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4 (금)

  • 맑음동두천 25.6℃
  • 맑음강릉 18.5℃
  • 맑음서울 26.3℃
  • 구름많음대전 25.0℃
  • 맑음대구 20.6℃
  • 맑음울산 16.9℃
  • 맑음광주 25.4℃
  • 맑음부산 19.2℃
  • 맑음고창 21.5℃
  • 맑음제주 17.7℃
  • 맑음강화 22.1℃
  • 맑음보은 22.7℃
  • 구름많음금산 22.8℃
  • 맑음강진군 21.8℃
  • 맑음경주시 18.4℃
  • 맑음거제 18.6℃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아무리 배가 고파도 사자는 풀을 먹지 못한다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49)

최근 정부는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증가시키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의료계는 강한 반대를 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의사가 부족할 것이란 이유를 들었지만, 객관적인 설득력이 부족하다.

 

의대 증원 계획은 소아청소년과(소청과)가 문을 닫으면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의료 기피과 문제 해결방법으로 과거 군사정권이 강제적으로 의대 수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킨 방법을 답습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 걱정이 앞선다. 영화 <서울의 봄>처럼 쿠데타에 성공한 군사정권은 국민적인 인기를 얻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의대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의대를 늘려서 의사 수가 많아지면 의료수가가 낮아질 것이란 단순한 생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때처럼 의사 수를 증가시키면 소청과를 포함한 기피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단순한 사고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문제의 시작은 2017년 12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사건이다. 검찰은 의사 4명과 간호사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고 게다가 이들 중 일부를 구속까지 했다. 최종 결과는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무죄가 선고된 사건이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의료사고가 높은 과는 기피과가 되었고 수련의를 뽑는 것이 어려워졌다. 결국 전문의를 구할 수 없어 인천 길병원에서 처음으로 소청과가 문을 닫는 사태를 시작으로 지금에 이르렀다. 이대목동사건 당시 검찰과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에 모두가 우려하며 예견했던 일이 목전에 발생했다. 그렇게 시작된 기피과 문제를 군사정권이 시행했던 인원 증가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정부의 무지에 놀랄 뿐이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사자는 풀을 먹지 않고 남이 먹던 고기나 썩은 고기는 먹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은 먹지 않는 것이 아니고 못 먹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인원수를 뽑아도 10년을 일한 것을 불가피한 의료사고 소송 한 번에 다 날릴 수 있는 현재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기피과 충원은 불가능하다. 레지던트 시험 10수를 하더라도 기피과는 피해야 한다. 생존의 문제이기에 가고 싶어도 못 간다.

 

정부는 원천적인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우선 의료사고 위험이 높은 과에 대한 법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다음으로 기피과가 아닌 소멸과에 대한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소멸과는 기피과와 별도로 인구감소로 인해 생존에 위협받는 산부인과와 소청과다. 응급의학과나 흉부외과처럼 의료사고 위험성이 높은 기피과는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문제를 영국과 같은 기구를 두어 해결하는 방법 등을 강구해야 한다. 소멸과는 먹고 살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차피 정상적인 의대시스템에서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에서 주별로 치과의사를 뽑듯이 지자체 별로 필요한 인원만큼을 의대 외 정원으로 준공무원 형태로 뽑아서 월급을 주는 방법도 있다. 1주일에 한 명 출산 환자를 보고 지자체에서 월급을 받는다면 기피과는 워라밸을 꿈꾸는 의사들의 로망이 될 수도 있다. 기피과와 소멸과 문제를 단순히 인원수 증가로 대응하는 것은 풀을 먹지 않는 사자에게 소의 여물을 잔뜩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인기과에 인원이 몰리는 과잉 공급으로 되려 정상적인 의료계시스템에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독일계 미국 철학자 한나 아랜트는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이란 평범한 일이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으면 발생할 수 있다며 ‘악의 평범성’을 말했다. 특히 국가와 같은 권력기관이 행하면 더욱 큰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홀로코스트의 아이히만이다. 정부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건이 발생했을 때 불법적 요소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인이 구속되는 상황을 막지 못하며 지금 같은 지경을 만들었다. 의료사고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고 오로지 법적인 것에 의존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 이제 또 상대방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을 고수한다면 미래엔 더 많은 문제로 국민들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다.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깊이 있는 판단을 하길 바란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레바논에서 발생한 신성모욕
이스라엘 병사가 레바논의 예수상을 파괴하는 사진은 25년 전 아프카니스탄에서 바미안 석불이 파괴되던 일을 떠올리며 충격과 더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종교적 성인인 부처나 예수님 상에 저 정도 짓을 한다면 포로나 피점령지 사람들에게 행할 짓은 미뤄 짐작이 된다. 종교적 상징물을 파괴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선민사상이다. 내가 믿는 신이 최고니 나머지는 모두 우상이고 미신이라서 무슨 짓을 해도 본인이 믿는 신을 위한 잘한 짓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정령신앙이 없는 것이다. 정령신앙은 모든 사물에 영혼이 있다는 신앙이다. 이는 고등종교가 발달하기 전에 원시 종교형태였으며 아직도 우리나라는 민속종교 형태로 남아있다. 예를 들면 만약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불상이나 예수상을 실수라도 파괴하거나 손상을 입히면 그날부터 꿈자리가 사납고 잠을 설치게 된다. 천벌을 두려워하는 것도 정령신앙의 일종이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종교가 들어오고 정착과정에서 종교적 박해는 심하게 있었으나 아직까지도 종교 간에 유혈사태는 없었다. 그 근간이 정령신앙이다. 상대 종교의 신이나 상징물에도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히 해하려 하지 못한다. 한반도에 살

재테크

더보기

금리 사이클 전환 구간, 미국채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최근 미국 증시는 신고가를 경신하며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장기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 내부의 긴장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러한 흐름은 현재 시장이 단순한 상승 국면이 아니라 사이클 전환 구간에 위치해 있음을 시사한다. 금리 사이클로 보면 현재는 첫 금리 인하 이후 B 구간을 지나 경제위기 C 국면으로 이동하는 흐름에 가깝다. 과거에는 이 구간에서 비교적 빠르게 경기 침체로 이어졌지만, 이번 사이클은 금리 인상 폭이 컸음에도 경기 둔화가 지연되면서 B에서 C까지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다만 구조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 구간의 후반부에서는 결국 경제위기 국면(C)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미국채 30년물 수익률 월봉 차트를 보면 이러한 구조 변화는 더욱 명확하다. 1980년대 이후 장기 금리는 하락 채널을 형성하며 디플레이션 사이클을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저점과 고점이 동시에 높아지는 상승 채널로 전환됐다. 이는 단순한 금리 반등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사이클로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현재 금리도 이 상승 채널 안에서 움직이며 4.8%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구조에서 중요한 포인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