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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0.5㎜와 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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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56)

울진·강원 산불이 213시간 만에 역대 최장 시간이란 기록을 남기고 0.5㎜ 내린 봄비로 완전히 진화되었다. 8.5일 동안 밤낮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던 중에 하늘에서 조금 내린 봄비 하나로 정리되었다. 자연의 위대함과 하늘의 힘을 알게 한다. 위대한 자연과 하늘의 위엄을 모르는 어리석은 인간이 산불을 고의로 내어 온갖 소동을 일으켰고, 하늘이 조용한 봄비 하나로 진화시켰다. 0.5㎜ 봄비는 어리석은 인간들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말없이 보여주었다.

 

지난 반년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선투표가 0.73%라는 초박빙 결과로 끝났다. 24만표 차이다. 이 숫자 속에는 한 가지 숨은 의미가 있다. 이번 대선은 여 아니면 야인 제로섬 게임과 같았다. 어느 한 편에서 한 표가 줄면 반대편은 한 표가 증가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한 표가 두 표의 효과로 나타난다. 즉 24만표는 실제로는 12만명의 마음으로 바꿀 수 있었다. 결국 0.36% 민심으로 결정되었다. 초초박빙이었다. 예부터 ‘민심은 천심’이라 하였다. 천심이 움직여 0.36%로 당락을 결정하였다. 이 역시 0.5㎜의 봄비처럼 하늘이 위정자들에게 보여주었다. 당선된 자나 탈락한 자나 모두 하늘인 민심을 두려워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다.

 

물론 필자 생각이 상당히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이며 비논리적일 수 있다. 사실 논리적인 면에서 본다면 우연을 필연이라 생각하는 것부터가 오류의 시작이다. 과학은 우연이 아무리 반복되어도 우연은 우연일 뿐이다. 하지만 사람 마음과 인식은 과학으로 해석하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이 많다. 마음과 인식은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으로 인식하기 쉽다. 과학적으로 건조한 기간에 산불이 발생하는 것이고, 봄이 되면서 기단이 변하여 비가 내린 것뿐이다. 단지 비가 내릴 때 산불이 나 있던 것뿐이다. 그러나 비과학적인 인식은 과학적인 우연의 연속보다는 필연적 하늘 움직임 즉 천심(天心)이라고 지각할 수 있다. 지극히 비과학적이지만 전통적으로 종교적 성향이 강한 한민족의 피가 흐르는 필자 또한 그렇게 인식하는 것이 어쩌면 더 자연스러운지도 모른다.

 

역사 속에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본이 된 동학의 근본인 ‘인내천(인간이 하늘이다)’ 사상은 한민족 모두의 내면에 도도하게 흐르는 근간이다. 인내천사상은 수 천 년 악습으로 내려오던 신분사회에 대한 인식을 뒤바꾸었다. 우리 선조들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으로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렸고, 128년이 지난 지금 후손인 우리는 0.36% 민심으로 강력하게 민중의 힘을 위정자들에게 보여주며 경종을 울렸다. 0.73%라는 숫자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128년 동안 불의와 싸워온 수없이 많은 노력의 결과다. 전 국민이 일부러 기획하고 시도하여도 만들어내기 힘든 결과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기사 중에 “민중과 싸우는 국가는 승리하기 힘들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임진왜란 때 사무라이만 전쟁을 하는 일본 군부는 조선의 평민과 노비 심지어 승병, 아녀자까지 돌을 던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여 침략에 실패하였다. 조선 군대는 힘이 없었으나 조선 민중의 저항은 넘을 수 없었다. 이같이 깊은 역사성을 지닌 한국 민주주의 근간이 만들어낸 결과가 0.73%이다.

 

일부 비평가들은 지역주의라는 표현으로 비하하지만, 그 이전에 도도하게 흐르는 한민족이 지닌 민주사상이 만들어낸 멋진 결과다. 일부는 이분법 논리로 여론분열이란 표현으로 비하도 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은 균형 잡힌 중도다. 중도란 포용이며 객관이고 형평성이고 민주주의 사상적 근간이다. 인간의 온갖 노력으로도 잡기 어려웠던 산불을 불과 0.5㎜ 봄비가 한 번에 진화하듯이 0.73% 민심이 위정자들에게 교만하지 말고 자숙하며 정의로워야 한다는 경종을 울리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하는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하늘의 옳고 그름은 인간적 이기심과는 다르다. 인간은 정의와 순리를 따라야만 천심에 어긋나지 않는다.

 

글을 쓰는 지금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50만을 넘었다는 속보가 보인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봄비로 산불이 진화되듯이 코로나도 한 번에 사라지기를 하늘에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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