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남녀 간의 차이는 수없이 이야기되어 왔다. 심지어 남녀 간의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한마디로 정리한 제목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미국 펜실베니아의 Verma는 해부학적으로 여자와 남자의 뇌구조가 다르다는 결과를 발표하여 설득력을 얻고 있기도 하다. 즉, 여자의 뇌는 좌·우측 뇌가 소통을 하여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반면 남자는 좌·우측 뇌가 소통하지 않아 한 곳에 집중하면 다른 일에는 신경을 쓸 수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여자는 설거지를 하면서도 아이들 일에 참견을 할 수 있는 반면 남자들은 신문을 읽으면 아내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런 해부학적인 차이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한 가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심리학에서는 남녀에 대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론들이 있다. 진화론적인 입장에서 설명하면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여기에는 부모투자이론과 친자관계 가능성 이론이 있다. 부모투자이론은 여자가 남자에 비하여 부모로서의 투자를 많이 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즉 여자는 임신을 통하여 자신이 낳을 수 있는 자식이 제한되는 반면 남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자는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 상대방이 재생능력(매력과 젊음)을 중시하는 반면, 여자는 자신의 보호와 자원제공에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Bass(1989)가 33개 나라를 조사한 결과에서 이 이론의 가설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 친자관계 가능성 이론은 여자는 자궁 속에 아이를 기르기 때문에 자신의 자식인 것을 확신할 수 있는 반면, 남자는 여성만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성적인 경쟁자에게 훨씬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잠재적 배우자의 순결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고 가정하는 이론이다.
이에 세 가지의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첫 번째는 대학생들에게 성적 배신과 정서적 배신 중 어느 것이 더욱 고통이 클 것인가를 질문하였다. 실험결과로 남성 집단의 60%는 성적 배신이 고통이 더 클 것이라고 보고한 반면, 여성 집단의 83%는 경쟁자에 대한 정서적인 애착에 훨씬 더 큰 고통을 받을 것이라 답변하였다. 두 번째는 자신의 애인이 다른 사람과 성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상상과 정서적으로 친밀해진다는 상상을 할 때의 고통을 생리적으로 측정하였다. 결과에서 남자는 성관계를 맺는다는 상상에서, 여자는 정서적 친밀한 상상에서 더 큰 생리적 고통을 보였다. 세 번째로 상대방과의 성적 관계의 유무가 질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에서 남자는 성적관계가 있었던 경우에 고통이 증가하는 반면 여자에서는 정서적 배신에서 성적인 관계의 경험 유무가 무관하였다. 결국 질투 또한 남녀 간에 있어서의 차이가 있으며 이것도 진화론적인 심리적인 한 가지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였다.
요즘 유행하는 유머로 10대부터 70~80대까지 남자의 이상적인 여자는 예쁜 여자이고, 여자의 이상적인 남자는 10대부터 40대까지는 돈 많은 남자이고, 그 이후는 아들이라 한다. 물론 Bass 이론이 이 유머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하면 너무 확대 해석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또 여자가 남자보다 더 오래 산다고 보고되고 있다. 한국 평균수명으로 남자가 75세, 여자가 82세이다. 의학적 원인으로는 여자의 면역체계의 노화가 느린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일부 심리학자들은 여자들이 남자보다 더 감정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감정을 잘 사용할 수 있으면 스트레스를 감정적으로 잘 풀 수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므로 오래 산다는 것이다.
남녀는 이런 차이로 인하여 서로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남편은 왜 부인이 벗어 놓은 양말이 뒤집어져 있는 것에 집착하는지를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 아내 또한 양말을 벗어서 뒤집어진 채로 아무데나 두는지를 영원히 이해하지 못한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양말을 벗고 세탁기에 넣으면 조용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 뿐이다.