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우리 안의 차별과 폭력

URL복사

곽정민 논설위원

얼마 전 필자가 속한 협회 지부에서 임원수련회를 가게 되었다. 토론과 친교의 시간 전에 함께 공유할 교육의 주제를 고민하던 중,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면 어떨까하는 제안을 했다. 한참 미투가 화두이던 때이기도 했지만, 훨씬 그 전부터 생각해오던 숙제였다. 함께 활동하는 동료 선후배들과 성차별, 성희롱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차이를 토론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기획 단계에는 여러 이견들이 대두됐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아닌데, 우리의 지성과 인성을 의심하는가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 지점에서 이런 이야기가 떠올랐다. “여성은 성폭력 피해 여성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남성은 성폭력 가해 남성과 자신을 구분하여 선을 긋는다.” 성폭력을 일부 변태적이거나 이상한 사람들의 문제로 한정시켜 스스로를 다른 종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서 이렇게 광범위하게 성희롱과 성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있었던 건 성차별에 기반한 비정상적인 성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즉, 우리 모두가 가해자의 논리와 피해자의 불안이 내재화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교육이 끝난 후, 원래 예정되었던 시간보다 훨씬 길고 진지한 질문의 시간이 지속됐다. 선을 긋기보다 우리 안에 있는 차별적 시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교육내용의 시작이었던 모든 성폭력은 차별에서부터 출발한다는 말에서부터 시작해 성(Sexuality)에 기반하든 인종, 장애 등 다른 문제에 기반하든 인간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에 폭력이 기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차별을 하지 않고 차이를 존중하는 자세란 어떤 것일까 고민하던 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라는 영화를 보게 됐다. 첫사랑을 경험한 모든 사람이 보고 나면 아마도 가슴이 메어오는 아픔과 향수를 느낄 감동적인 영화였다. 하지만 내게 그런 감정적인 경험 이상으로 감동을 주었던 것은, 두 주인공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부모님의 태도, 또한 그것을 넘어서서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세계관에 대한 감동이었다. 두 주인공은 남성이지만, 그들의 사랑을 이성간의 사랑과 구분지어 차별하지 않고,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났던 감정의 교류와 시련을 겪어내면서 성숙하게 되는 한 인간의 내면에 순수하게 주목하는 태도가 큰 울림을 주었다.


여성이나 남성으로 태어나는 것, 장애를 가지게 되는 것, 어떠한 종류의 인종으로 태어나는 것, 동성이나 이성에게 애정을 느끼는 것은 누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마치 내가 태어날 부모님을 선택할 수 없는 것처럼…. 그런데 그런 어찌할 수 없는 문제에 기반해서 사람을 구분하고 차별하는 사회에서 어떤 희망을 볼 수 있을까? 단지 재수가 좋아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갑질을 일삼는 재벌 일가를 볼 때 우리는 분노를 느낀다. 그리고 스스로는 그런 일들과 전혀 상관없는 종류의 인간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 안에, 태어난 성에 따라 다른 성을 차별하거나, 장애를 가진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는 문제를 등한시하거나, 오히려 내 권리를 침해하는 일로 여기거나, 피부색에 따라 다른 태도를 보이거나, 동성애에 대해 편견이나 선입관을 가지는 마음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서 과연 우리가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종교학자이자 고전문헌학자인 배철현 교수는 저서에서 “예수님은 당신 옆에 있는 낯선 자가 바로 신이다라고 하며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고 말한다”고 했다.


지난 22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자비’를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고 괴로움을 없게 하는 것’이라 했다. 예수님의 말씀을 보고,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며 차별과 폭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자산배분 투자 잘하고 계신가요?

총 2회에 걸쳐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하 시기 미국주식, 미국채, 금, 비트코인 등의 자산 가격 전망과 자산배분 리밸런싱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그동안 칼럼에서 다뤄온 자산배분 투자 방식을 기본으로 각 자산의 최근 전망을 조합해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미국주식, 미국채, 금, 비트코인, 현금의 비중을 조절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인지 충분히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자산배분 칼럼을 시작한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직장을 다니며 본업에 집중하면서 패시브 투자를 병행해도 변동성이 낮은 채로 높은 확률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배분 방법을 다뤄왔다. 양적완화의 유동성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시대에서 투자의 당위성과 그중에서 자산배분해 투자하면 얻게 되는 장점에 대해 언급하며 칼럼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자산배분으로 투자성과를 낼 수 있는 기초 원리와 지식에 대해 다뤄왔으며, 그중 필자가 하고 있는 주기적 자산배분에서 핵심 기준의 역할을 하고 있는 연준의 금리사이클과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소개했다. 이후 ETF의 기본 원리와 투자방법을 소개하고, 자산배분 시 위험자산 주식, 안전자산 채권, 대체자산 금을 ETF를 활용해 투자하는 기초적인 투자논리와 방법에 대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