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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메두사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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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643)

모 아파트에서 12층을 걸어 올라가는 계단운동을 하는 주민을 보고 1층 주민이 운동을 하지 말 것과 운동을 못하게 할 것을 경비실에 강력하게 항의한 일이 SNS에서 논란이 됐다. 1층 주민은 자신은 승강기도 타지 않는데 계단운동을 하면 걸을 때마다 센서등이 켜지고 운동 목적으로 승강기를 이용하는 것은 공유 전기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옳고 그름을 떠나 1층 민원인의 마음은 간단하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는 것은 억울하고 잘못된 것이란 의미다. 물론 그가 아파트란 공동생활체가 지속적으로 존속을 위해서는 반드시 개인적인 것을 조금씩 양보해야 하는 것을 모른 탓이다.

 

아파트를 넘어 생각을 확장하면, 우리 사회가 존속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본 덕목이 타인에 대한 양보와 배려다. 양보와 배려는 ‘개인이 손해본다’는 의미의 좋은 표현일 뿐이다. 그동안 사회에 벌어진 사건들이 대부분 분노조절장애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았다면, 최근 들어서는 개인적 이기심이 공동사회에서 필요한 덕목인 양보와 배려라는 상식을 누르면서 나타나고 있다. 응급실에서 심정지 환자를 보고도 선착순을 주장한 사건이 있었다. 같은 아파트 주민에게 계단운동이 공동 전기료를 높인다고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사건도 내용은 다르지만 같은 맥락이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개인주의 팽배를 넘어 타인에 대한 양보와 배려가 사라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포지티브 사회에서 네거티브 사회로 전환되어가는 시점이다. 이는 인체에서 출혈이 생겼을 때, 2L 이상 출혈되는 시점에서 장기들이 각각 조금이라도 더 살겠다고 혈액을 공급하는 것을 멈추고 회수하여 호스트가 쇼크에 빠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공동사회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보다 개인적 이익이 우선되는 순간에 인체가 쇼크에 빠지듯이 공동사회가 무너지게 된다. 물론 한 마리 제비가 온다고 여름이 온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여름이 올 것은 알 수 있다.

 

사회전반에서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상식이란 간단하다. 공동사회가 존립하기 위한 최소 단위의 규범이다. 물론 애초에 공동 전기료를 정할 때 층별로 차등하여 정하는 것이 옳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계산하기 위하여 사람을 고용하여 지불해야 하는 비용보다는 그냥 세대수별로 나누는 것이 비용절감에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고 공동비용 자체가 적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제 사회전반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대부분 소송으로 진행될 것이다. 슬프게도 최근 치과계도 예외가 아닌 것을 보고 있다. 30년 전, 하찮은 일에도 소송을 하는 미국을 보며 한심하게 생각하던 일이 이제 우리 사회 전반에서 만연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자식을 위해 학교로 쳐들어가 행패를 부리는 학부모는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학교라는 먼 거리에서 벌어지던 일들이 이제 같은 아파트 이웃 주민이라는 가까운 거리까지 진행돼왔다. 이제 아파트마다 하루에 오르고 내려야 할 횟수가 정해지든가 오버차지를 해는 아파트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각박한 사회다. 인정이 없고 삭막한 사회다. 어느 날인가 ‘우리 아파트는 계단운동을 해도 오버차지가 없는 프리미엄 아파트입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걸리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물론 확대 과장된 생각일 수도 있다.

 

처음 응급실 선착순 사건을 들었을 때는 이상한 이기심이 강한 한 개인의 문제로 생각했다. 부정행위를 적발한 감독관을 고소한 학부모를 과도한 자식 사랑이라고 애써 생각해보려고 노력했다. 이제 자신이 살고있는 아파트에서 계단운동을 하지 말라는 민원이 발생했다. 예전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있었겠지만, 사회의 비난이나 상식이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차단하는 순기능이 있었다. 사회 상식이 무너지고 타인에 대한 양보와 배려가 사라지면서 사회 순기능 또한 멈추었고 이제 역기능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순기능을 상실한 사회는 역사적으로 메두사와 눈을 마주친 것처럼 서서히 돌이 되었고 결국엔 먼지로 사라졌다. 이기적 개개인이 메두사의 눈이다. 메두사의 머리를 자를 페르세우스가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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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딧불’의 위로가 지닌 의미
얼마 전 진료실 라디오에서 잔잔한 노래 하나가 들렸다. 얼핏 처음 가사가 들렸을 때 스스로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딧불이라고 들렸다. 그래서 슬프다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가사가 알고 보니 자신은 개똥벌레였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빛나는 별이 아닌 줄 알았고 반딧불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그것도 아닌 개똥벌레였다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고 심한 우울한 가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많은 대중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하여 노래를 찾아보았다. 가사는 살다가 어느 날인가 스스로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아닌 땅에 기어 다니는 개똥벌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개똥벌레도 스스로 조그만 가치의 빛을 낸다면 누군가에겐 비록 작더라도 소중한 빛을 내는 반딧불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내용이었다. 이 노래는 지난해 말부터 우울했던 대중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잔잔한 음률에 남성 가수의 담담하고 고즈넉한 목소리 톤으로 부른 ‘나는 반딧불’이다. 잔잔한 음률에 젖어서 찬찬히 가사 내용을 음미해보면 2·30대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하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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