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2 (수)

  • 구름많음동두천 18.4℃
  • 흐림강릉 21.1℃
  • 흐림서울 17.7℃
  • 대전 17.8℃
  • 흐림대구 19.4℃
  • 흐림울산 19.9℃
  • 광주 14.3℃
  • 흐림부산 19.2℃
  • 흐림고창 14.2℃
  • 제주 15.8℃
  • 구름많음강화 15.5℃
  • 흐림보은 16.7℃
  • 흐림금산 17.3℃
  • 흐림강진군 14.3℃
  • 흐림경주시 20.0℃
  • 흐림거제 17.3℃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노쇼(No-Show)를 어떻게 할 것인가?

URL복사

권병인 논설위원

有비(雨)無患 원내생 시절 비 오는 날이면 동료들이 병원 앞에 모여 이런저런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다들 그날 약속된 환자들이 제 시간에 오지 않아 무작정 기다리고 있었다. 그 시절은 핸드폰도 없던 때라 약속하면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며칠 전 비가 오던 오전 그 때 들었던 유비무환이 생각났다.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노쇼에 관한 글과 사진으로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모 건설업체가 400명 회식을 예약하고 나타나지 않았다”는 글과 끝없는 테이블 상차림의 사진에 공분을 터뜨렸다. 신상 털기에 나선 네티즌은 “L건설회사이고 예약부도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갑질이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해당 업체의 자수(?)와 조금의 손해보전으로 일단락됐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논란이 되는 예약부도에 대책은 없는 것일까?

‘노쇼’는 음식점을 비롯해 공연장, 영화관, 미용실, 숙박업소, 대리운전, 병원 등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예약을 받는 서비스업종에서 음식점이 20%로 1위, 병의원이 18%로 2위라는 통계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점, 병원, 미용실, 공연장과 고속버스 등 5대 서비스 업종에 대한 통계에서 노쇼로 인한 매출 손실은 연간 4조5,000억원, 관련 제조업체의 손실(3조8,000억원)까지 더하면 8조3,000억원에 고용 손실도 10만 8000명에 달한다. 외식업의 경우 심각한 경영 위협 요인으로 작용해 폐업을 하는 곳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또한 피해가 해당 업체나 업주에만 그치지 않는다. 예약에 밀려 다른 손님이 해당 서비스나 상품을 구매할 기회를 빼앗기는 셈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의료 분야의 경우 병원의 경제적 손실 뿐 아니라 위급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국감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4개 국립대병원의 지난 8월 평균 예약부도율은 13.4%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 대학병원은 예약부도율이 30%에 달했다. “예약부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각 병원의 예약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며, 정부 차원에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예약제는 좋은 제도이다. 치과의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치료가 많아 예약제 운영이 불가피하다. 그런 날이면 직원에게 전날부터 당일 아침, 계속 약속 점검을 한다. 그렇게 약속 점검을 해도 예약부도를 내는 경우가 있다. 두 시간 정도 본의 아니게 휴식을 하게 된다.

예약부도율을 낮추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 보다 체계적인 예약시스템, 선결제, 위약금제도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공정위에서 식당의 노쇼에 위약금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의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한다. 고시가 개정되면 식당도 소비자원 조정을 통해 위약금을 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그러나 이미 취소수수료 등 예방장치가 있는 영화관이나 기차 등 여객운송사업의 경우도 노쇼는 여전하다. 결국은 소비자의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예약부도율이 3배 정도 높다고 한다. 태국의 식당에서는 한국인의 예약부도율이 높아 한국사람은 예약을 받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한국 사람을 ‘띵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띵똥’은 정신나간 사람, 얼간이, 바보라는 뜻이다. 태국 사람들은 욕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은 한다는 것은 한국 사람들의 약속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한다.

예약은 절대로 어겨도 되는 약속이 아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미리 예약 취소를 알리는 것과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는 것만이 해결방법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에 전반적으로 보다 선진적인 약속과 예약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계룡시 교사 흉기 피습사건’의 시사성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에서 천하에 세 가지 두려워해야 할 것이 있으니, 첫째는 하늘이요, 둘째는 스승이요, 셋째는 부모라 하였다. 하늘·부모·스승을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학문의 시작이라 하였다. 여기서 두려움이란 공포의 대상으로 삼으라는 뜻이 아니다. 두려워할 만큼 소중하고 존귀한 영향을 지닌 존재란 뜻으로 경외심의 표현이었다. 최근 교육 현실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이야기다. 계룡시에서 고3 학생에게 교사가 흉기로 찔린 사건이 발생했다. 물론 학생의 정신적인 문제는 검토되지 않아 교권문제인지 학생 정신문제인지 알 수 없다. 다만 경기도 광주 중학교에서 여교사가 체육 수업 도중 남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응급실로 간 사건을 보면 현재 우리 교육 현실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수백 년을 이어온,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전통적 교육관은 소멸됐다. 스승의 권위는 사라지고 직업만 남았다. 교사가 존경은 고사하고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사회가 됐다. 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교원에 대한 상해·폭행 건수는 2020년 113건에서 2025년 504건으로 늘었다. 수업일 기준 하루 4명의 교사가 폭행에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재테크

더보기

지정학 리스크 완화 속 미국 증시 반등과 자산배분 전략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이후 크게 반등하고 있다.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생산과 교역의 충격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으며, 그에 따라 물가 지수 등 주요 경제 지표에서는 인플레이션 영향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 또한 경기 둔화 신호와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누적되고 있다. 주식시장은 낙관과 경계 사이에서 이란 전쟁의 충격에서 벗어나며 중요한 분기점에 근접해 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S&P500 지수의 가격 구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단기간에 강한 반등이 나타났지만, 2026년 1월 28일 이후의 추세적 저항 구간을 완전히 돌파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위치다. 주가는 회복되었지만 추세 돌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현재 흐름이 상승 추세로의 전환인지, 기존 하락 흐름 내 기술적 반등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석이 엇갈리는 구간이다. S&P500 지수는 2026년 1월 28일 고점 이후 하락 추세를 형성하며, 3월 마지막 주에는 상승세 유지에 중요한 조건이었던 200 EMA마저 확정적으로 이탈했다. 3월 30일 전쟁 위험의 피크와 함께 고점 대비 약 10% 하락했으나, 3월 31일부터 휴전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되며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