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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상식이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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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631)

최근 전국 유·초·중·고 교사 3,505명을 대상으로 직무관련 실태조사에서 교사 10명 중 4명은 심한 우울증이 있고 6명 중 1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가 일반 직군보다 5배 이상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이 높았다.

 

그런 와중에 한편에서 올라온 SNS가 사회적 논란이 되었다. 한국 최고 모 대학교수가 모든 직종에서 자살을 하는데 유독 초등학교 교사 한 명이 자살한 것이 다른 차이가 있으려면 통계적인 유의성 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자신의 SNS에 올린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학생의 나이가 어릴수록 학부모의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여 가르치는 선생님의 스트레스 또한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부모들이 자식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포기된 상태인 대학생을 대하는 대학교수는 알 수도 없고 경험할 수도 없는 상황이 교육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자신도 교육자라는 생각에서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했다고 이런 객관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일종의 궤변이다.

 

역사적으로 서양에서는 소피스트들이 궤변을 사용했고, 동양에서는 제자백가 시절에 흥행하였고 백마비마(白馬非馬)라는 고사로 대변된다. “자유가 존중받아야 한다. 따라서 자유를 억압할 자유도 존중하여야 한다”가 대표적인 소피스트 궤변이다. 고대 중국에서 한사람이 백마를 타고 관문을 지나는데 말 통행세를 걷자 그는 “흰색은 색이 없는 것이다. 그렇듯이 흰말 또한 말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백마비마라는 고사가 탄생했다.

 

역사적으로 어느 시대든 한 사회에서 시대적 철학과 정의 그리고 윤리와 상식이 무너질 때에는 늘 궤변론자들이 나타났다. 그 교수 주장의 오류는 초등학교 교사와 한국 최고 대학 교수인 자신이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자유주의에 입각한 평등 논리에서 출발한 것이고, 그 자신은 철저하게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에 주장할 수 있었다.

 

소피스트들이 즐겨 사용하던 궤변이며 백마비마다. 이런 궤변론자들은 상식이 무너질 때면 늘 등장했기 때문에 궤변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사회 상식과 윤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사회 지도자층인 대학교수임에도 불구하고 사회 속에서 자신은 1/N일 뿐이고 자신이 지닌 생각을 단지 말한 것뿐인데 사회가 과민 반응을 하는 사회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미 자신이 차지한 사회적인 위치와 지위가 다르다는 것을 누리면서도 개념적으로 부인하는 경우다.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평등적 기회에서 경쟁해서 정당하게 얻은 것뿐인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면서 전체를 볼 필요성을 잃은 것이다.

 

어느 시대든 궤변론자들은 있어왔다. 역사적으로 그들이 사회 지도자층에 속하면 그 사회는 미래가 없었다. 논리 비약이나 비논리적 주장이 상식 밑에 있으면 농담이나 유머가 되지만, 상식을 넘어서면 궤변이 된다. 궤변이 종교적 색깔이 가미되면 사이비 종교가 된다. 사회가 불안하거나 넘치는 풍요로 방탕해지면 궤변과 사이비 종교가 흥행한다.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와 지위를 당연시하거나 보편성으로 인식하면 다른 사람이나 타 직종군도 모두 동일하다고 인식하기 쉽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을 경험이 없으면 믿을 수 있다. 사회적 불평등조차 평등이라고 인식하거나 혹은 거지가 배고플 권리가 있다는 잘못된 평등 개념을 지닐 수도 있다.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시대 사람들은 지금 학교현장에서 벌어지는 행태를 상상도 이해도 할 수 없다. 학부형이 아이가 수업 중에 손가락을 베었다고 교사에게 치료비로 400만원을 받아 낸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교사 10명 중 4명은 심한 우울증이 있고 6명 중 1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봤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못한다. 교사와 타 직군과 비교된 유의성 있는 데이터를 요구하는 대학교수가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미 사회가 상식을 벗어나 있다.

 

사회가 상식을 벗어나면 사회정의가 사라진다. 궤변론자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생각에 혼란을 준다. 이런 때일수록 상식이 기준이다. 흰말이 말인 것이 상식이듯 조문을 들으면 조의를 표하는 것이 상식이다. 늦었지만 교육법을 바꾼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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