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3 (목)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차 부뚜어 선생전(差不多 先生傳)

URL복사

조영진 논설위원

이번 논단은 생뚱맞게도 중국 민국시기의 대문장가이자 혁명가였던 후스(胡適) 선생의 글 한 편을 번역·소개하고자 한다. 민국 시기에 중국 국민들을 계몽하기 위해서 썼던 ‘차부다 선생전’이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누군지 아는가? 이 사람을 소개하면 사람들은 모두 알리라. 그 성은 ‘차’요 이름은 ‘부뚜어’다. 반드시 당신은 그를 본 적이 있을 것이고, 그 사람에 대해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을 것이다. 차 부뚜어 선생의 이름은 날이면 날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데 이는 그가 보통사람들의 대표선수이기 때문이다.


차 부뚜어 선생의 용모는 당신이나 나와 차이가 없다. 그 또한 한 쌍의 눈이 있는데 정확하게 보지는 않고, 두 귀가 있으나 명확하게 듣지는 못한다. 코와 입이 있기는 하나 맛이나 냄새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고, 머리 또한 작지 않으나 기억력은 확실히 안 좋다.


그는 늘 말하기를 “매사가 별 차이가 없는 것이 가장 좋은 거야, 구태여 자세하게 따질 게 뭐 있어?” 어릴 적에 어머니가 흑설탕을 사오라 했는데, 백설탕을 사왔다. 어머니가 꾸중을 하자 그는 머리를 흔들며 말하길 “흑설탕이나 백설탕이나 그게 그거 아녜요?”


학교에 다닐 적에는 선생님이 그에게 “고도 시안(西安)이 어느 성(省)에 속하냐?”하고 묻자 답하기를 “산서성이요”하고 답했다. 그러자 선생님이 말하기를 “틀렸다. 산서(山西)성이 아니라 섬서(陝西)성에 있다” 그가 대답하기를 “산서나 섬서나 별 차이 없잖아요?”


나중에 그가 은행에서 일을 할 적에도 숫자를 쓰거나 셈을 하는 데 있어서도 언제나 대충대충 이어서 십(十)자는 종종 천(千)자로 쓰고, 천(千)자는 종종 십(十)자로 써놓곤 해서 점장은 그를 욕했지만, 그는 오히려 시시덕거리며 미안한 기색도 없이, 말하기를 “千자가 十자에 비해 획이 하나 더 많을 뿐인데 뭐가 대수야?”


어느 날인가 그가 중요한 일로 기차를 타고 상하이(上海)에 가게 됐다. 그는 유유자적하게 기차역에 2분 늦게 도착했는데 기차는 이미 떠나고 난 뒤였다. 그는 그저 눈을 멍하게 크게 뜨고 멀리 떠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머리를 흔들며 말하길 “오늘 가나 내일 가나 별 차이가 없는데, 내일 가면 되지. 철도일 하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빡빡하단 말이야. 여덟시 삼십분에 출발하나 삼십이분에 출발하나 별 차이 없잖아?” 그는 중얼거리며 천천히 집으로 돌아갔지만 마음속으로 기차가 왜 그를 이분 정도 기다려 주지 않았는가를 정녕 이해하지 못했다.


다른 어느 날 차 부뚜어 선생이 급한 병에 걸려 집안사람들로 하여금 동쪽 거리의 왕(汪) 선생을 모셔오게 했는데 사람들이 급히 뛰어가서 찾았으나 왕(汪) 선생은 찾지 못하고, 대신 서쪽 거리의 수의사 왕(王) 선생을 청해왔다. 차 부뚜어 선생은 침대에 누워서 의사를 잘못 데려온 것을 알았지만, 병이 급하고 너무 아파 마음이 조급해져서 기다릴 수가 없어 생각하기를 “다행히도 왕(王) 선생이나 왕(汪) 선생이랑도 별 차이가 없을 테니 그에게 치료받도록 하자” 그래서 수의사 왕 선생이 침상에 가까이가 가축을 치료하던 방식으로 치료했지만, 한 시간이 못 되어 차 부뚜어 선생은 죽고 말았다.


차 부뚜어 선생이 거의 죽게 되던 순간, 말을 다 잇지 못하며 한 마디 하기를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별 차…차…이 없어, 매사가 별 차…차…이 없는 게 좋은 거야. 구태여 진지할 필요가 있어?” 이 한 마디를 마치고 그는 숨을 멈췄다.


그의 사후 모든 사람이 그를 매사에 침착했고 생각이 트여 있었다고 칭송하며 평생 진지하게 책임지려고 하거나 세세하게 따지지 않은, 진실로 덕을 실천한 사람이었다고 이야기하며 그에게 두루두루 다 통하고 원만하다는 의미의 ‘원통대사(圓通大師)’란 존칭을 사후의 법호로 바쳤다.


그의 명성은 날이 갈수록 멀리 전해졌으며 위대해졌고, 수많은 사람이 그를 모범으로 본받았다. 그리하여 모든 이가 차 부뚜어 선생이 된다면 중국은 이로 말미암아 영영 뒤처진 국가가 될 것이다.


일국의 흥망은 필부에게도 책임이 있다는데 저 또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우울과 불안의 관계
우울과 불안은 현대인 심리적 고통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물론 개개인으로 접근하면 성격에 따라 나타나는 형태와 민감도의 차이는 있으나 양상은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과거에 대한 집착은 우울을 만들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불안을 만들어낸다고 알고 있다. 우울과 불안과의 관계에서 불안은 늘 우울을 유도하기 때문에 우울 속에 불안이 포함되는 관계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우울과 불안을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파악한다. 인류가 탄생하고 좀 더 많이 우울하고 불안한 자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 성향이 결국 DNA 속에 내재되었다. 인체가 감염되면 염증유전자가 발현되며 면역체계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기분저하 유발 시스템이 가동된다. 우울모드로 진입되면 외부 활동을 중지하고 에너지 비축으로 회복에 집중하는 효과가 있다. 우울한 모습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고 도움을 받는 데 유리했다. 개인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의 집중력을 높이고 위험 회피나 환경 적응에 도움이 되어 생존가능성을 높였다. 불안은 사회적 민감성을 높여서 집단 내에서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 신경계를 활성화하여 집

재테크

더보기

이스라엘-이란 분쟁 속 2025년 6월 원달러 환율 시황과 전망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적으로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 또한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가와 달러인덱스의 움직임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으며, 환율의 향후 방향성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이 칼럼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흐름을 글로벌 금리 사이클과 프랙탈 분석을 바탕으로 전망하고, 투자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2025년 6월 18일 현재 글로벌 경제는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후반부를 지나고 있다. 본격적인 경제위기 국면(C)의 진입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환율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필자의 지난 분석에 따르면, 경제위기 국면(C)의 시작은 2025년 4분기(10월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시기가 다가올수록 환율의 상승 압력도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과거의 금리 사이클과 환율 움직임을 분석해보면, 환율은 대개 경제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에 급등하면서 이전 고점을 돌파하는 패턴을 반복적으로 나타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지난 두 달간 꾸준한 하락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