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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저는 기피과를 전공한 치과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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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헌 논설위원

필자의 전공은 구강내과이고, 개원해 진료도 전공과목에 한정해서 하는 평범한 치과의사다. 다만 필자가 전공한 학회에서는 매년 레지던트 지원에 대해 걱정과 한숨이 난무하고, 흔히 이야기하는 기피과에 속한다. 속된 표현으로 레지던트들이 안 들어오니 전문의 배출이 되지 않고, 기존 전문의들은 경쟁자가 없으니 좋은 일 아니겠냐는 등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기가 막히기도 한다.

 

치의학의 발전은 각 분야가 골고루 발전하면서 학술적 완성이 되고, 임상에서도 의료기술의 발전이 되면서 환자의 진료에 도움이 되는 것이지, 한쪽으로 쏠리게 되는 것은 의료의 왜곡이 나타나게 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치과의사의 전공은 경우에 따라 평생 그 진료로 밥벌이를 해야 할 수도 있는 문제다. 평생 해야 하는 일이라면 즐겁게 해야 하는 일을 전공으로 결정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즐겁게 일하는 사람보다 그 일에 미쳐서 일을 하는 사람은 따라갈 수 없기는 하다. 직업선택에 있어서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바탕으로 소득 수준이 높고 사회적 대우를 고려한다면 치과의사가 매력적일 수 있으나, 맞지 않아서 안 하는 사람도 있고 면허가 있으나 전혀 다른 길을 가는 사람도 있다.

 

전공과목을 선택할 때 수익은 낮고 기회는 적은데 고생만 많아 삶이 고달프거나, 책임도 많으면서 법적으로 의료사고에 대한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과들을 기피하게 될 것이다. 이런 기피과를 전공하면 결국 주변의 예상과 개인적인 이익에 어긋나는 선택을 하는데 그런 이들은 항상 존재해 왔다. 갑자기 미달되는 기피과들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필자가 전공을 선택하던 30년 전에도 현재 기피과들은 똑같은 이유로 인기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이런 전공을 선택하던 사람들이 기대소득을 높게 생각하던 것도 아니고 그냥 보람과 책임을 이유로 지원하고, 전문의를 취득하고 평생 진료를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가 드러나면서 기피과, 필수의료, 응급환자 진료대응, 지역별 편차 등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최근에서야 대두된 문제라 할 수 있을까? 기피과 관련 학회들은 기존 방식으로 의료제도를 운영하면 결국 미래에는 국내의 전문의가 부족하거나 전문의들이 전문진료에서 떠날 것이라고 경고를 해왔지만, 다들 무시했다.

 

기피과 전문의들이 생각하고 있던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한 기준인 역치를 넘어서는 일이 이제 너무 자주 벌어지면서 웬만하면 참아보려 했던 인내심에 바닥이 났다. 돈에 민감한 의사들이 수가가 낮다고 찡찡거리고, 월급을 더 준다 해도 지원을 안 한다고 난리지만, 기피과를 전공한 사람들은 평균적인 소득 기준 자체를 낮게 생각하고 있다. 더욱이 외과계 기피과는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적 처벌 강화와 배상액 증가로 무과실 의료사고까지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해서 차라리 진료를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낮은 수가라 수입이 낮다는 주장보다는 종합병원의 경우 해당과의 진료수익이 낮으면 받는 불이익과 개원의 경우 기피과이기 때문에 월세, 장비, 인건비가 저렴해지지 않으니 기본적인 운영이 가능한 수준이 되어야 하는데, 쥐어짜도 그게 안 되면 결국 포기하는 것이다. 그나마도 낮은 수가를 삭감까지 하는데 ‘삭감할 필요가 없는 진료를 했다’라는 의미로 보면 자존감까지 떨어지게 된다.

 

그나마 같은 이유와 상황 속에서도 기피과 진료를 해 오던 기존 전문의들까지 이탈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내놓은 대책들을 보면 자괴감만 느껴진다. 필수의료의 기피과들이 느끼는 자괴감은 필자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의료의 앞날은 어두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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