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1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젠더를 기반으로 하는, 권력의 남용과 성폭력

URL복사

김현미 논설위원

2018년 2월 미투 운동 이후 성희롱, 성폭력 사건이 쉴 새 없이 언론과 여론을 장식하고 있다. 가해자는 원로 시인, 고위 검사, 영화감독, 연극 연출가, 유명 배우, 스포츠 감독, 코치, 선배 선수, 의료인, 지도교수, 도지사, 시장, 공공기관과 경찰의 간부 등 주로 높은 자리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남자들이었다. 피해자는 지위 낮고 권력은 없어도 꿈과 희망으로 자신의 성장을 다독이던 약자인 여성들이었다.


25여 년 전 1993년 4월 ‘서울대 신 교수 성희롱 사건’은 약자인 여자 조교가 성희롱을 한 남자 교수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1998년 2월 대법원은 ‘성폭력 범죄에 미치지 않는 행위라도 성적 언동이 불법 행위가 될 수 있다’ 고 판결했다. 이후 남녀고용평등법에 성희롱과 관련한 조항을 신설하고, 법률을 제정하고 성희롱을 규제하게 됐다. 당시 피해자에게 지급 명령된 손해배상금 500만원은 꿈과 희망이 짓밟힌 피해자의 미래를 보상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가해자는 명예퇴임을 했고, 2차 가해로 보호받지 못한 피해자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꿈을 포기했다고 한다.


성희롱과 성폭력은 젠더 기반 폭력(gender-based violence)으로서 남성성과 여성성을 바탕으로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이다. 현행법상 성희롱은 ‘업무와 관련하거나 지위 또는 직위를 이용해 성적 언행이 이뤄져 혐오감, 굴욕감을 느낀 피해자가 고용상의 불이익을 초래한 경우’를 말한다. 광의의 성폭력은 ‘성적 언동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성적 자기 결정권 등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 일체’를 말한다. 둘은 죄의 종류나 수위에 따라 양분될 수 없고 중첩된다. 현 사회에서는 성희롱이면서 성폭력 범죄(강간, 추행, 카메라 촬영 등)에 해당되는 경우가 다수 있으므로, 희롱이란 단어로 인해 가벼운 죄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성추행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일련의 참극 중에서 정점이 될 만하다. 여성의 용기 있는 미투가 이어지고 여론의 지지가 이어지는 순간에도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던 지방자치단체장의 은밀한 공간에서 성추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에 실망을 넘어 좌절하지 않을 수 없다. 권력을 키워가는 가해자와 그를 옹위하는 집단을 지켜보면서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두려움, 공포, 후회, 굴욕감, 자책감으로 긴 시간을 견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사적 공간에서 또는 주변인의 방조와 묵인 속에 친절했던 사람이 뻔뻔한 가해자로 돌변한다. 피해자의 호소에 가해자와 가해자의 측근은 변명하거나 일축하고, 오히려 피해자의 약점과 허술함을 거론하고 책임을 전가하며 고립시킨다. 주변 세력은 가해자를 옹호 두둔하며 사건을 축소하고 덮기에 바쁘다. 미디어는 피해자의 뒤늦은 등장이 문제이며, 가해자의 인생이 송두리째 날아갔다는 등 중구난방의 풍설로 논점을 흐리기 일쑤다. 가해자의 직위가 높을수록, 세간에 알려진 유명인일수록 피해자는 더 많은 2차 피해를 당할 확률이 높다. 2차 가해에 나서는 그들은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인지, 과연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을 좁쌀만큼이라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주목할 것은 권력의 남용과 젠더 문제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작동되어 잠재적 가해자, 피해자를 낳는다. 부당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보다는 침묵을 택하는 닫힌 조직문화, 개인의 이익보다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고 조직의 사고와 행동에 동조하는 집단주의, 젠더 감수성이 결여된 상급자의 언행에 관용적인 조직 분위기, 견고한 성역할 고정 관념 등을 점검하고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성희롱, 성폭력의 궁극적 해법은 치료보다 예방에 있다. 국가와 사회는 권력의 남용을 통제하고 성차별적 문화를 제거하는 백신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COVID 19 백신 개발보다 더 시급하다.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미국 증시 반등과 글로벌 유동성 증가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

2025년 5월 1일 미국 증시가 주요 저항선을 돌파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4월 초 급격한 하락을 초래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관련 충격은 경기침체를 동반한 위기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외부적 불확실성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미국 증시의 최근 반등과 글로벌 유동성 증가의 배경을 상세히 짚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최근 증시 변동의 핵심적인 원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였다. 이로 인해 시장이 크게 흔들리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는데, CNN의 공포탐욕지수는 2025년 4월 8일 최저점인 3까지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보다 더 낮은 수준이었으며, 투자자들의 공포가 극단에 달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후 증시는 빠르게 회복해 주요 저항선을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반등했고, 공포탐욕지수도 회복세를 보이며 시장의 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양상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사이클을 기반으로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글로벌 유동성(M2)이다. 최근 글로벌 유동성의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이는 시장의 추가적인 상승 여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달러 인덱스(D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