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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르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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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형 논설위원

외교부 홈페이지 국가별 정보 항목을 보면 르완다에 대해 ‘의료시설은 제한적이고 약품도 부족하기 때문에 중병에 걸렸을 경우 케냐나 남아공으로 가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런 의료 수준을 갖춘 나라에 대해 대한민국 보건복지부는 ‘학사운영 및 관리에 있어 국내 대학의 교육 수준과 동등하다고 판단’돼 르완다의 의대 교육과정을 인정 즉, 이곳에서 의대를 졸업한 경우 우리나라에서 의사고시를 볼 자격이 된다고 판단했다.

 

‘설마 사실일까?’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지난 2020년 국정감사 때 벌어진 일이다. 이 나라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르완다의 GDP는 우리나라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 의료시설도 제한적이고 약품도 부족한 나라의 의학 학사운영·관리가 국내 대학의 교육 수준과 동등하다고 판단한다면 과연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지난 7월 통합치의학과 경과규정 전문의 시험을 끝으로 1962년부터 60년동안 이어진 치과계 전문의 문제가 일단락된 듯하나, 한쪽에서는 외국 수련자 검증제도에 관한 건으로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5년 9월 24일 치과전문의 자격 인정요건으로 ‘외국의 의료기관에서 치과의사 전문의 과정을 이수한 사람’을 포함하지 않은 ‘치과의사 전문의의 수련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18조 제1항’에 대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근거로 2018년 제11회 치과의사 전문의 시험부터 외국 수련자가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검증을 시행하게 됐다.

 

국내와 달리 법적으로 전문의가 존재하지 않은 일본에서 정규 정원 내의 모집과정을 거치지 않았을뿐더러 2년 중 200여 일을 국내에 체류한 치과의사에게 보건복지부는 응시자격을 부여했다. 이는 해당 분과학회의 반대와 응시자격 무효를 의결한 대한치과의사협회 정기이사회의 판단을 외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외국 수련자에게도 국내 전문의 응시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는 헌재의 판결이 무조건 자격을 주라는 것은 아니다. 헌재는 18조 1항에 대해 외국 의료기관에서 치과전문의 과정을 이수한 사람이라도 국내에서 수련과정을 재이수토록 해 국내 실정에 맞는 경험과 지식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단 또한 적합하다고 전제했다.

 

다만 외국 수련과정에 대한 인정 절차를 거치거나 치과전문의 자격시험에 앞서 예비시험 제도를 두는 등 직업의 자유를 덜 제한하는 방법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므로 예비시험제도를 두지 않으면 외국 수련과정에 대한 인정 절차를 수련 기관·과정·기간에 대해 우리나라와 동등하게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정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보건복지부는 무슨 근거로 이 치과의사에게 응시자격을 부여했을까? 인턴과 레지던트 4년을 거치는 국내 수련과정을 일본에서는 2년, 그것도 200여 일을 국내에 체류했어도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일까? 우리나라 치과 수련과정이 어느 정도라 생각하는지 궁금하고, 한편으론 비참하기도 하다. 이 사건을 두고 후배 전공의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재판에 임하고 있다. 해당 치과의사를 모욕하려는 것은 아니다. 무리한 응시자격을 부여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이유를 묻기 위함이고, 국내 치과 수준을 바라보는 보건복지부의 각성을 기대하기 위해서다.

 

끝으로,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이사회의 판단을 무시한 보건복지부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전공의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지금이라도 주도권을 쥐고 재판을 이끌어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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