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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아픈 환자, 치료하는 치과의사, 돌보는 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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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헌 논설위원

치과에 내원하는 모든 환자는 아픈 사람이다. 자신의 질환에 대해서 불안감을 가지고 있고, 치과치료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으며, 본인의 상황에 대해서 분노가 쌓이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당황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는 약한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환자의 상태는 심리적 상황이 표현되면서 치과의사나 종사자들에게 공격적이거나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낯설고 불편함에 대해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환자가 된다는 것은 일상적인 경험이 아니다보니 당혹감과 불편함을 경청해 주기를 치과의사에게 바라게 된다.

그러나 치과에서 ‘아픈 환자’는 그들이 앓고 있는 ‘질환(disease)’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치과는 사람을 돌보는 시설이 아니라 ‘질환’을 고치는 기관이며, 치과의사는 병을 다루는 전문가이다. 다만 치과의사는 치과의사가 만나는 환자들이 질환 자체가 아니라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치과의사는 ‘질환’을 관찰하고 감정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치료하도록 훈련받은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러한 차이에 의해서 환자와 치과의사는 감정적 대립과 서운함이 생길 수 있고, 이는 언어나 행동으로 양측의 갈등을 야기하게 되면서 불신과 대립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이 임상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게 된다. 환자는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대하는 치과의사의 태도에 분노하게 되고, 치과의사는 치료에 집중해서 질환을 정복해야 하는데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서 집중력이 분산된다고 힘들어 한다. 더구나 현실에서는 법적책임이나 의무에 의해서 환자에게 딱딱하고 차가운 문구의 동의를 받거나 설명을 하는 것이 환자에게 서운함이 더 생기게 만드는 환경일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로 치과의사나 종사자들과 같이 다른 사람을 돕는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거나 경험한 사람들을 돌보면서 공감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감정적, 신체적으로 지친 상태가 되는 공감피로(compassion fatigue, empathy fatigue)가 누적된다는 것이다. 치과의사의 공감지수가 높으면 환자의 회복기간이 짧아진다는 연구보고들이 있지만 치과의사도 번아웃 상태에서는 회복이 되어야만 다시 환자와 공감을 할 수 있게 되고, 회복력이 떨어지면 환자들의 말을 경청하지 못하게 되고 환자의 걱정을 무시하게 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갈등구조의 원인과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명확한 것은 치과의사들과 종사자들 본인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가장 불행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힘든 일을 해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전혀 준비되거나 제공되지 않으니 의료진 자체도 행복이나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치과의사는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치료를 통해 ‘아픈 환자’를 돕는다면, 돌보는 치과는 ‘아픈 사람’의 절망과 공포와 불평을 원 없이 들어주고 맞장구 쳐 주는 방식으로 병과 싸우게 된다. 돌보는 치과는 치료하는 치과의사와 다르게 ‘아픈 사람’이라는 손상된 인격체의 회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치과의사나 종사자들이 힐링을 하고 회복이 되어야 ‘아픈 환자’가 아닌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치과가 아니라 ‘돌보는’ 치과로 의료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우리가 신체적, 심리적으로 건강한 상태가 되어야 환자의 치유에도 도움이 되면서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치과의사와 종사자들도 힐링이 필요하고 필수적인 시대적 요구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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