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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정보 필터링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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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45)

고등학교 친구가 유지장치를 하고 있는 딸과 함께 내원하였다. 미국 유명 금융회사의 아시아 총괄팀장으로 싱가포르에서 근무하는 친구다. 틈나는 시간에 잠깐 이야기를 하며 그 친구의 시야를 통하여 익숙한 사실들을 새롭게 발견하였다.


오랜만에 귀국한 친구는 한국 방송의 대부분이 먹는 요리방송이고 수다떠는 방송인 것에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나 청년들이 그것을 보면서 정의와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부분이 없어 모든 것이 인스턴트식으로 흐르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이야기를 들으며 20년 전 일본 유학시절의 방송이 떠올랐다. 당시 대부분의 방송이 먹는 방송이었고 몇 명 유명한 입심 좋은 사람이 모든 방송을 지배하며 수다떠는 것이 생소했던 기억이 났다.


그런 방송이 지금 생각하지 않는 일본청년을 만들었다. 과거 30년 전 미일군사협정을 반대하며 30만명이 모여 적군파라는 모습으로 강열한 의지를 보였던 청년들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평화헌법을 전쟁헌법으로 바꾸려는 의도에도 청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반대하는 집단들은 역시 30년 전에 데모하였던 그들이다. 전체를 생각하지 않으며 꿈을 꾸지 않는 현재의 일본 청년이 탄생하기까지 매체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사회가 똑같은 모습으로 진행되어 가고 있다. 모든 방송은 수다에 먹방이고 드라마는 막장의 끝장판이다. 필자는 요즘은 드라마 한편을 제대로 보기가 힘들다. 너무 사악한 내용이 많아서다. 내용이 너무 막장으로 흐르면 견디기 힘들어서 다큐방송으로 전환한다. 마음이 불편해서 드라마를 못 본다. 어쩌다 뉴스를 보면 무슨 호러물을 보는 듯하다. 미국 호러드라마 ‘전기톱살인사건’에서 느끼는 감정을 뉴스를 보며 느낀다.


외부로부터 새롭게 들어오는 정보는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오는 정보 중에서 악한 정보가 98% 정도 되는 듯하다. 급기야는 필자 스스로 필터링을 하여야 하는 지경이다. 새로이 들어오는 선악의 정보를 최소한 50대 50으로 유지하여 필자의 정서를 보호하려 노력한다. 엄마가 여섯 살 난 아들을 죽였다는 뉴스를 보고는 그 악한 정보에 견줄 만큼의 많은 고전을 읽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서재는 고전으로 넘친다. 성경, 불경, 사기, 장자, 노자, 사서, 삼경, 니코마코스 윤리학, 소크라테스 등의 책들이 그나마 악한 정보를 여과시켜준다.


2500년 전에도 부처님께 제자들이 물었다. 왜 사람들이 선하지 못하고 악하냐고 질문하였다. 2000년 전 사마천은 왜 인간들은 악한 사람이 선한 사람보다 잘사는가에 의문을 지녔다. 선악은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하면서 시작되었다. 따라서 악은 선의 반대편에서 항상 존재하여 왔다. 결국 악함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과거나 현재나 악한 일들은 존재하였지만 과거와 지금이 다른 점은 속도와 양이다. 과거에는 한 사건이 발생하고 개인이 알기까지에는 일정 기간의 시간이 소요되고 전달방식의 후진성으로 지역성을 벗어나지 못하여 그 절대량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실시간으로 전달되며 지역적이지 않고 범세계적이다. 정보의 총량이 증가되었다. 따라서 과거에 접하던 정보의 양에 비하면 지금은 수십 배 아니 수백 배 증가된 것이다. 새로이 들어오는 정보는 자극적인 것부터 순서가 되다보니 98%가 악한 정보로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결국 현대인들이 정보를 필터링하지 않으면 본인도 모르게 점점 악함 속에 익숙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필자는 정서의 균형을 위하여 악의 정보와 선의 정보를 최소한 반반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의 현대에서 종교가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고 지탱해주어야 할 절실한 때이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지금의 종교계가 너무 현실과 타협을 하여 그 목소리에 힘이 없고 성스러움이 퇴색되어 있다. 이제 스스로 선을 향한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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