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1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9℃
  • 서울 2.4℃
  • 대전 4.2℃
  • 대구 4.8℃
  • 울산 5.7℃
  • 광주 7.5℃
  • 부산 6.7℃
  • 구름많음고창 6.7℃
  • 흐림제주 12.3℃
  • 흐림강화 1.0℃
  • 흐림보은 4.2℃
  • 흐림금산 4.5℃
  • 흐림강진군 7.4℃
  • 흐림경주시 5.1℃
  • 흐림거제 7.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병원이 이제는 신분증 검사까지 해야 한다고?

URL복사

송윤헌 논설위원

이른바 ‘내원환자 본인확인 의무화법’으로 불리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미 현장에서 겪고 있는 불편함에 더해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중될 행정부담과 환자 불편으로 인한 민원에 대해 병원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건강보험 수급자 자격관리와 부정수급을 차단해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방지하고, 타인 명의로 마약류 등 처방에 의한 오남용을 차단하겠다는 설명이지만,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의견이 많다. 기존 건강보험 수급자 자격관리와 부정수급 방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업무였지만, 이제는 의료기관의 책임이 되어 자격 확인을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및 징수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내원 환자에게 건강보험증과 신분증을 요구해 본인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일상에서 은행 업무를 보거나 비행기·선박 등을 탈 때, 신분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신분증이 없으면 업무가 처리되지 못하거나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다고들 알고 있으면서도 신분증 미지참으로 공항 등에서 임시신분증을 발급하는 경우가 많다.

 

신분증이 없는 경우, 병원에서 접수가 되지 않으니 진료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인데, 이는 의료법상 ‘진료거부’고, 병원 입장에서는 아픈 환자를 두고도 신분증으로 옥신각신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할 것이다. 이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라면, 신분증 미지참은 진료거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법적 해석을 해줘야 한다.

 

지난 2007년부터 수진자 자격조회가 되면서 간단한 개인정보 확인만으로 접수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고, 최근에는 지갑이나 신용카드, 신분증 등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전혀 불편함이 없는 시대임에도 본인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지참하고 일일이 사진과 대조하는 과정이 생긴다면 환자들 반발의 화살은 애꿎은 병원 접수직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런데 신분증 제시를 거부하는 벌칙조항은 없다. 본인확인을 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나오는데, 거부의사를 밝히면 이를 강제화할 수단과 대책도 정부에서 만들어줘야 한다.

 

신분증이 없는 미성년자는 무엇으로 신분을 확인할 것인가? 응급환자는 예외라고 하나, 접수 시 늘어지는 시간에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인건비를 줄이고자 키오스크로 접수하는 곳이어도 결국 사람이 직접 나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본인확인을 하면서 일개 민간인이 환자의 얼굴을 확인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2015년경 전자건강보험증을 도입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가 있다며 사회단체들의 반대운동이 격렬했는데, 차라리 전자건강보험증을 발급해 병원의 행정업무라도 줄여달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현행 국민건강보험제도상 건강보험 대상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 결국 부정사용 케이스는 극히 일부의 문제일 것이다. 공단에 따르면 2020년 명의 대여·도용 부정수급 현황은 적발인원 463명, 결정 건수 3만1,433건으로, 결정 금액은 7억3,8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참고해 보면 간접비용은 어마어마해서 가성비가 매우 떨어지는 제도인 것이다. 국민은 신분증을 필수지참해야 하니 불편함이 늘고, 악의를 품고 사기치러 온 사람에 대해 병원도 공조자가 아닌 피해자일 뿐인데도 그 벌은 병원이 받아야 한다.

 

본인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의료기관의 부담이 적은 방법은 무엇인지, 적절한 방식을 위해 마련해야 할 법적 장치는 무엇이 있는지 등에 대한 어떤 고민도 없이 그저 ‘우리는 법을 만들테니 너희는 이를 지켜야 하며, 잘못되면 과태료도 부담하라’는 식의 제도는 병원도, 환자도, 국민도 이해할 수 없는 제도인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아무리 배가 고파도 사자는 풀을 먹지 못한다
최근 정부는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증가시키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의료계는 강한 반대를 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의사가 부족할 것이란 이유를 들었지만, 객관적인 설득력이 부족하다. 의대 증원 계획은 소아청소년과(소청과)가 문을 닫으면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의료 기피과 문제 해결방법으로 과거 군사정권이 강제적으로 의대 수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킨 방법을 답습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 걱정이 앞선다. 영화 <서울의 봄>처럼 쿠데타에 성공한 군사정권은 국민적인 인기를 얻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의대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의대를 늘려서 의사 수가 많아지면 의료수가가 낮아질 것이란 단순한 생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때처럼 의사 수를 증가시키면 소청과를 포함한 기피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단순한 사고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문제의 시작은 2017년 12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사건이다. 검찰은 의사 4명과 간호사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고 게다가 이들 중 일부를 구속까지 했다. 최종 결과는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무죄가 선고된 사건이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의료사고가 높은

재테크

더보기

경기침체와 공급 쇼크 인플레이션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온다 | 미국상업용 부동산 위기

오늘은 경기침체 이후 공급 쇼크 인플레이션으로 도래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1월 FOMC 전후 자산시장 반응 지난주 미국 증시는 2023년 11월 FOMC에서 연준의 pivot 발언으로 인해 가파른 상승을 이어오며 큰 조정 없이 신고가 경신에 성공했다. 2024년 상반기에 유동성 위기로 인해 미국주식 시장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었다. 지난 기고에서 다룬 것처럼 2023년 3월 은행위기 이후로 연준의 지급준비금의 역레포(RRP) 잔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었는데 모두 소진될 전망이었고, 작년 3월 보유자산의 미국채 손실 실현을 막기 위해 긴급하게 도입된 미국은행들의 BTFP(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 Bank Term Funding Program) 역시 3월에 만기가 도래하고 있었다. 마침 RP 금리까지 변동성이 커지며 3월 전후로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었다(지난 금리사이클에서도 RP 금리 발작 이후 완적긴축을 긴급하게 종료한 적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1월 31일 FOMC 성명서가 발표됐다. 성명서에서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다’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금리인하 시기에 대한 언급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