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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돌잔치에 돌반지가 점점 사라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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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종 논설위원

예전에는 돌잔치에 초대받으면 으레 종로 귀금속 거리에 가서 돌반지를 샀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돌반지 대신 현금을 준비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늘어난 것 같다. 이유는 단 하나다. 금값이 너무 올라서다. 한 돈에 10여만원 했던 가격이 요즘은 20~30만원을 훌쩍 넘기니 돌반지를 사기가 부담스러워졌다. 그러고보니 치과의사만큼 일상생활에서 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업이 흔치 않은데 금에 대해 너무 무지한 스스로를 반성하며 왜 사람들은 금에 열광하고, 금의 가치와 본질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화폐로서 가치는 어떻게 되는지, 작년부터 공부한 금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돈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보통 돈이라 하면 지폐 혹은 동전만을 상상하지만, 그것은 그저 수많은 돈의 일부일 뿐이다. 그럼 진정한 돈은 기축통화인 달러일까? 아니면 유로일까? 그것도 아니면 엔화일까? 1971년 8월 닉슨 대통령이 금태환제를 철폐한 이후 달러는 금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펼칠수록 달러의 가치는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오늘날 국제통화시스템에는 기준을 잡아줄 진정한 화폐의 존재는 없는 것인가?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기준 말이다.


고등학교 화학시간에 배운 주기율표를 떠올려보자. 사각형 안에 하나의 원소가 정방행렬로 가로 18개, 세로 9개가 있으며 가장자리는 불규칙한 형태를 보이는 주기율표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하나의 원자 혹은 분자결합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은 실제로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진정한 화폐를 찾고자 한다면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그러면 왜 제임스 리카즈는 금이 가장 궁극의 화폐라고 얘기할까? 런던대학 화학과 안드레아 셀라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셀라 교수는 실온에서 기체 상태인 헬륨(He), 아르곤(Ar), 네온(Ne)을 포함해 주기율표 오른쪽에 위치한 원소 10개는 고려할 가치조차 없다며 화폐로서의 가능성을 바로 일축했다. 이 외에 실온에서 액체 상태를 띠는 수은(Hg)과 브롬(Br) 역시 후보에서 탈락했다. 비소(As)는 독성을 지녔기 때문에 불합격이다. 셀라 교수는 이어서 마그네슘(Mg), 칼슘(Ca), 나트륨(Na) 등 알칼리성을 띠는 12개 원소가 있는 주기율표 왼쪽으로 이동했다. 이들도 물에 닿으면 용해되거나 폭발하기 때문에 화폐로서 기능을 할 수 없다.

 

다음 우라늄(U), 플루토늄(Pu)과 토륨(Th)은 방사선 물질이라는 이유로 불합격했다.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돈을 갖고 다니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또 방사선 원소 중에 아인시타이늄(Es)처럼 실험실에서만 만들어지는 13개 원소는 만들어진 순간 분해된다. 철(Fe)이나 구리(Cu), 납(Pb)은 녹슬거나 부식되는 성질 때문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알루미늄(Al)은 너무 약해 동전으로 만들 수 없었고, 반면에 티타늄(Ti)은 너무 단단해 제련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한바탕 거르고 나니 화폐로서 이용 가능한 후보원소 8개가 남았다. 주기율표 중앙에 자리한 원소들로 이리듐(Ir), 오스뮴(Os), 루테늄(Ru), 백금(Pt), 팔라듐(Pd), 로듐(Rh), 은(Ag)과 금(Au)이다. 귀금속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모두 희귀 원소다. 그런데 은과 금만이 실제 통화 공급량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을 보유했을 뿐, 나머지 원소들은 모두 극도로 희귀한 원소로 화폐의 역할을 할 수 없으며 비등점이 지나치게 높아 추출하기도 어렵다.

 

이제 은과 금 2개의 원소만 남았다. 둘 다 귀하지만 매우 희귀한 것은 아니다. 둘 다 비등점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석으로 만들기가 용이하다. 단, 은은 공기 중에 존재하는 극소량의 황과 반응하여 쉽게 변색된다. 바로 이 때문에 영광스럽게도 금(Au)이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최종 후보가 된 것이다. 금은 희소성, 가단성, 안정성, 내구성, 균일성 등의 필수조건을 모두 만족시켜 물리적으로 가치 보존이 가능하고 믿음직스러운 유일한 원소다.


이 글을 쓰고 있는 9월 25일 기준으로 금 시세를 검색해 보니 최근에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국면이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유동성 증가로 인해 통화가치의 상실을 동반한 인플레이션  시대에 금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제임스 리카즈의 ‘금의 귀환’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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