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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발행인칼럼] 최저가 미끼상품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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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민겸 발행인(서울시치과의사회장)

 

최저가 미끼상품의 진실

 

아파트 인테리어를 예로 들어보자. 공사 시작 전 여러 미팅도 하고 견적을 뽑은 후에 나름대로 신중하게 업체를 선정하고 공사에 들어가지만, 실제 뜯어내 보면 바닥 배관이 어떻고, 사시나 천정상태가 어떻고 해서, 처음에 예상했던 금액을 훨씬 초과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공사고, 인테리어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업체의 의도대로 이끌리기 쉬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는 꼭 인테리어 업체의 잘못은 아니다.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에게 평생에 걸쳐 무조건적인 후원을 했던 구엘 백작과 같은 그런 낭만의 시대가 가고, 이제 우리는 타일 한 장 유리 한 칸에도 가격표를 붙이고 검토한다. 문제는 눈에 보이는 항목에는 그토록 철저하건만, ‘신뢰와 전문성’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는 오히려 둔감해 진다는 것이다. 

 

‘김박사, 내 몸은 자네에게 전부 맡기겠네’ 이런 낭만의 시대가 지나고, 진료항목별로 최저가를 표방하며 환자를 모으는 병원의 현실은 어떨까?

 

1. 양으로 해결
병원 입장에서는 진료비가 낮으니, 그 양을 늘려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위내시경을 예로 들어보면, 단위 시간당 검사하는 환자의 수를 늘려야 하니, 위 주름 사이사이의 이상을 발견하는 진단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저수가이다보니 장비를 충분히 갖추기도 불가능해, 교차감염을 막기 위한 소독 역시 부실해지기 쉽다. 

 

2. 환자별 케어의 부족
미끼상품으로 그 병원을 찾았다고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고, 추가적인 검사나 치료를 받을 일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컨베이어 벨트처럼 빡빡하게 돌아가는 병원에서는 이러한 환자들의 디테일한 요구를 들어줄 여력이 없고, 이는 환자의 불만과 의심으로 이어진다.

 

3. 정보의 비대칭성과 선무당들
의료시장은 생산자(의사)와 소비자(환자) 간 정보의 수준차이가 매우 큰 것이 특징이다. 바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말한다.

 

의과대학과 수련기간 그리고 실제 개원가에서 겪는 수 십 년의 시행착오와 노하우는 환자가 인터넷 검색이나 주변 지인으로부터 얻는 정보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넘사벽’의 차이가 있다. 단순한 토막 정보는 검색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 여러 지식을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해서 가장 중요한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것은 전적으로 의사의 몫이다. 

 

하지만 지금도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에서 검증되지 않은 지식들이 환자에게 흘러가고 있고, 이는 오히려 의료진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방어진료 같은 부작용을 유도하고 있다. 

 

4. 불신은 생산성마저 떨어뜨리고…
의사는 선의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고, 환자들은 이를 잘 받아들여야 병원의 진짜 생산성과 내실이 가능해진다.  
양질의 진료를 받고 싶어 하면서도 그 대가를 아끼려 최저가 병원을 선택한 환자는 정신없이 돌아가는 그 병원의 진료 흐름 속에서, 의심과 불만은 결국 불신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환자-의료진 신뢰관계가 깨어진 상태로는 병원의 생산성마저 바닥을 치게 되며, 병원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또 다른 미끼상품을 내고 새로운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무리수의 악순환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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