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5 (수)

  • 구름많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30.4℃
  • 구름많음서울 26.3℃
  • 흐림대전 29.4℃
  • 구름조금대구 33.2℃
  • 맑음울산 26.6℃
  • 구름많음광주 29.6℃
  • 맑음부산 23.0℃
  • 구름많음고창 24.1℃
  • 구름조금제주 24.5℃
  • 구름많음강화 19.7℃
  • 구름많음보은 26.4℃
  • 흐림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7.9℃
  • 구름조금경주시 33.1℃
  • 맑음거제 23.6℃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원하는 것과 얻을 수 있는 것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62)

젊은 외국인 여성 환자가 한국인 남편과 내원했다. 비영어권이었고 무슨 연유가 있는지 모르지만 남편도 간단한 소통이 어려워 구글 전용 앱으로 대화를 진행했다. 환자는 본국에서 1년 전에 교정치료를 시작했고 한국서 계속 치료받고 싶다고 했다. 일단 구강을 살펴보니 비발치로 진행되었으며, 전치는 배열되었으나 순측 경사되어 오버젯이 있었고, 좌측 구치부에 반대교합이 있었다. 통역이 없어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으나 겨우 통역앱을 통해 환자가 상악 전치 두 개가 측절치와 같은 위치로 들어가길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필자 경험으로 보면 환자는 골격성 2급형 얼굴에서 비발치로 치료해 입이 돌출돼 보이는 것이 싫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확실한 소통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뭐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결국 병원 국제통역부 지원을 받기로 하고 통역 예약이 가능한 날짜를 잡고 돌아갔다. 발치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발치로 진행하면 전치부가 순측 경사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골격성 2급 얼굴에서 입이 돌출돼 보일 수 있는 것도 당연하다. 물론 담당의는 발치와 비발치의 장단점을 설명해주었을 것이고, 선택은 본인이나 부모님이 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의 만족도는 점점 떨어지고 심지어는 환자와 분쟁이 생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입이 들어가는 것과 비발치라는 상반된 두 마리 토끼를 다잡는 것은 모순이다. 통상 비발치는 잡지만 돌출입이 개선되지 않는 토끼는 놓친다. 이런 경우라면 필자는 언제든지 발치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치료를 시작하고 환자가 요구하면 바로 발치를 시행해 분쟁을 차단한다. 하지만 이 외국인 환자는 본인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필자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필자 또한 그녀에게 해결하여 줄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을 전달할 수 없었다. 차후에 통역이 동반되어 온다면 필자는 우선 비발치로 인한 치아의 순측 경사를 이해시켜야하고, 본인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구치부 반대교합을 설명해야하고, 입이 나와 보이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발치가 필요한 것까지 설명해야한다. 그나마 처음 치료계획을 세우고 치료를 시작한 의사가 한국 사람이 아니라서 말하기 좀 편한 것은 다행이다.

 

입이 들어가길 원하면서도 발치하지 않으려는 환자는 종종 있다. 이런 경우에 필자는 “공부하지 않고 놀면서 시험을 잘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뭔가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뭔가는 포기해야하는 것이 세상 이치가 아닌가요? 시험을 잘 보려면 노는 것을 포기해야하고, 노는 것을 선택하면 시험을 포기하면 됩니다. 둘 다를 얻으려면 두 개 모두 어정쩡해지기 쉽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안면 비대칭이나 골격성 3급 환자들처럼 뚜렷한 목표를 지닌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환자는 선택 장애를 호소한다. 골격성 환자들은 소통이 수월하고 이해도가 높다. 환자들 자신이 평생 해결하고 싶었던 것이 있어서 많은 고민과 해결 방법을 모색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조금만 개선하길 원하는 환자는 만족시키기 어렵다. 약간의 변화는 그리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앞에서 언급한 외국인 환자처럼 환자가 인식하는 것과 의사가 인식하는 것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도 치료 후에 환자가 만족하기 어렵다.

 

치료 후에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인테리어를 하는 것과 같다. 치과 인테리어를 하다보면 미리 계획하고 진행하지만 때때로 색깔이 마음에 안 들거나 동선이 겹치는 등으로 뜯어내고 다시하거나 색을 다시 칠하는 경우도 있고 조명을 바꾸거나 벽을 통째로 없애는 경우도 있다. 인테리어를 해보면 언제나 처음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20여년 인테리어를 해보고 생긴 노하우는 끝날 때까지 절대로 처음 세운 계획을 바꾸지 않는 것이다. 중간에 계획을 절대로 바꾸지 않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환자들은 그리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고 높은 만큼 실망도 클 수 있다.

 

환자의 기대치를 현실에 맞게 낮추는 것도 치과의사의 역할이다. 환자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기대치를 낮출 수 있다면 진정한 프로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들은 적이 없다”
실장님이 교정과로 접수된 환자 불만을 응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오전에 진료받은 환자 어머니가 전화해 추가 비용에 대해 들어본 적 없는데 갑자기 덤터기를 썼다는 내용이었다. 개원의 시절에 종종 겪던 일이었지만 수가표에 따라 수납하는 대학병원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었다. 개원의 때는 환자에게 비용을 설명하고 모두 서명을 받았지만, 대학병원에 근무하고부터는 설명하면서 차트에 적어놓고 따로 서명을 받지 않았다. 내원 당시 환자에게 설명했었다는 차트를 보내주니 “차트는 병원에서 기록한 것이니 믿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장시간 대화 끝에 환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을 여러 번 사과하고 마무리했다는 실장님은 지친 모습으로, 앞으로는 서명을 받는 방법을 강구해야겠다고 했다. 이 말을 들으면서 또 시작되었다고 생각했다. 2008년 리먼사태가 터지고 이와 유사한 환자 불만이 증가했던 경험이 있다. 사회 전반의 경제 사정이 매우 어려워지면서 비용으로 인한 불만이 증가하면서 비용설명서를 만들고 서명을 받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차팅은 네가 한 것’이란 말은 본인도 알고는 있지만, 객관성을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을 고수해야 할 만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


법률칼럼

더보기

[법률칼럼] 의사의 설명의무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세종의 하태헌, 이정은 변호사입니다. 이번 호부터 독자 여러분들이 잘 알고있는 의사의 ‘설명의무’에 대하여 몇 차례에 걸쳐 다뤄보려 합니다. 이번 호는 그 첫 번째로서, 설명의무란 무엇인지, 설명의무를 위반할 경우 어떠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설명의무란 의사와 환자 간에 적정한 신뢰관계가 구축되려면, 환자가 자신에게 시행되는 의료행위에 대하여 이해하고 동의하는 의사소통이 필요합니다. 환자는 자신의 현재 상태와 자신에게 행해질 의료행위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대해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춰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알고 그에 기초하여 진료를 받을지 여부를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행위에 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하는데, ‘의사의 설명의무’란 바로 이러한 과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특히 의료는 그 특성상 신체에 대한 침습을 수반하고 있으므로, 환자로부터 이에 대한 ‘승낙’을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의사의 설명의무란 의사-환자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요즘은 과거와 달리 의사-환자 간 관계를 진료서비스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