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 흐림동두천 17.1℃
  • 흐림강릉 13.9℃
  • 흐림서울 17.7℃
  • 구름조금대전 13.4℃
  • 구름조금대구 14.6℃
  • 맑음울산 13.9℃
  • 구름조금광주 14.3℃
  • 맑음부산 17.1℃
  • 구름조금고창 ℃
  • 구름조금제주 18.3℃
  • 흐림강화 16.6℃
  • 구름많음보은 12.2℃
  • 구름조금금산 9.7℃
  • 구름많음강진군 11.9℃
  • 맑음경주시 12.2℃
  • 구름많음거제 15.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수능, 학력고사 그리고 예비고사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12)

오늘은 수능시험을 위한 예비 소집일이다. 수능일이라서 그런지 날씨가 추워졌다. 혹자들은 수험생과 수험생 어머니들의 마음 고생한 기운이 하늘에 닿아서 날씨가 추워진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일이며 한두 개씩의 에피소드도 있을 것이다.


필자도 많은 일이 있었다. 고3 여름방학이 시작되던 7월 30일에 돌연 국가보위부가 본고사를 폐지하고 예비고사만으로 대학을 들어가게 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시험을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정책을 바꿔버린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당시는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내면 삼청교육대로 끌려가던 그런 시절이어서 가능하였다. 그런데 우연인지 그때 고위층의 딸이 우리랑 동갑으로 같이 시험을 보았다는 것이다. 당시 자신의 자식을 위하여 국가의 백년대계를 바꿀 수 있는 그런 시대 상황에 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팽배하였다. 그 시대를 지낸 이들은 대부분 역사의 한 당사자이며 피해자였다. 고등학생이던 필자는 신군부가 세력을 잡던 날은 국방부 앞에 버스가 통행하지 않아서 학교를 마치고 집까지 걸어갔던 기억도 있다. 이렇게 역사적 사건의 흐름은 개개인의 행동과 생각에 때로는 직접적으로 또 때로는 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유엔에서 한국에 전후 실태조사를 나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전쟁을 겪은 나라치고는 너무도 자살률이 낮은 것에 대하여 상당히 의아해하였으며, 그 이유로 끈끈한 가족애를 들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자살률은 OECD국가 중에서 최고로 높다. 또 요즘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블랙컨슈머는 옛날의 수박서리나 콩서리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 사회를 조금 돌아보면 주차문제로 살인을 하고, 경비원 비하욕설로 분신자살을 하고, 담배 피는 학생을 보면 그냥 지나가야한다. 치과계를 들여다보면 수많은 사건을 넘어 이젠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까지 했다. 치과 진료실을 보면 간호조무사는 인상채득을 하면 안 되고 치과위생사는 임시치관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지금 발생되는 이런 많은 문제의 원인을 생각하다 보니 기억의 시작점에는 필자가 경험한 본고사가 일순간에 예비고사로 둔갑한 황당한 사건의 충격부터 시작된다. 그 사건 이후로 필자는 국가가 말하거나 시행하는 어떠한 것도 믿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돌아보면 국가나 사회나 법이 상식을 넘어서 비정상적일 때 사람의 의식은 바뀌게 된다. 길거리에서 담배 피는 아이를 훈계하는 어른을 도덕의 눈으로 보지 않고 법의 눈으로 본 사회적인 오류가 이젠 중학생이 잔악한 범죄 행위를 하는 지경에까지 놓이게 하였다. 결국 국가나 사회가 상식과 다른 판단을 하고, 그것이 상식을 무너뜨리면서 지금의 사회상이 만들어졌다.


일반적으로 사회를 유지하는 것은 상식이다. 법이란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마지막 수단이며 보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식이 무너지면서 도덕이 무너졌다. 상식은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고 도덕은 개인을 지탱하는 힘이다. 결국 상식이 무너진 사회에서는 법이 해결을 해야 하고 도덕이 무너진 개인에게는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다. 성문법으로 가장 오래된 것이 함무라비법전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법전이 노예를 관리하기 위한 법전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적다. 그 속에 주인 허락 없이 노예의 머리칼을 잘라주는 이발사는 손목을 자른다는 내용이 있다. 법은 그렇게 탄생되었다. 수능 또한 예비고사가 정치적 아픔을 통하여 급조된 학력고사를 지나 탄생되었다. 세월호 선장의 나홀로 탈출 장면은 결코 개인적이거나 우연이 아니라 우리 현대 역사의 잘못된 부분의 총 집합체이다.


이제 우리는 상식에 기반을 한 새로운 가치관을 위하여 깊이 생각할 때이다. 앞으로 수능학생에게 좋은 추억이 만들어질 때 건강한 미래가 있다. 수능일인 내일 유래 없는 한파가 온단다. 비록 춥더라도 부디 모두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를 기원해본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데이트폭력의 심리
수능만점자였던 의대생이 데이트 폭력을 넘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사건이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최근 데이트폭력이 급증했다. 3일에 1명꼴로 데이트 사망이 발생한다고 한다.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은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평생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것이다. 통상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친절하게 잘해주다가 서로 간에 트러블이 생기는 날부터 조그만 폭력이 시작된다. 그리고 점점 강도가 증가하며, 항상 ‘폭력→사과→애걸→맹세→협박’이란 동일한 패턴을 반복한다. 심리학적으로 데이트폭력 원인은 간단하다. 집착이다. 어려서 사랑하거나 신뢰했던 사람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멀어졌거나, 심리적으로 버림받았다고 느꼈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한 경우에 집착이 심해진다. 이들은 헤어짐을 이별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버림받음으로 인식한다. 버림받는다는 인식은 단지 상상만으로도 절망에 빠지고 결국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 인기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악역 배우의 마지막 대사인 “내 것이 아니면 남의 것도 될 수 없다”가 집착 심리의 전형적인 말이다. 심리적으로 그는 경계성 성격장애에 속한다. 이들은 과거에 버림받은 경험에 대한 반발심리로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

재테크

더보기

2024년 미국배당 투자에 대한 생각 feat.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부채위기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배당 투자에 대해서 지난 시간에 최근 1~2년 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배당투자 인기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당성장 ETF인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와 JEPI(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의 최근 수익률이 S&P500 지수 대비 저조했다는 사실을 알아봤다.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의 cash flow(현금흐름)를 기반으로 한 미국 배당투자가 기대에 못 미쳤던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절하 때문이다. 전 세계 명목화폐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사용하는 미국마저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는 길목에 있는 지금 현금흐름의 가치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투자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시간에는 최근 금융 환경의 변화가 배당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뤄 보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제 부양책과 연준의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한 통화정책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은 기준금리 사이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을 고금리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위기 해소(소련 붕괴와 미중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