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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건보공단 특사경, 치협이 찬성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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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태 논설위원 / dentimes@chol.com

최근 정부는 제20대 국회에서 무산됐던 건보공단의 특사경(특별사법경찰권)법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치협 이상훈 회장은 서영석 민주당 의원의 법 발의에 적극 찬성하는 한편, 지난달 16일 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불법개설기관 단속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11년 8개월간 1,610개의 불법개설기관이 적발돼, 3조3,527억원의 보험료를 환수 결정 내렸다고 했다. 상당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로 징수한 금액은 1,739억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불과 환수대상 금액의 5.2%만 환수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러한 현실 때문에 사무장 병·의원 근절대책은 오래 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의료계도 사무장 근절대책을 강력히 오래전부터 정부와 사법당국에 매년 수시로 요구해 왔었다. 치협도 매 집행부마다 사무장 병·의원 척결문제를 첫 번째 숙원과제로 추진해 왔었다. 서울시치과의사회의 경우는 다른 여타 지부보다 회원 수가 많은 만큼 사무장 병·의원도 기승을 부리는 곳이라 매년 사법당국과 공조해 상당수의 사무장병원을 색출해 왔다.

 

정부가 이렇게 의료계와 사법당국과 합심하여 매년 강도 높게 사무장 병·의원을 색출해 많은 실적을 올리긴 했지만, 여전히 사무장 병·의원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정부는 특사경제도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일 것을 주장해 왔지만,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의료계가 이 점 만큼은 반대해 왔었다. 균등 관계에 있어야 할 보험자와 의료공급자 간의 균형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라는 것이 아무리 좋은 의도로 출발해도 진행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건보공단에 대등점에 있는 의료공급자를 수시로 감시할 수 있는 자격이 법적으로 부여됨으로써 선의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된다. 사무장 병·의원과 관련 없는 부분에도 충분히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의료계 지적을 심각하게 곱씹어 봐야 한다.

 

더욱이 현재의 사무장 병·의원이 근절되지 않는 원인이 특사경 제도가 없어서인지도 고민해 봐야 한다. 현재의 제도만으로도 얼마든지 잡아낼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잘 적발해 왔다는 점을 상기하기 바란다. 문제는 특사경이 없어 적발 건수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고 실제 사무장 병·의원을 개설해 온 자들에 대한 보험료 환수방법이 미흡해서라는 것이 옳다.

 

11년 8개월간 1,610개 사무장 병·의원을 적발했고 환수대상 금액도 3조3,527억원이라면 대단한 실적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 환수된 보험료는 5.2%였다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는 분명히 환수방법의 문제를 법적으로 보강하면 충분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건보공단에 특사경을 두려는 목적이 현재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리는 조사기간(평균 11개월)을 수개월 정도의 기간 안에 신속히 조사함으로써 사무장의 은닉재산을 빠르게 찾아내는 등 보험료 환수를 용이하게 하려는 데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무장 병·의원을 운영하는 자가 수년이 걸리는 조사 과정에서 재산을 빼돌린다기보다 이 사업(?)을 하면서 빼돌리며 할 개연성이 너무 많기에 그런 이유로 굳이 이 제도를 신설해 보험자인 공단에게 의료공급자를 지배(?)하는 구조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번에 치협이 다른 의료인단체보다 먼저 이 제도의 신설법안에 적극 찬성한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제도의 실과 득을 잘 살피고 종전에 왜 의료인단체들이 반대했는지 보다 더 면밀한 검토를 한 후 다른 의료인단체와의 공조와 협의를 바탕으로 천천히 결정해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 제도는 한 번 만들면 이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 한 번 공단에 칼자루를 쥐어주는 순간, 지금도 공단의 조사권으로 의료기관들이 ‘을’인 것 같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 나오고 있는 마당에 ‘을’이 ‘병’으로 되는 지름길을 스스로 열어주는 것은 아닌지 매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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