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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지식과 지혜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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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51)

얼마 전 TV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한 프로그램에서 법학영재를 발굴했다는 내용이었다. 열 살짜리 아이가 법전을 읽고 법해석을 하는 내용이었다. 예전에 보았을 땐 미술영재 부문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법학영재는 충격적이었다. 작가나 연출가들의 생각에 의문이 간다. 그들의 생각 속에 학문의 각 분야가 마치 대학에서 학과를 나열하듯이 모두 똑같이 나열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음악이나 미술은 예술에 속하며 그것은 예능이 필요하다. 따라서 예술에 대한 능력을 조기에 발견하고 키워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법은 예술과 다르다. 법은 한 사회가 구성되기까지의 역사와 세월이 녹아들어 있다. 그렇게 녹아들어서 만들어진 것이 법이다. 그 세월과 역사를 이해해야 정확한 법해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법전의 글씨를 법이라고 생각한다면 심한 오류를 유발한다.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그 영재라는 아이가 그리 생각되는 것이다. 이는 마치 해부학을 외운다고 의사영재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 유사 프로그램이 만들어질까 두렵다. 이런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방송되는 사회가 두렵다. 철학과 영혼이 없는 프로그램이다.


아이에게는 아이에 맞는 발달과정이 있다. 잘못된 인식이나 사고가 심어지면 정상적인 정서를 만드는데 문제가 발생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생각이 부재에서 나온 소치이다.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천재성이 요구되는 예술부문과 경험과 인생철학이 요구되는 경험 학문에 대한 무지이다. 예술은 감정과 정서를 다루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가 마음에 안 들면 기분 나쁜 것으로 끝나면 그뿐이다. 그러나 법이나 의학과 같은 경험 과학은 한사람의 인생에 적극 개입을 하고 잘못됐을 경우에는 한사람의 생명이나 운명이 바뀌는 일이 발생한다. 따라서 잘못되었을 때는 피험자와 행위자 모두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다. 두 번째는 지식과 지혜를 구분하지 못하는 한심함이다. 지식의 知(아는 것)가 쌓인 것뿐이다. 그러나 지혜의 智(지혜로울 지)는 날 일(日)위에 知가 있다. 즉 하루의 삶에 대한 지식이다. 그것은 살면서 얻은 경험의 지식을 의미하고 또 살아가는 지식을 말한다. 즉 살기위한 지혜, 생존을 위한 슬기를 의미한다. 법이 요구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고 지혜이다. 수많은 판결에서 솔로몬의 지혜가 아닌 단순 지식으로 내려진 판결 앞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은 것을 우리는 너무도 많이 보아왔고 경험하였다. 그래서 열 살짜리 아이가 한문을 공부하고 법전을 읽는다고 법학영재라고 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다. 아이 또한 잘못된 선입견의 심리적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어려서 마음에 상처를 받을까봐 우려된다. 자칫 영재(英才)를 발굴하려다가 영재(0才)를 만들까하는 우려이다. 단순히 잘 외우는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인생의 경험을 통하여 타인의 아픔을 이해해야하는 분야에는 맞지 않다. 과거의 법은 가진 자들을 보호하는 것이었다면 앞으로의 법은 없는 자의 보호를 위하여야 한다. 그것이 법이 가야할 길이다. 그런 법을 위해서는 풍부한 인성을 토대로 한 정서를 지닌 법관이 나와야한다. 의료 또한 같은 이치이다. 의료는 과거에 지식의 독점에 의한 권위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독점권이 무너지면서 현재는 서비스로 전락되었다. 하지만 인성을 토대로 한 진료를 행하는 의사들이 많아지면 미래에는 인격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으로 바뀔 것이다. 인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후진국 시절에는 판검사나 의사가 신분상승의 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그런 화려한(?) 혜택이 없어진 지금에서는 이젠 인성을 지닌 그런 사람들이 필요하다. 인성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학교에서 지식과 예절을 배울 뿐이다. 10세의 아이에게는 법전보다 부모가 인성을 가르쳐야할 때이다. 그런 때에 1년 지나면 잊어버릴 법전을 외우는 아이가 안쓰럽다. 그것을 방송하는 이 사회가 안타깝다. 범사회적인 철학적 각성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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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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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조정과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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