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수)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2분 기다림의 의미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63)

출근길에 지하 3층 주차장으로 가는 도중이었다. 지하 2층에서 3층으로 내려가는 코너에 SUV 차량 한 대가 주차돼 지하로 내려가는 회전을 방해하고 있었다. 코너를 돌지 못하고 6m 정도 떨어져서 기다리는데 1분 이상 지나도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 자세히 보니 주인이 차를 세워 놓고 먼지떨이개로 차를 닦고 있었다. 비상 깜빡이를 켜서 신호를 주어도 힐끗 쳐다보고는 할 일을 마저 다 할 듯이 조금 더 닦고 트렁크에 물건을 넣고는 천천히 걸어서 차를 몰고 그냥 가버렸다.

 

필자는 최소한 미안하다는 고개 인사나 손인사 혹은 비상 깜빡이, 아니면 빨리 움직이는 모습 등을 기대했는데 아무런 표시도 없이 그냥 재수 없다는 느낌으로 횅하니 가버렸다. 황당하면서 뱃속 저 밑에서 욕이 올라왔다. 순간 저런 사람들로 감정을 소모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털어버렸다. 주차공간이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입구를 막고 있을 정도로 배려와 상식이 없는 사람에게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혹자는 크락션을 울리거나 근육맨이라면 내려서 한마디를 해주었을 수도 있을 상황이었지만, 필자는 굳이 더 이상의 인연을 맺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그가 내 출근길을 방해한 것도 무슨 인연이 있었을 것이다. 그의 역할은 나의 출근길 시간을 2분 정도 방해하는 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따지거나 어필을 한다고 해서 공감할 사람도 아니다. 뭔가를 더 행하면 새로운 인연이 생긴다. 시작이 나쁘니 결과가 좋게 끝날 가능성은 0%이다.

 

이런 경우에 필자는 영화 ‘사랑과 영혼(Gost)’을 생각해본다.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귀신은 악당으로부터 여자 주인공을 보호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노력을 한다. 육체가 없는 영혼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겨우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이처럼 종교적인 천사나 신장 혹은 조상님들이 필자를 돕기 위하여 2분간 지체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을 전환시켜 본다. 가끔 뉴스에 지각해서 비행기를 놓치고 살아남았거나 건물 붕괴 직전에 나오거나 들어가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한다.

 

이와 유사하게 종교적인 신이 가피를 주기 위해 2분의 변화를 주었다고 생각을 하면 억울함과 분노가 한 번에 사라지고 감사한 마음으로 바뀐다. 2분 기다림이 삶에 어떠한 변화도 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다리는 2분이 만들어내는 분노의 본질을 파악해보면 자기애다. 본인의 소중한 시간을 누군가로부터 방해받은 것에 대한 분노이며 이기적 자기애에서 시작한다. 이것은 보편적인 사회 정의에서 시작하는 불의에 대한 분노와는 다르다. 아기에게서 장난감을 빼앗을 때 보이는 분노처럼 일차원적이고 본능적인 자기중심적이다. 이성을 기반으로 한 불의에 대한 분노와는 다르게 감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 감정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조그만 자극에도 분노가 제어되지 않고 폭발하기 쉽다.

 

최근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폭력사건이나 살인사건을 보면 유아적인 자기애적 분노가 제어되지 않고 분출되며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사회적 분위기가 극단으로 치닫다 보니 개인적 성향에도 영향을 강하게 끼쳤다. 천안 노래방 사건도 우연히 노래방 화장실에서 마주치며 시비가 붙어서 2명이나 사망한 사건이다. 사회 전반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충동적 분노조절장애 모습이다. 치과 외래에서도 예약 시간에서 조금 늦어지면 참지 못하고 바로 컴플레인을 하는 경향이 예전에 비해 좀 더 많아졌다.

 

심지어 치료시간도 환자 자신의 일정에 맞춰 짧게 해달라는 주문까지 하는 경우도 늘었다. 환자의식 속에서 이미 의료는 서비스의 일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백화점에서 구매하듯이 소비자가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의료인의 입장에서는 슬프지만, 의료를 서비스로 빠르게 의식 전환시킨 당사자가 의료인 자신들이기 때문에 할 말은 없다.

 

2분을 기다리는 것이 힘들기보다 무시당했다는 피해의식이 분노를 유발시킨다. 우연히 발생한 2분 변수를 ‘신의 가피’라고 생각을 전환하면 하루를 축복 속에서 살 수 있다. 한 생각이 운명을 바꾸는 힘이 있다. 다만 모를 뿐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우울과 불안의 관계
우울과 불안은 현대인 심리적 고통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물론 개개인으로 접근하면 성격에 따라 나타나는 형태와 민감도의 차이는 있으나 양상은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과거에 대한 집착은 우울을 만들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불안을 만들어낸다고 알고 있다. 우울과 불안과의 관계에서 불안은 늘 우울을 유도하기 때문에 우울 속에 불안이 포함되는 관계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우울과 불안을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파악한다. 인류가 탄생하고 좀 더 많이 우울하고 불안한 자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 성향이 결국 DNA 속에 내재되었다. 인체가 감염되면 염증유전자가 발현되며 면역체계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기분저하 유발 시스템이 가동된다. 우울모드로 진입되면 외부 활동을 중지하고 에너지 비축으로 회복에 집중하는 효과가 있다. 우울한 모습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고 도움을 받는 데 유리했다. 개인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의 집중력을 높이고 위험 회피나 환경 적응에 도움이 되어 생존가능성을 높였다. 불안은 사회적 민감성을 높여서 집단 내에서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 신경계를 활성화하여 집

재테크

더보기

이스라엘-이란 분쟁 속 2025년 6월 원달러 환율 시황과 전망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적으로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 또한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가와 달러인덱스의 움직임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으며, 환율의 향후 방향성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이 칼럼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흐름을 글로벌 금리 사이클과 프랙탈 분석을 바탕으로 전망하고, 투자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2025년 6월 18일 현재 글로벌 경제는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후반부를 지나고 있다. 본격적인 경제위기 국면(C)의 진입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환율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필자의 지난 분석에 따르면, 경제위기 국면(C)의 시작은 2025년 4분기(10월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시기가 다가올수록 환율의 상승 압력도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과거의 금리 사이클과 환율 움직임을 분석해보면, 환율은 대개 경제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에 급등하면서 이전 고점을 돌파하는 패턴을 반복적으로 나타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지난 두 달간 꾸준한 하락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