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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아수라장(阿修羅場)으로 만든 자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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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태 논설위원

필자의 기억으로는 치과계가 점점 아수라장으로 변해 가기 시작한 때가 불과 10여년 전부터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치과계 내부에서 잡음은 언제나 있어왔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치과계 내부에서였다. 치과계 내부의 다툼을 사법당국에 고소·고발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러한 치과계의 공동체적 인식은 10여년 전부터 파괴되었다. 매 집행부마다 우리 구성원 간에 분란이 일어났다. 심지어 집행부 자체도 갖가지 내홍에 시달려 왔다. 그리고 임기가 끝났어도 전직 협회장이나 임원들에게 횡령 등 갖가지 이유를 들어 고발하여 곤혹스럽게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이런 일을 저지르는 자들은 소수일 것이다. 3만여 치과의사들 가운데 극히 소수가 자칭 정의라는 미명 하에 이런 일들을 자행하고 있다. 자신들을 내부고발자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며 고발을 일삼고 있지만, 실제 이들이 고발하는 내용 중 상당한 건수가 무혐의로 나오는 것을 보면 그저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은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무차별 공격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들 소수는 스스로 세력화(?)하여 치과계를 난도질하고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최근 벌어진 치협 압수수색 사건도 이런 맥락의 일환으로 보인다. SBS에서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메인뉴스 단독으로 연속 보도까지 한 압수수색은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과 임플란트 급여화 확대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해 여야 국회의원 다수에게 정치자금을 주었다는 구체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실제 임플란트 급여확대는 치과계만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구강건강을 우선하여 이끌어낸 정책이었으며,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도 치과계만을 위한 연구원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치과의료 산업의 국제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다.

 

이번 33대 치협 회장단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들의 모임인 부척연은 그간 현 협회장에게 끊임없이 시비를 걸고 있다 보니 이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받자 이 사건은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번 압수수색 사건이 지난해 대의원총회에서 거론된 협회장의 횡령문제와 연관 있는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즉, 대의원 포함 일부 회원이 지난해 대의원총회에서 거론된 협회장의 횡령 의혹을 보고 고발했다는 것인데 그들 주장대로 단순하게 그렇게만 보이지 않는다.

 

치협 기관지 보도에 따르면 고발된 내용에는 일반 대의원이나 회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내부 기밀 내용이 포함돼 있고 협회의 국회 로비 프로세스까지 정확하게 서술되어 있었다고 한다. 더욱이 SBS 뉴스에도 나왔듯이 협회장과 감사와의 통화내용도 사법당국과 SBS 모두에게 제보되었다는 점을 두고 볼 때 고발자는 내부 기밀문서를 접할 수 있는 자로 국한된다. 고발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이를 제보할 수 있는 자는 극소수다. SBS 뉴스에서 인터뷰한 인물의 모습이 자신의 원장실에서 뒷모습으로 나왔으니 누구인지를 특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누구든 간에 고발자나 그 조력자에게 묻고 싶다. 정의로운 내부고발이었는가? 만일 고발자와 그 세력들이 정의감에 사로잡혀 협회장의 횡령을 밝히기 위한 내부고발이었다면 방법의 아쉬움은 있어도 참작의 여지는 있다. 그러나 오로지 정적(?) 제거를 위한 옭아매기식 고발이라면 이는 치과계 전체가 공분할 것이다.

 

정치자금법 관련 활동은 치과계와 같은 단체에서는 합법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지만 자칫 잘못 엮이면 곤욕을 치르게 마련이다. 그러기 때문에 상대방을 수렁에 빠뜨리는 목적으로 이런 고발을 했다면 이참에 이런 세력들에 대해 만천하에 고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거 두 차례 압수수색도 정치자금법 위반혐의였지만 두 고발주체는 외부였다. 그러나 이번 고발주체는 치과계 내부였다는 점에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더욱이 치협 기관지 지적대로 현직 감사가 고발자라면, 그것이 사실이라면 선배로서 충고하고 싶다. “당장 치과계를 떠나주길 바란다.”

 

현직 감사가 고발자로 의심받는다는 자체가 치과계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집행부 내부를 감시하여 건전한 회무와 회계를 만들어 달라고 대의원총회에서 선출한 감사가 설령 고발 당사자가 아니고 제보자 등 관련자라 해도 치과계 일원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그 뒤에 배후세력이 있다고 하면 더욱 용납하기 어렵다. 상식이 무너지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 치과계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그저 아연실색할 뿐이다. 치과계에 아수라(阿修羅)들이 득실거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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