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5 (화)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엉터리 판결과 중도 사이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61)

어린 시절 누구나 들어봤을 황희 정승의 ‘엉터리 판결’을 처음 들었을 땐 그저 옛날이야기였다. 어느 날 남녀 하인 둘이 다투다가 황희에게 판단해달라고 하였다. 우선 여자 하인 말을 듣고는 “네 말이 옳구나”고 답했다. 이에 남자 하인이 하소연하자 그때도 똑같이 대답했다. 이 모습을 안방에서 지켜보던 부인이 “어떻게 이쪽저쪽이 다 옳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황희는 “당신 말도 옳소”라고 답했다. 이런 그의 태도와 정신세계가 18년 정승을 할 수 있게 했고 지금까지 역사에 명재상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했다고 생각된다.

 

예전엔 그의 판결이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부족하고 기회주의적인 선택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필자가 그의 나이가 되어보니 3명을 모두 옳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굉장히 큰 용기가 필요하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지하지 않은 쪽으로부터의 공격은 피할 수 있지만, 소속과 지지 세력을 잃을 수 있다. 또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부족한 지도자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튀어야 사는 환경에는 더욱 그렇고 심지어 극단의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그렇다. 우선 정치 집단들이 대표적이다. 최근 정치권 모습을 보면 ‘검수완박’, ‘내로남불’ 등 수많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마치 안 되면 자신들이 종말을 맞이할 정도로 극단으로 흐르고 있다. 국가들도 국익이라는 포장 아래서 극단적으로 흐르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영향인지 개인들도 자신만 뒤처진다는 집단 불안감으로 영끌을 통하여 무리하게 집을 구매하였고 미친 듯이 집값을 올려놓았다. 역시 극단으로 치달은 모습이다.

 

하지만 극단은 다시 회귀하는 것이 자연법칙이다. 달도 차면 기울고 여름이 가면 겨울이 온다. 동양철학에서는 ‘양이 극에 이르면 일음이 생하고 음이 극에 이르면 일양이 생한다’고 하였다. 간단히 설명하면 등산을 하며 정상에 오르면 더이상 오르지 못하고 내려가는 것이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모든 고행을 다 해본 석가모니는 고행을 버리고 중도를 택하며 깨달음을 이루고 조현을 이야기하였다. 조현이란 거문고 줄을 조절한다는 뜻으로 너무 느슨해도 소리가 나지 않고 너무 빡빡해도 소리가 나쁘기 때문에 적당한 정도가 가장 좋은 소리를 낸다는 의미다.

 

이런 중도를 도인이니 수행자가 아니면 황희처럼 사회생활에 접목하여 살기는 쉽지 않다. 그런 삶을 살았던 그의 위대함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과연 우리가 치과에서 직원 간에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황희와 같은 중도적 판단으로 결정을 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우선 우유부단하고 결단력 없은 원장이라고 비난받을 가능성이 크고 또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쪽의 주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반대 입장의 직원은 분쟁에서 패배하고 미움과 원망을 안고 떠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전에 부모님과 시장에 가면 선친께서는 “싸고 좋은 것을 주세요”라고 말하곤 하셨다. 이때마다 어머니는 “싸고 좋은 것은 없습니다. 싸면 나쁘고 좋으면 비싸지요”라고 말하셨다. 두 분 말씀은 모두 맞다. 아버지는 싼 것이지만 가성비 대비 좋은 것을 의미하는 생각의 중도를 말씀하였고, 어머니는 가격도 중간이며 성능도 중간 정도인 현실의 중도를 말씀하셨다. 늘 생각의 중도와 현실의 중도는 대립하는 것처럼 보인다.

 

생각의 중도는 이상적인 반면, 현실의 중도는 실현 불가능하거나 어정쩡한 타협 정도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처럼 타인에게 개성이 있거나 강하게 보여야만 하는 사람들은 현실의 중도를 선택하기 어렵다. 타인의 기억 속에 살아남기 위하여 중도를 포기하고 극단을 선택하기 쉽다. 최근 들려오는 모든 뉴스거리들이 가평 계곡사건처럼 극단의 극단을 넘고 있다. 현실 속에서 한 번 극단의 선택을 하면,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연결되어 계속 벼랑 끝 선택을 하게 되고 결국엔 파국을 맞게 되는 것이 자연법칙이다. 극단을 피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중도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그 결과로 편한 마음을 얻는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7월,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전략

2025년 7월 3일,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새로운 투자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역대급의 V자 반등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거나 자산배분을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시점이다. 자산배분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전략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위험자산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산배분을 어떻게 시작할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칼럼에서는 2025년 7월의 금리 사이클과 현재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음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하는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포트폴리오의 목표 비중을 설정하는 일이다. 이는 금리 사이클의 흐름을 이해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과거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 사이 비중을 축소하고, 이후 2020년 4월부터 하반기까지 다시 비중을 확대해 코로나19 위기 상황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