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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면허취소법 간호법 결의대회 감상, 그 대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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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논설위원

그날은 기막힌 날이었다. 4월 16일 정오에 인근 호텔에서 열린 치과의사 동료의 딸 결혼식에 참석했다. 신랑과 신부가 전부 의사인 촉망받는 커플이었다. 양가 아버지의 진솔한 덕담이 어울리는 고급 스몰웨딩이었다. 예식 후에는 시청 앞에서 열린 의료연대 규탄 결의대회를 들러볼 심산이었다. 마침 한 동기와 함께 방문하기로 카톡이 오갔다.

 

치협 깃발은 단상에서 중간쯤 있었다. 조금 전 정장 차림으로 고급호텔에서 식사를 하다가, 도로 블록에 앉아 민노총 시위 같은 낯선 장면을 실연하자니 자괴감이 밀려왔다. 젊은 의료인들의 난항을 예고하나? 20여년 전 독일 의사들이 가운을 입은 채 시위하던 사진이 해외 토픽에 올랐었는데, 이것도 선진국으로 가는 통과의례인가. 그런데도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에서 의대 입시교육 열풍이라니,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결의대회의 주축이 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13개 단체의 연합이다. 통상 의료인이라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로 대별되던 시대는 가고, 직능이 진보적으로 다변화된 시점이다. 과거 의협이 쥐고 있던 주도권 역할은 상실된 지 오래고, 직역 간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하는 풍토로 변했다. 오로지 회원의 숫자가 그 단체의 힘이고 위상이다. 이를 반영하듯 일반 언론의 결의대회 광고, 주관 단체명은 가나다순이었다. 일부 언론기사에선 숫자가 적은 치협은 명기조차 되지 않았으며, 박태근 회장의 첫 번째 10일 단식도 기사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간호조무사협회장의 단식에 대한 인터뷰가 크게 기사화됐다. TV 뉴스에선 임상병리사협회장이 “투쟁에 치과의사들도 가세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기현상도 표출됐다.

 

간호사법 분리는 당연히 직역 간 다툼을 야기한다. 의사들은 간호사들의 단독개업을 우려한다. 간호조무사는 자신들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며 극렬히 반대한다. 더구나 간호영역에 고질적 카스트 신분제도가 있다며 감정적으로 호소한다. 간호조무사 학력 요건을 고졸 이하로 상한을 둔 것도 모순이라는 주장이다. 응급구조사, 임상병리사, 요양보호사들도 ‘지역사회’ 문구로 포장된 간호법이 분리되면 본인들도 밀려날 위험이 있다고 난리다.

 

한의협만이 분리법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의사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우리도 일각에선 치과의사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고 이는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의료연대 모든 직역의 요구가 터져 나올 것이다. 분란을 틈탄 이기적 발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심지어 의사, 치과의사 휴진 사태 시 국민건강을 대신 책임진다고 한다. 전통적인 의사와 한의사 분쟁의 재연이고, 감정적 발상으로 보인다.

 

두 가지 법에 대한 치협의 강력대처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총회에서의 미온적 태도는 아쉽다. 협회장의 인사말에서 면허취소법에 대한 언급은 생략됐고, 충남지부의 긴급상정으로 그나마 결의안이 채택됐다고 한다. 스스로 단식의 의미를 무색하게 했다. 정치적 제스처일진 모르나, 비급여보고 건과는 급이 다르다. 다행히 여당과 복지부가 반대 입장에 있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이는 실현되지 않았고 앞으로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

 

당장 가시적인 실익이 없어 회원들의 동참이 부족한 점은 우려된다. 이 두 법은 의료인의 근간을 뒤흔드는 과잉입법이자 이기주의 입법이다. 면허취소법은 국민과 의료인을 갈라치며, 간호법은 의료인들을 갈라치는 악법이다. 지난 정권에서 코로나 사태 때 대통령이 선거 표를 염두에 두고, 함께 고생한 의료인 중 간호 직역만 칭찬한 이후로 이 수법이 의료 직군에도 도입된 감이 든다. 의사11만 5,000명, 치과의사 3만명, 간호사 40만명 간호조무사 85만여 명이다. 정치인들의 갈라치기 술수에 당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치과의사 집단지성은 이를 관철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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