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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골프사건으로 본 형법상 ‘업무과실치상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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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하태헌·이정은 변호사의 법률칼럼-40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세종의 하태헌, 이정은 변호사입니다. 이번호에서는 골프를 좋아하는 분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대법원 판결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형법 제268조).

 

그런데 이 사건은 골프 경기보조원(캐디)인 피고인이 경기 도중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참가자들에게 안전수칙에 따라 경기를 하도록 주의를 주지 않은 점 및 경기자들이 친 공이 서로 가까운 곳에 떨어져 다음 샷이 준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한 경기운영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즉 업무상 과실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 사안입니다. 

 

■ 관계법령 

형 법

제268조(업무상과실ㆍ중과실 치사상)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사실관계
골프장에서 피해자, A, B, C는 경기참가자로서, 피고인은 경기보조원(캐디)으로서 골프경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8번 홀에 이르러 A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 전기자동차 통행로 바깥쪽에, 피해자와 B의 티샷은 A의 공 약 40m 전방에, C의 티샷은 페어웨이 오른쪽 전방 벙커에 각 떨어진 상황이었습니다.

 

피고인은 두 번째 샷을 위해 피해자와 B를 전기자동차에 태워 이동하다가 A의 공을 지난 지점에 정차함으로써 피해자가 A의 앞쪽에 위치하도록 하였고, 걸어서 이동해 온 A에게는 그의 공을 찾아 페어웨이 안쪽으로 놓아준 후 골프채를 건네 준 다음, 곧바로 C가 공을 찾고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그런데 경기보조원인 피고인으로서는 골프경기 중 공에 맞는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으므로 타구 진행방향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 사람으로 하여금 안전한 위치로 이동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더욱이 A의 전방에 피해자가 위치한다는 사실을 피고인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A의 타구 진행방향에서 벗어나 안전한 곳에 있도록 하거나 A에게는 피해자가 안전한 위치로 갈 때까지 두 번째 샷을 하지 말도록 주의를 줄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전기자동차에 태운 피해자를 A의 앞쪽에서 하차하도록 정차시켰을 뿐 아니라, A의 공을 찾아준 후에는 피해자나 A에게 예상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성에 관한 주의를 촉구하는 등 안전한 경기운영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와 같은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피해자는 약 43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안와하벽 및 내벽의 골절, 실명 등의 상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 법원의 판단 
위와 같은 사안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경기보조원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업무상과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22. 9. 1. 선고 2021노403 판결). 피고인은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습니다만, 대법원 역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업무상과실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2도11950 판결)

 

우선 대법원은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업무’란 사람의 사회생활면에서 하나의 지위로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로, 수행하는 직무 자체가 위험성을 갖기 때문에 안전배려를 의무의 내용으로 하는 경우는 물론 사람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하는 것을 의무의 내용으로 하는 업무도 포함한다(대법원 1988. 10. 11. 선고 88도1273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도3493 판결 등 참조)”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어서 “골프와 같은 개인 운동경기에서, 경기에 참가하는 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다칠 수도 있으므로 경기규칙을 준수하고 주위를 살펴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940 판결 등 참조), 경기보조원은 그 업무의 내용상 기본적으로는 골프채의 운반·이동·취급 및 경기에 관한 조언 등으로 골프경기 참가자를 돕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아울러 경기 진행 도중 위와 같이 경기 참가자의 행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해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을 고려해 예상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경기 참가자들의 안전을 배려하고 그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면서, 본 사건에서 경기보조원인 피고인은 경기보조원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 하지 않은 업무상과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시사점 
더불어 대법원은 2010. 7. 22. 선고 2010도1911 판결에서, ‘골프 카트’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의 업무상 주의의무에 대하여도, “골프 카트는 안전벨트나 골프 카트 좌우에 문 등이 없고 개방되어 있어 승객이 떨어져 사고를 당할 위험이 커, 골프 카트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는 골프 카트 출발 전에는 승객들에게 안전 손잡이를 잡도록 고지하고 승객이 안전 손잡이를 잡은 것을 확인하고 출발하여야 하고,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하는 경우에도 골프 카트의 좌우가 개방되어 있어 승객들이 떨어져서 다칠 우려가 있으므로 충분히 서행하면서 안전하게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골프장의 경기보조원인 피고인이 골프 카트에 피해자 등 승객들을 태우고 진행하기 전에 안전 손잡이를 잡도록 고지하지도 않고, 또한 승객들이 안전 손잡이를 잡았는지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만연히 출발하였으며, 각도 70°가 넘는 우로 굽은 길을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않고 급하게 우회전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골프 카트에서 떨어지게 하여 두개골골절, 지주막하출혈 등의 상해를 입게 한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금고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기도 하였습니다.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의사, 치과의사 등 의료인이 진료 중 의료인으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환자에게 사망 또는 상해 등의 결과가 나타났을 때에도 문제가 됩니다. 최근 발치 수술 과정에서 로우스피드 핸드피스에 연결된 스트레이트 버(Low speed straight bur)를 제대로 조작하지 못한 과실로 피해자에게 치료 일수를 알 수 없는 우측 아랫입술 부위의 반흔(치과 도구에 의한 화상 후 생긴 함몰된 반흔으로 6개월 후 반흔 교정술이 필요함) 등의 상해를 입게 한 치과의사에 대하여 벌금형이 선고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수행하는 직무 자체가 위험성을 갖기 때문에 안전배려를 의무의 내용으로 하는 경우는 물론 사람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하는 것을 의무의 내용으로 하는 업무의 종사자로서는 그 업무의 내용에 따른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앞서 소개한 사례는 경기보조원의 과실이 인정된 사례이지만 골프 경기자들 역시 자신과 동반자의 안전을 위하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경기자의 과실 역시 상당 부분 반영될 수밖에 없으며, 한 번 상해가 발생하면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봄이 오면 다시 골프 시즌이 시작될 텐데, 골프를 즐기는 독자분들 모두 위와 같은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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