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1 (금)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58)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적혀있지 않은 수많은 경험에서 오는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고, 그것은 스승에서 제자로 전수되는 것으로 도제식 교육이다. 예체능계와 전문 기술직이 해당한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반도체 기술자들도 마찬가지고 선박 용접공도 마찬가지다. 한국 반도체 기술자 실력은 세계 최고다. 예를 들어 한국과 똑같은 공장을 외국에 만들어도 기술자 유무에 따라 불량 나오는 정도가 달라진다. 선박용접 기술은 용접한 부분이 균열이 나지 않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술자들이 장인으로 세계 최고다. 이처럼 한국 의료가 세계에 우수한 레벨에 올라가기까지는 한국적인 도제식 교육이 많은 긍적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물론 과거에도 전공의 대표가 말했듯이 교수들은 착취사슬의 관리자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교수들도 알고 있었기에 제자들에게 자신들이 어렵게 배우고 깨달은 노하우를 전수해 주었을 것이다. 착취사슬 관리자라는 말을 들은 교수들은 당사자들이기 때문에 아마도 필자보다 더 마음이 아팠을 게다. 교수이기 전에 사람이기 때문이다. 전공의 전부의 생각이 아니고 단지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으나 용모에 핸디캡이 있는 사람에게 굳이 대놓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결코 기분 좋은 말은 아니다. 물론 그가 그렇게 표현을 해야 할 만한 이유와 상황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필자가 그의 말을 부정하거나 비난하려는 의도를 지닌 것도 아니다. 사실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전공의는 수련의로서 일을 하는 의사가 아니다.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을 받고 배우는 의사이기 때문에 일보다는 공부에 더 집중해야 하는 것이 맞다. 대학병원들은 전공의가 없어도 충분히 운영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전공의들이 빠졌다고 병원이 마비된다는 것은 기형적 시스템이며, 그가 말한 대로 전공의 노동력을 착취한 것이 맞다.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 착취 관리자인 것은 맞지만, 그들 또한 병원 시스템에서 최종 관리자에게 착취당하는 피고용인인 신분도 있다.

 

사회적 신분은 늘 이중구조를 지니기 때문이다. 후배에게는 선배이지만 선배에게는 후배인 것이 이중신분이다. 전공의대표 말 속에는 이중신분에 대한 의미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수련의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분일 수도 있고, 그가 처해있는 환경이 그런 구조일 수도 있다. 물론 모든 교수가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들은 아니다. 개중에는 인격적으로 나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심지어 성추행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철저한 이기적인 성품으로 전공의를 제자로 대하기보다는 소모품으로 이용해먹는 못된 인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사가 도수분포표를 따르듯이 나쁜 사람 5%에 좋은 사람 5%가 있고 보통 사람 90%가 있을 것이다.

 

아직도 필자는 의료는 도제식 교육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의 표현에 마음이 아프다. 맞는 말이라도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면 옳지 않은 말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나는 반딧불’의 위로가 지닌 의미
얼마 전 진료실 라디오에서 잔잔한 노래 하나가 들렸다. 얼핏 처음 가사가 들렸을 때 스스로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딧불이라고 들렸다. 그래서 슬프다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가사가 알고 보니 자신은 개똥벌레였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빛나는 별이 아닌 줄 알았고 반딧불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그것도 아닌 개똥벌레였다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고 심한 우울한 가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많은 대중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하여 노래를 찾아보았다. 가사는 살다가 어느 날인가 스스로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아닌 땅에 기어 다니는 개똥벌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개똥벌레도 스스로 조그만 가치의 빛을 낸다면 누군가에겐 비록 작더라도 소중한 빛을 내는 반딧불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내용이었다. 이 노래는 지난해 말부터 우울했던 대중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잔잔한 음률에 남성 가수의 담담하고 고즈넉한 목소리 톤으로 부른 ‘나는 반딧불’이다. 잔잔한 음률에 젖어서 찬찬히 가사 내용을 음미해보면 2·30대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하늘에서

재테크

더보기

2025년 7월,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전략

2025년 7월 3일,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새로운 투자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역대급의 V자 반등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거나 자산배분을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시점이다. 자산배분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전략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위험자산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산배분을 어떻게 시작할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칼럼에서는 2025년 7월의 금리 사이클과 현재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음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하는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포트폴리오의 목표 비중을 설정하는 일이다. 이는 금리 사이클의 흐름을 이해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과거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 사이 비중을 축소하고, 이후 2020년 4월부터 하반기까지 다시 비중을 확대해 코로나19 위기 상황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