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ping은 치아교정을 하는 선생들에게는 익숙한 단어다. 반면 Tipping point는 사회학에서 더 많이 사용되는 용어다. 1970년대 미국에서 많이 사용된 단어가 Tipping point(티핑 포인트)다. 당시 미국 북동부의 도시에 살던 백인들이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교외로 이주하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어떤 지역에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인구수가 약 20%에 이르면 백인들이 급격히 교외로 이주하였다. 거의 모든 백인들이 한순간에 떠나버리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사회학자들은 이때를 그 지역사회가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Tipping point란 단어를 사용했다.
티핑 포인트는 ‘게임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토머스 셸링 교수가 ‘티핑 이론’이라는 말로 처음 소개했다. 그 후로 ‘갑자기 뒤집히는 점’이란 뜻으로 혹은 엄청난 변화가 작은 일들에서 시작될 수 있고 대단히 급속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유사한 단어로 임계점(critical point)이 있지만 그 느낌이 조금 다르다. 임계점과 티핑 포인트의 차이는 어휘 느낌상 되돌릴 수 없는 경우에 티핑 포인트란 단어를 사용하는 듯하다. 마치 나무가 일단 쓰러지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듯이 불가역적인 상황을 표현한다.
작년에 사망한 세계적인 석학 호킹 박사는 마지막 저서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 중 인류 멸망에 대한 몇 가지 가설에서 Tipping point를 말했다. 그는 지구온난화가 이대로 계속 진행되면,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그동안 태양 빛을 우주로 반사하여 보내졌던 빛에너지가 지구에 머물게 된다고 했다. 지구 온도가 증가하면 바다 수온이 증가해 CO2가 배출되고 더불어 아마존 등의 열대 우림이 감소되면서 CO2 양이 급격히 증가된다 하였다. 그로 인하여 온실효과가 나타나고 그 후로는 돌이킬 수 없이 급격히 자연계가 파괴되며, 황산비가 내리고 궁극에는 섭씨 250도의 금성처럼 변하게 된다고 하였다. 점점 그 시점(티핑 포인트)에 근접해 가고 있다고 경고하며 그것도 인류의 선택이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이런 티핑 포인트는 동물에게도 있다. 동물들은 새끼가 성장이 완료되면 냉혹하게 독립을 시킨다. 그 시기를 놓치면 자연에서 스스로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 엄마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어 위험하다.
얼마 전, 엄마와 차아교정 치료를 위해 내원한 남자대학생이 있었다. 그와 진료 날짜를 맞추는데 엄마가 당연하게 항상 따라올 생각으로 엄마 스케줄을 확인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최근 “엄마가 화나게 해서 출근 못하겠다”고 전화로 휴가 통보를 하고 휴가 허락 없이 무단결근을 하던 군의관 중위가 헌병에 긴급 체포됐다. 그는 3년간 124번 늑장 출근한 이력도 있었다. 대학생 부모로부터 늘 듣는 이야기가 “교정치료를 우리 아이가 받을 정도로 아프지 않나요?”이다. 그때마다 필자는 “대부분 치료는 초2~3학년이 견딜 수 있을 정도를 기준으로 합니다”라고 답변한다. 부모로부터 자식이 심리적인 독립을 할 수 있는 티핑 포인트가 있다. 위 3가지 사건에서 보면 자식이 독립 의사가 없었다기보다는 엄마가 주도적으로 지배하며 독립을 시키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요즘 군대 간 아들에게까지 간섭해 내무반 엄마들끼리 카톡방을 만들어 지시하는 엄마들이 증가되고 있다고 한다.
자식들이 스스로 심리적 성인이 될 수 있는 티핑 포인트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시기를 놓치는 헬리콥터 맘들을 볼 때마다 우려되는 것이 있다. 우선 심리적 독립 시기를 상실하여 영원히 심리적으로 엄마에게 존속되어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는 자식의 불행이다. 다음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영원히 엄마를 떠나지 못하는 자식을 떠안아야 하는 부모들의 불행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식은 나이를 먹고 부모는 반드시 늙는다. 어느 순간 심리적 존속이 고통으로 변하면서 비로소 독립을 시키려고 하지만 이미 티핑 포인트가 지났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이 점점 증가된다는 것이다. 20~30년 뒤에 처참하게 후회할 엄마들의 미래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