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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흑백논리와 일반화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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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23)

대통령선거 후에 대학생들 술자리의 대화가 멘붕(멘탈 붕괴)이라는 인터넷기사와 대선에서 진 이유가 노인 투표 때문이라서 그 책임을 물어 지하철에 있는 경로석을 폐지해야 한다는 일부 젊은 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긴다.

 

이러한 생각이나 행동의 원인은 다양할 수 있으나 간단하게 단순화시키면, 이기고 지는 흑백의 논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문제가 아닌 다양한 견해가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항상 선거는 이기고 지고의 형태로 결론지어진다.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찍을 수 있는 선택의 다양성은 배제된다. 따라서 선거 후에 승리 아닌 승리에 대한 해석오류로 인해 승리자들이 매번 실수를 범한다.

 

이에 필자는 선거 때마다 늘 느끼는 것이 흑백논리에 대한 불만이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선택권의 제한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A 혹은 B 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A에 대한 선택의 이유가 너무도 다양한데도 불구하고 결론은 단순하게 A를 좋아한 선택이라고 판단된다. A를 좋아한 선택이 최선일 것이지만 그 외에도 B가 싫어서, A가 싫지 않아서 등등 많은 이유가 있으나 흑백의 논리는 그것을 ‘좋아서’라고 단순하게 정리하는 효과를 지닌다. 더불어 정치인들은 이런 흑백논리의 심리를 잘 이용한다. 미국의 한 심리학자는 사람들은 어떤 이슈, 혹은 사람에 대해서 ‘좋다 혹은 나쁘다’의 간단한 흑백논리를 통해서 심리적 안정과 편안함을 얻기 때문에, 흑백논리에 빠지게 된다고 하였다. 즉,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는 의견 선도자(opinion leaders)들인 일부 언론과 논객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깊은 사고나 고민 없이도 간단하게 세상 돌아가는 일을 정확하고 분명하게 판단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사실(reality)보다는 본인들의 마음의 평화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이런 판단은 많은 오류를 범하게 한다. 선택을 위한 흑백논리가 원인론적인 생각이라고 한다면, 선택에 따라 발생되는 오류에 대한 생각은 결과론적이다. 그리고 이것을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한다. 예를 들어 ‘여자는 다 명품을 좋아해’라든지 ‘뚱뚱한 사람은 느려’라는 등의 일반적인 것 같은 생각을 ‘일반화의 오류’라고 한다. 마치 전부가 다 그런 것처럼 표현하는 것이다.

 

맥스 슐만은 ‘일반화의 오류’를 3가지 유형인 ‘단순화의 오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근거없는 비난의 오류’로 정리하였다.

 

인삼은 건강에 좋다. 하지만 열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 나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런 것을 ‘단순화의 오류’라고 하며 A에 대한 투표는 A를 지지하기 때문이라는 흑백논리의 오류이기도하다.

두 번째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어느 도시를 방문해서 식사를 하니 맛이 있었는데 두 번째 방문에서도 맛이 있었더니 그 후로는 그 도시는 음식이 맛있는 도시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통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오류이며 선거 여론조사의 오류이기도하다. 전화조사에서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답변하지 않는 것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 번째의 ‘근거없는 비난의 오류’는 일종의 머피의 법칙이다. 즉 ‘소풍가는 날은 비가 온다’라든지 ‘어떤 선수만 나오면 게임에서 진다’라는 등의 논리적인 근거가 없이 한 두 번의 경험을 토대로 그것이 전체인 양 합리화하는 것을 말한다. 즉 내가 투표하는 후보는 항상 떨어진다든지, 항상 이긴다든지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생각이다.

 

이처럼 양자대결의 선거에는 흑백의 논리와 일반화의 오류 등의 다양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겼다’ 혹은 ‘졌다’는 결론적인 생각에 머문다. 더불어 승자 또한 모두가 지지자라는 착각에서 쉽게 오류를 범한다. 물론 필자 또한 이 글을 통하여 대선 후 대학생들의 멘붕 술자리와 지하철 노인석 철폐를 주장하는 젊은이들의 생각을 일반화시키는 오류를 범했을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 오늘 따라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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