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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실사 시 ‘확인서’에 유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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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하태헌·이정은 변호사의 법률칼럼-46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세종의 하태헌, 이정은 변호사입니다. 

 

이번호에서는 간호조무사의 채혈행위도 의료법상 무면허의료행위인지가 쟁점이 된 최근 사례에 대해 소개해드리면서, 현지조사, 현장조사 등 행정조사 과정에서 작성하게 되는 ‘확인서’ 작성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 관계법령 

의  료  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⑤ 누구든지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면허 사항 외의 의료행위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 사실관계
원고는 C의원을 개설·운영하고 있는 의사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새올전자민원창구 민원상담에 ‘C의원에서 갱년기 검사를 받으려고 내원하였으나 의사가 아닌 부원장이라는 직원이 상담과 피검사를 하였다’는 내용의 민원이 접수되었습니다. 

 

피고 구청장은 위와 같은 민원접수에 따라 조사에 착수하였고, 원고의 확인서 등을 통하여 원고가 수술 중이어서 갱년기 검사를 받으러 온 환자에 대한 채혈행위를 간호조무사가 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가 갱년기 검사를 원하는 환자의 상태를 직접 살피고 검사시행에 관해 결정하여야 하나, 수술중이라는 이유로 환자 상담을 상담실장(간호조무사)에게 지시하고 혈액검사를 진행하도록 하여 상담실장에게 무면허의료행위를 하게 하였다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원고를 고발하였고, 검사는 원고의 위와 같은 의료법위반행위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습니다. 

 

피고는 이후 사전통지절차를 거쳐 C의원의 개설자인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의료행위가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한 무면허의료행위교사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1.5개월의 처분을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러한 업무정지처분에 대하여, 간호조무사는 의사의 지도하에 환자의 요양을 위한 간호와 진료의 보조를 수행할 수 있고, 위와 같은 채혈행위는 의사인 원고의 지도·감독 아래 이루어진 진료 보조행위이므로,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업무정지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 법원의 판단(부산지방법원 2023. 2. 2. 선고 2020구합25893 판결)
제1심 법원은 “의료법 제80조의2에 의하면 간호조무사는 의료인이 아님에도 간호보조와 진료보조의 업무에 종사할 수 있는데, 이때 말하는 진료의 보조는 어디까지나 의사가 주체가 되어 진료행위를 함에 있어서 그의 지시에 따라 종속적인 지위에서 조력을 하는 것을 가리키므로, 의사가 환자를 전혀 진찰하지 않은 상태에서 간호조무사가 단독으로 진료행위를 하는 것은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0도1444 판결 등 참조)”고 보면서, “한편,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가 ‘진료의 보조’를 함에 있어서는 모든 행위 하나하나마다 항상 의사가 현장에 입회하여 일일이 지도·감독하여야 한다고 할 수는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가 진료의 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하는 것으로 족한 경우도 있으나, 여기에 해당하는 보조행위인지 여부는 보조행위의 유형에 따라 일률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있어서 그 행위의 객관적인 특성상 위험이 따르거나 부작용 혹은 후유증이 있을 수 있는지, 당시의 환자 상태가 어떠한지, 간호사의 자질과 숙련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1도3667 판결 등 참조)”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위 법리에 비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① C의원에서 이뤄진 간호조무사의 채혈행위는 의사인 원고가 환자를 대면 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 명확한 점 ②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진료의 보조’는 의사가 주체가 되어 진료행위를 할 때 그의 지시에 따라 종속적인 지위에서 조력하는 것을 가리키므로, 원고가 환자를 전혀 진찰하지 않은 상태에서 간호조무사가 단독으로 채혈행위를 하는 것은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이 환자는 당시 C의원에 처음으로 방문한 것이므로, 달리 원고나 해당 간호조무사가 과거부터 이 환자를 오랜 기간 진료하여 환자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는 점 ④ 채혈행위는 통상 진료 등에 수반하여 대상자 신체 부위의 이상 유무 내지 건강상태를 의학적으로 확인·판단하기 위하여 이뤄지는 것으로,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를 목적으로 행하여지고, 이러한 채혈행위는 주사기를 이용하여 침습적인 방법으로 행하여지며, 경우에 따라 감염이 생기거나 혈관 또는 피부조직이 손상되는 등 인체의 생명 또는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가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는 점에서, 체온 측정 등과 같이 별다른 전문지식이나 의료기술이 없더라도 대상자의 신체에 아무런 손상을 입히지 않고 행할 수 있는 행위와 구분되는 점, 즉, 채혈행위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고도의 숙련도가 필요한 행위로서, 설령 그것이 검사나 질병 진단 등을 위한 부수적인 목적에서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환자를 전혀 대면하지도 않은 채 지시만으로 가능한 업무라고 볼 수는 없는 점 ⑤ 원고는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에 관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하였으나, 헌법재판소는 원고의 심판청구를 기각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였을 때, 원고의 업무정지처분취소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결하였습니다(위 판결은 원고의 항소로 항소심 진행 예정 중입니다).

 

■ 시사점 
위 사례는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위와 같은 상황에서 이뤄진 간호조무사의 채혈행위가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단정적인 언급이 어렵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유사한 사례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원고가 조사기관에 작성하여 준 ‘확인서’가 등장합니다.

 

흔히 보건복지부나 건강보험공단 등 행정기관은 의료기관을 상대로 현지조사, 현지확인 등의 행정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위법사항을 발견하게 되면, 의료기관개설자 및 해당 의료기관의 직원들로부터 위법행위를 한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확인서는 추후 형사재판과 행정재판에서 중요한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 역시 “행정관청이 현지 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조사의 상대방으로부터 구체적인 위반 사실에 대하여 이를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 받았다면, 그 확인서가 작성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작성되었거나 그 내용의 미비 등 때문에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증명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확인서의 증거가치는 쉽게 부인할 수 없다(대법원 2002. 12. 6. 선고 2001두2560 판결 등 참조)”라고 보고 있으며, 이는 모든 법원에서 적용되는 법리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위 사례와 같이 민원신고 등으로 행정조사를 받게 되거나, 행정관청으로부터 현지조사, 현지확인 등의 행정조사 대상이 되었을 때, 의료기관 내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다툴 수 있는 상황이라면, 쉽게 위법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확인서에 동의하여 서명해서는 안 되고, 추후 있을 행정처분과 이에 대한 불복절차, 형사적 제재 등을 고려하여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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