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어렸을 때 읽었던 흥부전은 조선시대에 지어진 한글 소설이며 판소리계 소설로 작자와 정확한 창작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욕심 많은 형 놀부와 가난하지만 착한 동생 흥부의 이야기로 전개되는 해학과 풍자가 뛰어난 작품이다.
독자 여러분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흥부와 놀부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놀부는 탐욕스럽고, 못된 짓만 일삼으며, 착한 동생을 괴롭히는 천하에 몹쓸 사람이다. 반면 흥부는 착하고 못된 형에게 당하기만 하는 불쌍한 사람이다.
우리의 마음속에 어려서부터 자리 잡고 있는 부자의 이미지 중 상당 부분은 놀부의 이미지가 투영되어 있다. 그냥 부자는 탐욕스럽고 나쁜 사람들인 것 같다. 반면 가난한 흥부는 왠지 착해 보인다. 이상하다.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들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왠지 모르는 부자에 대한 거부감에 내가 저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혼란스러운 심리가 존재한다.
과연 부자는 나쁜 사람들일까? 그 반면에 가난한 사람들은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일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전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인 빌 게이츠처럼 본인의 이름을 건 재단을 통해 매년 수백억원을 기부하는 착한 부자가 있는 반면, 삶에 대한 노력 없이 심성도 나쁘며 게으름에 빠져 지내는 가난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부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해야 올바른 부자가 될 수 있다.
얼마 전 ‘돈의 속성’의 저자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의 다른 책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을 읽다가 좋은 내용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책이 시작하자마자 던지는 질문이 있었다.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는가?”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는 속물적이며 지극히 현실적이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부와 가난을 모두 경험한 입장에서 보면, 돈이 상당 부분 행복을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행복을 살 수 없을 뿐이지 대부분의 행복을 살 수 있다.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둘 다 맞다.
그러나 돈의 가치를 이해하면서 행복의 방법을 터득한 사람에게는 돈이란 어마어마하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도구다. 돈은 나에게 나 스스로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인생의 시간을 준다. 돈은 내가 건강할 수 있도록 지나친 노동에서 벗어나게 하고 적정한 영양과 휴식을 마련해 준다. 돈은 가족 간의 재정적 문제로 인한 긴장 상태를 쉽게 해결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스스로 만족할 줄 알고 사회와 이웃에 기여할 수 있는 현명한 삶을 배운 사람이라면 돈이 많을수록 행복해질 수 있다. 여전히 돈은 행복을 줄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돈을 잘못 이해하고, 잘못 사용해서 그럴 것이다.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김승호]
많은 사람들이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돈에 대한 욕망을 멈추라고 조언하지만, 그 조언자 중에 실제로 막대한 부를 가졌던 사람은 극히 드물다.
김승호 회장 말처럼 돈의 가치를 바르게 이해하면서 각자에 맞는 행복의 방법을 터득한다면 돈은 내 인생의 행복에 크나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