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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인간 중심에서 사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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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27)

빠른 속도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 아니 빠르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진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얼마 전 강연회에서 “인류는 지난 3000년 동안 인간 중심 사회였다면 이제부터는 사물중심의 사회로 변한다”는 말을 듣고 공감한 적 있다. 그리고 사물 중심 사회라는 관점에서 요즘 사건들을 해석해보니 이해하기가 쉬워졌다.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는 취직이 잘 안 되는 과는 폐과시키고 학과들을 취업을 기준으로 통폐합시키고 있다. 거기에 교육부장관은 한술 더 떠서 대학은 취업준비를 위한 곳이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요즘 취업하지 않은 대학생들에게 졸업을 연기하는 현상은 당연시되고 있다. 이미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라는 말은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이런 학교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철학과나 언어학과 교수들의 몸싸움이 간간히 TV화면에 잡히지만 도도하게 흐르는 역사적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사회에서는 간통죄가 위헌 결정이 났다. 사회 구성의 기본단위를 가정으로 잡았던 것에서 개인으로 바뀐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뉴스 사회면 기사를 보면 연인이나 동거했던 사람 간에 헤어지면서 살해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극단적인 내용으로는 보험금을 타기 위하여 남편을 농약으로 살해하고 딸에게 조차 농약을 먹인 비정한 엄마의 기사마저 보인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접하면서 ‘인간 중심에서 사물 중심으로’라는 말이 실제 피부로 느껴진다.


삶의 속도 변화는 실제 교통 기관의 속도와 정보가 전달되는 속도와 비례한다. 서울에서 부산을 2시간에 가는 것은 오래되었고 이제 4월부터는 광주를 2시간에 가게 된다. 영호남을 모두 2시간에 갈수 있다. 요즘 초고속열차로 프랑스의 떼제베는 시속 500km를 달리고 중국의 자기부상열차는 400km를 달린다. 우리도 10년 안에 서울에서 부산과 광주를 30분 내에 갈수 있는 시절이 올 것이다. 세상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변할 것이다. 이미 정보전달에서는 시간지연이 없다. 미국에 있는 딸과 대화가 필요하면 카톡으로 실시간 연결된다. 팩스를 보낼 때에도 팩스기를 찾을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팩스앱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는 몇 분 후에 버스가 도착하는 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벌써 전기가 없이 살 수 없듯이 정보가 없이 살 수 없는 시대에 진입하였다. 이렇듯이 세상과 환경은 빠르게 바뀌는 반면에 인간의 변화는 느리다. 아니 진화의 속도가 매우 느리다. 아직도 하루에 세끼 밥을 먹어야 하고 적당한 휴식과 수면을 취해야 살 수 있다. 세상은 디지털로 빠르게 변해가지만 인간 자체와 연관된 것들은 아날로그를 면할 수 없다. 따라서 디지털인 환경과 아날로그인 인간과의 괴리는 점점 더 심화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치과를 생각해보면 치과진료는 영원히 아날로그의 행태를 벋어날 수 없다. 간단하게 “크라운을 깎는 것을 기계가 대신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모든 것의 답변이 된다. 크라운을 만드는 것은 3차원 프린터 등으로 가능해질 수 있다. 그러나 치과의사의 손을 거쳐야만 하는 기술적 부분은 예술과 같이 아날로그를 벗어날 수 없다.


‘인간 중심에서 사물 중심으로’ 전환되는 시대적 흐름에서 마지막까지 아날로그를 유지하는 것이 치과가 될 것이다. 이렇게 시대 흐름에 반하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두 가지의 극단적인 미래가 예측된다. 아날로그의 가치를 인정받아서 존중받거나 아니면 시대에 뒤처진 기술로 천덕꾸러기가 될 수도 있다. 결국 그것은 우리가 행하는 아날로그 시술행위가 얼마의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에 의하여 결정된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라면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아야하는 것이지만 요즘 우리 사회의 흐름은 그렇지 않다. 이와 같이 가치 중심이 인간에서 사물로 전환된 사회에서 인간을 다루는 우리는 앞으로 과연 어디에 서 있을지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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