스카 부근 고위도 지역을 야간 비행 중 지나는 것을 알았고, 더불어 높은 오로라 지수라는 행운이 더해져 얻은 결과다. 샌프란시스코의 깎아지른 언덕을 담은 “The only way to feel SF”는 정확히 어디에서 빨간 아스팔트 포장과 함께 트램과 도시를 동시에 내려볼 수 있을지 로드 뷰를 통해 꼼꼼히 확인한 뒤 여행을 떠난 것이다. 이렇듯 어느 하나도 그는 허투루 접근하는 법이 없다. 카메라에 담기는 그 순간의 기억이 늘 다르기 때문에 항상 철저히 준비한다. 그래서 서울과 부산 등 국내 대도시를 여행하며 개인 작업을 계획하고 있는 그가 그려내는 대한민국의 매력이 궁금해진다.

 

“도시가 만들어내는 선과 빛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해서 때로는 번잡하기도 때로는 차분한 우리나라 도시의 매력을 표현해보고 싶어요. ‘따뜻한 치과의사, 실력 있는 치과의사’로도, 찰나의 순간을 저만의 색으로 표현하는 사진가로 즐겁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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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춤과 항룡유회(亢龍有悔)
지난해 여름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촬영된 사진 하나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정상 직전에서 많은 인파로 병목현상이 발생하여 몇백 명이 대기하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사진이다. 이 사진에는 ‘영혼의 산’이란 이름의 히말라야가 주는 영감도 세계 최고봉 등정이라는 감동도 없었다. 등반 상업주의가 자연을 파괴한다는 느낌마저 주는 사진이었다. 고산 등반규칙을 어긴 대가는 혹독하여 등반시간 지연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말이 있다. “너무 높이 오른 용은 후회를 남긴다” 공자는 너무 높이 오르지 말고, 올랐다면 극히 삼가고 조심스러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하였다. 등산에서 오른다는 것은 반드시 내려와야 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정상에 오르는 것으로 끝이 아니고 내려오는 하산의 시작이 된다. 모든 등반에서 가장 위험한 때가 하산할 때이다. 어떤 등반 전문가는 위험을 감지하고 정상을 목전에 100m를 두고도 하산했다고 한다. 그가 진정한 전문가이다. 수술이 아무리 잘되어도 환자가 숨을 쉬지 않으면 실패한 수술이다. 멈출 때를 알고 실행하면 진정한 프로다. 정상 직전에 멈추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지녀야 가능하다. 무리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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