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훈 수
·대한치과감염학회 상임이사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전문강사
의료인 감염노출에 대한 적절한 대응 (HIV)
의료인이나 환자가 감염 노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병원을 책임지는 원장의 입장에서는 향후 의료사고의 책임의무를 소홀히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치과에서는 가장 빈번하게 감염 노출 위험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슈퍼박테리아 등 다제내성 세균감염도 중요하지만 가장 치명적인 것은 HIV, HBV, HCV 등 바이러스 감염일 것이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로 오염된 혈액에 노출된 경우 HIV에 감염될 수 있는 확률은 0.3%이고, 점막에 노출된 후의 감염 가능성은 0.09%이다. 피부에 노출되어 감염된 예는 없다. 뇌척수액, 관절액, 흉막액, 복막액 심낭액, 양수도 HIV 전파의 가능성이 있으나 그 확률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경피적 노출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감염될 확률은 여러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감염원으로부터 더 많은 혈액에 노출된 경우, 깊게 찔린 경우, 감염원의 상태가 진행된 말기 에이즈 환자인 경우, 혈액 내 바이러스 농도가 높은 경우, 감염의 확률은 높다. 아무리 주의를 한다 하여도 HIV에 노출되는 것을 완전히 예방하지는 못한다.
본의 아니게 노출되었을 경우에는 적절한 노출 후 예방조치로 감염의 위험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예방적 약제 투여를 통해 거의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예방적 약제투여의 시작 시기와 기간으로는 가능하면 노출 후 1~2시간 이내에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고위험 노출인 경우 1~2주 이내라도 예방적 약제투여가 권장된다. 적합한 투여기간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없다면 4주간 투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향후 노출된 즉시 HIV항체 검사를 시행하여 이미 HIV에 감염되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고, 그 후에는 노출된 날로부터 6주, 3개월, 6개월에 항체 추적검사를 시행하여 양전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노출 후 예방요법제를 사용하게 되면 약제 시작 전과 약제 투여 기간 중 2주마다 부작용 평가를 위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혹시 감염되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최종 검사결과가 음성이 나타날 때까지 안전한 성관계를 하도록 하고, 모유 수유는 중지하도록 하며, 헌혈이나 정자를 포함한 장기이식은 금지한다. 또한 의료행위 중 침습적 처치를 수행할 때는 주의를 요한다.
HIV에 노출된 후 2~3개월 내에 신체에 나타나는 모든 증상은 사소한 것일지라도 반드시 의사에게 보고하고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HIV 자체에 의한 증상이 있을 때에 혈액 내에 바이러스의 농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